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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노동시장의 구조 변화

[정유신의 China Story]임금상승과 성장률 하락압력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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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노동시장의 구조 변화
중국 고성장의 원천은 누가 뭐라 해도 엄청나게 많은 저임금 인구다. 인구가 14억이니 노동력 부족은 한참 뒤에나 나올 거라 생각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예상은 늘 빗나가는 모양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광둥성 등 동남부 연안대도시를 중심으로 노동인력이 달린다고 하더니 이제는 내륙지역도 사람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실제로 2011년에는 연안지역에서 작년에는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내륙지역까지 최저임금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특히 도시화투자가 활발한 충칭, 쓰촨, 간쑤성 등 서북부는 인상률이 20~30%나 된다. 또 한편에선 중국에 있는 외국기업 중에 임금인상요구 등으로 공장을 닫는 사례도 늘고 있다. 중국 노동시장에 어떤 변화와 문제점이 있는 걸까.

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의 첫 번째 변화요인으로 생산가능인구의 둔화를 꼽는다. 중국의 생산가능 인구(15~59세)는 1970년대 초부터 늘어나 1980년 개방 때는 6억 내외로 잉여 노동력이 대단했다. 그래서 1980년 개방이후 중국이 노동집약으로 고성장할 때 값싼 인력공급으로 톡톡히 효자노릇을 했다. 말 그대로 인구보너스다. 그러나 30년간 지속된 1가구 1자녀정책은 2010년대 들어 생산가능 인구 증가를 현저히 둔화시켰고, 급기야 작년엔 생산가능인구가 9억3727만 명으로 전년보다 되레 345만 명 줄었다. 이처럼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든 건 1949년 건국 이래 처음이다. 지난 10년간 매년평균 약 1150만 명씩 새로 고용됐어도 성격상 노동집약산업은 여전히 인력난이었다. 향후 과감한 조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둘째, 특히 '농민공' 부족은 노동시장 수급불일치의 핵심요인이다. 농민공은 도시로 이주해 취업한 농촌사람들로 저임금인력이어서 수요가 많다. 작년 말 현재 총인구의 16%, 약 2억2400만 명으로 총 노동인력의 35.2%, 도시노동인력의 65.4%나 되지만 여전히 수요초과다. 최근엔 내륙지역 수요까지 겹쳐 잠재적인 임금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농촌인구의 도시유입이 바닥났다는 루이스전환점 도달 얘기도 나온다. 셋째, 사회현상의 하나로 니트족(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라 해서 의무교육 후, 진학도 취업도 하지 않는 청년들이 느는 것도 노동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는 요인이다. 늙은 부모에 기대어 산다고 해서 방라오주(傍老族)라고도 하는데, 상하이 등 경제발달 지역 뿐 아니라 농촌에도 많이 생겨서 농촌만 약 2000만 명이라 한다. 1가구 1자녀정책 때문에 자녀를 샤오황띠(小皇帝)로 키운 결과인데, 성장둔화와 사회불안요인이 될 거란 시각이 많다.

물론 이런 노동시장변화는 긍정적이라기보다 부정적 영향이 많다. 노동수요 초과에 따른 임금상승이 소득격차를 줄이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생산성 향상 없이 공급부족으로 임금이 오른다면 이는 질 나쁜 인플레 요인이다. 최근 중국정부는 경기가 둔화돼도 인플레 우려로 돈을 못 풀고 있다. 자칫 구조적인 임금상승이 중국경제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도 나온다. 물가를 잡기위해 인민폐를 절상하는 것도 수출가격 경쟁력에 부담을 줘서 결국 이런 식의 임금상승은 정책운신의 폭을 좁히는 요인이다.

특히 문제는 잠재성장률이다. 전문가들은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고 루이스전환점이 도래한다면 중국의 잠재성장률 하락압력이 커질 것으로 본다. 산업구조를 제 때 바꾸지 못하면 잠재성장률이 12차 계획(2011~2015년) 때 7.2%에서 5년 후엔 6% 이하로 떨어질 거란 의견도 있다. 생산가능 인구와 고용이 늘 때는 저축률도 높아져 자본투자도 계속 늘었지만 생산가능 인구도 추가고용도 정체되면 저축도 자본투자도 둔화될 수밖에 없다. 생산성 향상 없이는 잠재성장률이 하락할 거란 얘기다.

그럼 이런 구조변화에 대한 중국정부의 대응은 어떤가. 새 정부 이전인 작년 말부터 개혁과 새 정책을 발 빠르게 발표하고 있다. 우선 농민공에 대한 호적제 개편, 사회보장과 자녀교육 서비스 제공으로 농민공의 도시유입을 촉진해서 루이스전환점을 늦추는 방안, 낙후지역의 도시화 투자확대로 성장률과 생산성을 함께 높이는 방안 등은 이미 구체적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 처방으로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노동집약에서 자본집약형,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산업구조를 전환하는 방안은 틀은 발표되었으나 구체적 실행은 늦춰지는 분위기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업과 성장률 하락부담이 있는데다, 산업전환에 따른 노동자의 추가교육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본집약산업에 대한 교육은 약 1.3년, 서비스 등 기술집약산업은 4.2년 걸린다는 분석이 있다.

아무튼 경기가 회복되면 산업전환과 구조조정이 구체화할 것이니만큼, 우리도 준비가 필요하다. 지금껏 중국은 노동력을 비교우위로 싼 노동집약상품을 수출하고 기계부품 등 자본집약상품을 수입했다. 따라서 중국이 수입하는 자본집약상품은 비싸져서 이를 수출했던 우리나라는 이익을 봤고 중국이 수출하는 노동집약상품은 싸져서 중국과 경쟁하는 개도국들이 고생했다. 중국이 자본집약형으로 가게 되면 영향은 반대다. 우리는 그만큼 경쟁도 세지고 돈 벌기가 어렵게 된다. 면밀한 검토를 요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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