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업체들, '모바일 앱'으로 이름 알리기 열풍

기업용 SW(소프트웨어)나 솔루션 개발에 주력해왔던 국산 SW기업이 최근 일반 소비자들을 고객으로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단순히 기업고객을 위한 모바일 추가지원을 넘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회사 인지도를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 모바일 앱을 활용하고 있다.


국내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업체인 영림원소프트랩은 지난 9일 간담회를 열고 모바일 인맥·일정관리 앱인 '올인케이(All in K)를 발표했다.

'올인케이'는 인맥 관리, 일정 관리, 정보 및 메모 등 개인적인 일정과 회사 업무를 스마트폰에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 데이터에 등록된 인물과 일정을 통합해 간편하게 등록할 수 있고, 약속 대상자에게 일정을 전달하는 문자나 메일을 발송할 수도 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정부의 R&D(연구개발) 지원으로 WBS(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 과제의 일환으로 만든 이번 모바일 앱을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배포한다.

인포뱅크가 출시한 보안용 메시지함 앱 '엠앤(m&) 메시지통'/사진=인포뱅크

기업용 메시징서비스 업체 인포뱅크도 최근 일반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무료 앱 '엠앤(m&) 메시지통'을 출시했다. 기업을 사칭해 알림 또는 광고메시지를 보내거나 '이벤트 당첨' '무료쿠폰' 등을 빌미로 한 문자메시지로 피싱을 시도하는 스미싱을 차단하는 앱이다.


인포뱅크는 메시지통 앱을 기업용 메시징 솔루션을 위한 마케팅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메시지통의 사용자를 다수 확보할수록 향수 기업에 솔루션으로 제공하기에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1998년부터 국내 최초로 기업용 통합메시징 서비스를 개발하고 문자 알림서비스를 제공해왔지만 개인용 메신저 '엠앤톡' 등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것도 마케팅 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인식이다.

이 같은 SW업체들의 B2C 시장 공략은 이미 지난해부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업용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인프라웨어는 지난 15일 자회사인 인프라웨어북스를 통해 로맨스, 판타지, 무협 등 다양한 장르문학 전용 전자책 앱인 '셀바스 북스'를 내놨다.

인프라웨어 자회사 인프라웨어북스가 내놓은 장르문학 전용 전자책 앱 '셀바스북스'/사진=인프라웨어북스

인프라웨어는 지난해 아이폰과 아이패드용으로 '폴라리스 오피스'앱을 출시한 데 이어 자회사 '셀바스'를 통해 모바일 게임개발·퍼블리싱에도 주력하고 있다. 기존 B2B 위주 임베디드SW 사업에서 벗어나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것이다.

원격제어 솔루션 업체 알서포트도 지난해 PC에서 스마트폰을 제어할 수 있는 '모비즌'을 일반인을 대상으로 내놨다. 그동안 통신사나 단말기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판매해왔던 솔루션 기술을 바탕으로, B2C 영역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셈이다.

기업용 검색솔루션 공급업체 솔트룩스 역시 자사의 특화된 시맨틱 검색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해 개인 맞춤형 잡지콘텐츠 '지니어스'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는 뉴스읽기 앱 '지니뉴스'를 출시했다.

그동안 기업용 시장에 주력했던 SW업체들이 일반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삼은 것은 최종 소비자들의 요구가 곧 기업이 요구하는 솔루션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여기다 기업에 한정돼 활용되기 때문에 별다른 마케팅 창구가 많지 않았던 데 비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은 회사의 대외 인지도를 알릴 수 있는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애플의 앱스토어나 구글의 구글플레이 등에 등재돼 직접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때문에 기술력만 뒷받침 된다면 국내에 앉아서도 해외에 진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B2B 시장에만 집중하면 일반 대중들에게 기업을 알리는 것은 아무래도 쉽지 않다"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춰야 장수하는 회사로서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