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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윤창중, 이남기가 함께 사는 법

[홍찬선의 네글세상; 사자성어로 본 한국]<4>각자위정(各自爲政)=동귀우진(同歸于盡)

네글세상 머니투데이 홍찬선 부국장겸 산업1부장 |입력 : 2013.05.17 06:15|조회 : 2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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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임종철
일러스트=임종철
 "나라가 위험에 처했으면 목숨을 바친다(견위수명, 見危授命)."

 중국 랴오닝(遼寧)성 따롄(大連)시의 뤼슌(旅順)감옥 한쪽에 있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는 안 의사가 생전에 써놓은 이 말이 전시돼 있다. 군자(지도자)는 이익을 보면 의리를 생각해야 된다(견리사의, 見利思義)와 대귀를 이루는,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안 의사는 을사늑약(乙巳勒約, 일제가 1905년 조선의 외교권을 강제로 빼앗은 조약, 후에 강제병합인 경술국치(庚戌國恥)로 이어졌다)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중국 하얼빈(哈爾濱)역에서 사살한 뒤 사형선고를 받고 뤼슌감옥에서 복역하던 중 순국했다.

 지난 1월에 갔던 뤼슌감옥 안 의사의 '견위수명'이 떠오른 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워싱턴 스캔들' 때문이다. 성추행 여부는 아직 증언이 엇갈리고 있어 논외로 치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날 상하원 연설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변인이 여성 인턴사원과 늦게까지 술을 마시다 화를 자초했다. 수습 과정에서도 '견위수명'의 자세는 찾아보기 어렵고 잘못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였다.

 춘추시대 역사서인 『좌전(左傳)』에 각자위정(各自爲政)이란 말이 나온다. '각자 자기 맘대로 한다'는 뜻의 이 말은 조직원들이 협력하지 않고 딴 마음을 먹으면 쉽게 무너진다는 것을 경고한다.

 BC 607년, 정(鄭)나라가 송(宋)나라를 공격했는데 송나라 대장군은 화원(華元)이었다. 화원은 출병하기 전에 사기를 높이기 위해 양을 잡아 군사에게 먹였는데, 마부인 양짐(羊斟)에게 양고기 주는 것을 잊었다. 다음날 전투가 벌어지자 마부는 일부러 화원을 태운 마차를 정나라 진영으로 몰고 갔고 대장군을 잃은 송나라는 대패했다.

 각자위정의 위험은 '벡터(Vector) 원리'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두 힘이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면 2배의 위력을 발휘하지만 방향이 반대라면 힘은 사라진다. 반대방향의 힘이 더 세다면 앞으로 나아가기보다는 오히려 뒷걸음질 친다. 난공불락의 성이 무너지는 것은 적군의 공격이 아니라 내부의 반란 때문이라는 것은 역사에서 수없이 되풀이된다.

 윤창중의 '워싱턴 스캔들'이 터진 이후 청와대 비서실이 보인 행태는 바로 '각자위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남기 홍보수석과 윤창중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서로 다른 얘기를 했다.

 '비서는 자기가 모시는 분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자신을 던지는 복무강령'마저 잊은 것으로 보인다. 보통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이겠지만, 고위 공직자는 위기일수록 '함께 죽자'는 동귀우진(同歸于盡, 동귀우진)에 빠지기보다 필사즉생(必死卽生, 죽기를 각오하면 산다)의 자세가 있어야 한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士爲知己者死, 사위지기자사)라고 했다. 윤창중 전 대변인과 이남기 홍보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이 발탁해 높은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그들은 자기를 알아준 사람을 위해 죽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박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날아가도록 하지 말았어야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언론사 정치부장들과의 만찬에서 "그런 인물인 줄 몰랐다. 천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모른다더니 실망했다. 인사검증을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윤창중 스캔들'이 일어나지 않았어야 했지만, 발생한 이후에라도 인사검증을 강화하는 등 비슷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견위수명할 인물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동귀우진하지 않을 인물을 쓰는 시스템이 세워지면, 나쁜 일을 좋은 일로 바꾸는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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