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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생 아내 뒷바라지, 박 대리 "조금만 참자" 왜?

[직딩블루스]"한명이라도 안정되게" 아내들 의전·로스쿨·고시 도전 '바람'

직딩블루스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입력 : 2013.06.02 05:05|조회 : 29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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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임종철
일러스트=임종철
"자기야. 내 친구 아영이라고, 자기도 알지? 걔가 이번에 의전(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했더라고. 요즘 주변에 왜 이렇게 전문직 시험 붙은 애들이 많은 거야. 바짝 2년 하면 다 되는가봐. 나도 더 늦기 전에 시험이나 한 번 쳐볼까?"

결혼 2년차 주부이자 제약회사 영업부서에서 일하는 주민아씨(30·가명). 주씨는 저녁 자리에서 남편 박상준씨(33·가명)에게 그동안 가슴 속에 담아둔 고민을 털어놨다.

사실 박씨는 아내가 오래 전부터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걸 눈치 채고 있었다. 사랑스런 아내가 원하는 일이라면 박씨도 "OK, 콜!"을 외치고 싶은 심정이 굴뚝같지만 아직 '억소리' 나는 전세대출금, 머지않아 2세 계획도 있는 부부에게 외벌이 삶은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우리 좀 더 고민해 보자."

박 대리는 이렇게 대답하면서도 이미 아내의 마음이 굳어있다는 걸 알았다. 박 대리가 봐도 우리나라 직장에서 여성이 살아남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위로 올라갈수록 여성비율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그나마 남아있는 여성들도 노처녀가 부지기수.

결국 그도 마음을 굳혔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설득했다. 어차피 아내가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면 차라리 지금 그만두고 일찍 미래를 계획하는 것도 괜찮은 거라고.

아내는 마침내 치의학전문대학원을 준비하기로 했다. 그동안 아내가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돌아올 동안 남편은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 했고, 집에서도 동영상 강의를 듣는 아내를 위해 좋아하는 야구경기도 마음 놓고 볼 수 없었다. 아내가 준비하고 있는 의전이나 치의전이 폐지된다는 소리가 나올 때면 박씨의 심장이 콩알만큼 쪼그라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아내도 자신감이 생긴 거 같다. 부모님도 처음엔 다니던 직장 계속 다니라고 다그쳤지만 결국 자식을 이기지 못했고 이젠 아내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오는 8월이면 아내가 두 번째 시험을 치른다. 부부가 그동안 마음고생을 한 것을 돌이켜 본다. 그럴 때마다 박 대리는 아내가 합격해서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힘겨운 자신을 달랜다.

◇"아내가 교사만 된다면…"

한 대기업에 근무하던 임지현씨(32·가명)도 회사를 그만두고 교육대학원에서 교직을 이수한 뒤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임씨는 홀몸이 아니지만 많게는 예닐곱살이나 어린 후배들과 함께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을 꾼다.

임씨의 꿈을 위해 남편 정우재씨(35·가명)는 아내를 뒷바라지 하고 있다. 보험회사에 다니는 정씨도 아내가 선생님이 되겠다는 뜻을 가지자 과감하게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정씨도 여느 고시생 아내 남편과 마찬가지로 부부 중 한 사람은 최소한 안정적인 직장을 가져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

그렇게 눈칫밥 생활이 시작됐다. 아내의 신경에 거슬리지 않도록 조그만 거 하나도 조심조심. 벌써 3년이 지났다. 그래도 정씨는 아내가 교사가 되기만 한다면. 지금껏 고생쯤은 충분히 보상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이젠 합격할 때도 된 거 같다.

우리나라 기혼 직장인 여성 퇴사율은 70%에 가깝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만큼 박 대리와 같은 고민을 하는 직장인 남편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대기업이나 은행에 다니는 여성들은 직장을 일찍 그만두고 벌어놓은 돈으로 로스쿨이나 의학전문대학원에 가거나 교육대학원에 가서 교직을 이수해 임용고시에 도전한다.

이때부터 남편의 본격적인 고시생 아내 뒷바라지 생활이 시작된다. 똑똑한 아내를 위해 2~3년만 고생하면 합격할 수 있다면서. 결국 내 인생 최고의 재테크가 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곤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조금만 더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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