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92.40 690.18 1128.50
보합 4.34 보합 8.8 ▼0.7
+0.21% +1.29% -0.06%
메디슈머 배너 (7/6~)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 (10/18)
블록체인 가상화폐

'버냉키의 힘'에서 '버냉키 딜레마'로

[채원배의 뉴욕리포트]

채원배의 뉴욕리포트 머니투데이 채원배 기자 |입력 : 2013.05.30 13:14|조회 : 5496
폰트크기
기사공유
'850억달러(약 96조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매달 사들이는 채권 규모다. 쉽게 말해 매달 85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을 시중에 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연준 내부에서도 양적완화 축소 여부를 놓고 극명하게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쯤에서 양적완화를 축소해야 한다는 쪽'과 '아직 부양기조가 더 필요하다'는 쪽이 각각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의회에서 "경기 부양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이 때문에 지난주 후반부터 뉴욕 증시는 등락을 거듭하는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양적완화가 고용 개선과 경기 회복을 위해 실시됐지만 최대 수혜자는 단연 주식 투자자들이다. 최근까지 이어진 다우와 S&P500지수의 사상 최고 행진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연준의 양적완화 조치가 시행된 2009년 3월 이후 4년2개월동안 주가는 135%나 올랐다. 연간 32%씩 상승한 것이다.

'버냉키의 힘'이라는 단어가 월가에서는 고유명사가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엄밀히 따지면 양적완화 조치는 버냉키와 연준의 대단한 작품이라고 볼 수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치료(?)할 근본적인 처방을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자 '돈 풀어'로 대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양적완화 부작용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뉴욕증시가 양적 완화에 환호한 것과 달리 상당수의 미국인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기자가 만난 재미교포들도 "먹고 살기도 빠듯한데 주식에 투자할 돈이 어디 있냐?"고 반문했다. 재미교포들은 지금보다 20~30년 전인 80년대~90년대가 좋았다고 한다. 당시 식당에서만 일해도 하루에 팁만 200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한 교포는 그 때 한달에 번 돈과 지금 한달 수입이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연준이 천문학적인 돈을 풀고 있는데도, 근원 인플레이션은 3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돈이 제대로 돌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윗목만 따뜻하지 아랫목은 따뜻하지 않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양적완화로 풀린 저리의 자금은 부자들을 더욱 부유하게 만들었지만 미국 근로자들에게는 그만큼의 효과를 창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렇다고 양적완화를 축소한다고 해서 이런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지표 경기와 체감경기 괴리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양적완화를 축소하면 경제가 다시 고꾸라질 수 있고, 그 피해는 서민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일본식 디플레이션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버냉키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앞으로 미국 경제 개선세가 지속되면 버냉키와 연준은 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 시기가 9월 전후가 될지, 그보다 더 늦어질지는 미국 경제 성적표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걱정스러운 것은 향후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로 우리 경제가 제대로 펴 보지도 못하고 지는 게 아닐까 하는 점이다. 뒤늦게 글로벌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한 우리나라가 양적완화 축소의 유탄만 맞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일본의 양적완화가 무너지기 쉬운 모래성과 같다"고 비판하기 전에 '우리가 쌓을 성은 어떤 것인지', '글로벌 시대에 우리만 무너지지 않는 성을 쌓을 수 있을지'에 대해 정책 당국자들이 진지하게 고민해 봤으면 한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