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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노조, 한국일보 사주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경제부장 겸 금융부장 |입력 : 2013.06.18 17:08|조회 : 8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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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노조, 한국일보 사주
대한민국 한 복판인 서울 중구 남대문로.
명동과 소공동을 가로지르는 이 대로를 사이에 두고 그리 멀지 않는 곳에서 직원들과 경영진이 얼굴을 붉히고, 언성을 높이고, 몸을 격하게 부딪힌 회사들이 마주하고 있다. KB금융지주와 한국일보.

요즘은 '회사'라고들 많이 부르지만 이전엔 '~기관'이라고 불리는게 훨씬 자연스러웠던게 금융과 언론이었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 '기관'이란 말이 공식화 된 건, 사기업이면서도 공공적 영역에 한발을 걸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회사가 잘 나갈 때 목에 힘주고, 경영이 부실해져도 공적자금이건 은행돈이건 끌어다가 어떻게 해서든 살아난다. 전형적인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공유화' 영역이다. 구성원들은 스스로가 오래 전에 을(乙)이 됐다고 주장하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여전히 '갑(甲)종 산업'이라는 점도 닮은 꼴이다.

한국의 대표 금융기관 KB금융지주의 임영록 회장 내정자는 내정 이후 13일간이나 출근을 못했다. '금융지주 사장'으로 3년간 출근하던 사무실이지만 노조원들은 '관치' 꼬리표를 이유로 발을 못 딛게 만들었다. 오늘(18일)에야 겨우 '출근저지 투쟁'을 철회한다고 했지만 업무 공백과 내부 갈등, 신인도 하락 같은 유무형의 비용은 되돌릴 수 없는 노릇이다.

과거 한국의 대표신문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한국일보에서는 지난주말 장재구 회장이 용역직원들을 동원해 기자들을 편집국에서 몰아내고 문을 꽁꽁 걸어 잠갔다. '근로제공 확약서'라는 희한한 문서에 서명한 데스크를 포함한 10여명의 기자가 통신사 뉴스를 짜깁기해서 모양만 겨우 갖춘 신문을 찍어내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두 회사 모두 과거와 비교하면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
KB지주의 주력사인 국민은행 총자산 규모는 2001년 통합 출범 당시 약 156조 원으로 독보적인 1위였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57조원으로 ·신한(234조원)·우리(247조원)은행과 별 차이가 없어졌다. KB지주는 자산으로는 우리금융지주에, 순익면에서는 신한금융지주에 뒤지고 있다.

한국일보는 1954년 최초의 상업언론을 표방하고 설립된 이래, 전두환 신군부가 언론 통폐합을 통해 노골적으로 친정부 언론을 육성하기 전까지 성장세를 멈추지 않았다. 90년대까지만 해도 '4대 일간지'로 불렸지만 지금은 백척간두에서 생존을 위해 고투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막아서고 내쫓은 측은 하나같이 상대방이 책임이 있다고 한다.
KB노조는 '관치'가 조직을 망쳤다며 '모피아' 출신 임 회장 내정자를 비난한다. '관치'의 폐해는 공감하지만, 관치의 빌미를 준 건 기득권을 누려온 조직 구성원 전체이다. 어지간한 남자 직원이면 1억원의 연봉을 받으면서, 경영진이 바뀔 때면 '출근저지 투쟁'을 반복하고 '타협'의 대가로 적잖은 '가욋돈'을 챙겨온 관행이 이번에도 되풀이 될 지 지켜볼 일이다.

기자들을 내쫓은 장재구 회장 등 한국일보 경영진은 노조가 끊임없이 경영진에게 정상화를 위한 사재 출연을 요구하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장재구회장과, 그의 동생인 장재국 전 회장이 경영권을 뺐고 빼앗기며 온갖 부실과 비리를 쌓아 왔다는건 언론계에선 '뉴스'라고 할 만한 것도 아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 가는데, 빛 바랜 흑백 영화 속에 사는 사람들처럼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군상들이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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