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100.56 702.13 1128.60
▲8.16 ▲11.95 ▲0.1
+0.39% +1.73% +0.01%
메디슈머 배너 (7/6~)KMA 컨퍼런스 배너 (11/9~11/22)
블록체인 가상화폐

국가재난망 10년째 '검토중'···대구참사 다시 터지면?

[조성훈의 IT는 전쟁중] 재난안전통신망 공백사태 막아야

조성훈의 'IT는 전쟁중'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입력 : 2013.06.29 06:11|조회 : 9292
폰트크기
기사공유
국가재난망 10년째 '검토중'···대구참사 다시 터지면?
지난 2003년 2월 18일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한 지적장애인이 패트병 2개에 담긴 석유를 뿌려 전동차에 불을 질렀고 삽시간에 번졌습니다. 기관사와 사령실은 이렇다할 대응을 못했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맞은편 승강장으로 진입한 1080호 전동차에도 불이 옮겨 붙었고 100여명의 승객들은 어떤 상황인지도 모른 채 대기하다 화마에 휩싸여 불귀의 객이 되고말았습니다. 대구지하철 참사는 193명이 사망한, 건국이래 단일사건 최대 희생자를 낸 대표적 인재(人災)였습니다.

전통차와 사령실간 통신망 혼선이 사고의 직접원인이지만, 수습을 맡은 지하철공사와 경찰, 소방대원들이 각기 다른 무선통신을 사용해 구조가 지연되면서 사상자가 더욱 늘어났습니다.

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은 이처럼 안타까운 비극을 되풀이하지말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말뿐이었습니다. 재난망 사업은 지난 10년간 이해관계자의 밥그릇 싸움과 공무원의 무사안일주의에 휘말려 표류해왔습니다. 정권이 3차례 바뀌었고 담당부처도 정보통신부에서 소방방재청, 행정안전부, 안전행정부로 수차례 교체됐습니다.

재난망은 재난대응과 인명구조 활동 등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쓰이는 만큼 기술방식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업초기부터 적합기술을 선정해놓고도 독점논란, 경제성 미흡 등의 지적에 중단과 재추진을 반복했습니다. 게다가 일부 사업자들은 부적합 판정이후에도 무책임하게도 정치권과 언론로비를 통해 사업 흔들기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서울 테헤란로에서 벌어진 화재사건. 재난망은 이같은 재난사고에 대처하기위한 인프라다. /사진=뉴스1
지난해 서울 테헤란로에서 벌어진 화재사건. 재난망은 이같은 재난사고에 대처하기위한 인프라다. /사진=뉴스1

중심을 잡아야할 정부는 눈치보기에 바쁜 나머지 사업자선정을 보류하고 기술검증을 되풀이하는 등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총체적 난맥상에 빠진 겁니다.

지난 10년간 이 사업을 지켜본 한 기술전문가는 "지난해 공청회에서 정부당국자가 기술선정과 예비타당성조사를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 공언했지만 믿는 사람은 없었다"면서 "대통령이 나서지 않으면 앞으로 몇년간은 더 허송세월할게 뻔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올해 예산을 확보해 내년 초 본 사업을 추진하겠다던 계획도 예비타당성 조사가 미뤄지면서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결국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전례를 보면 쉽지않은 상황입니다.

재난망 기술을 개발해온 중소기업 61개사는 지난해 사업지연으로 손실이 커지자 정부에 사업시행을 촉구하는 탄원서까지 제출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한 정부 고위직 출신 인사도 "내년 예산에 반영안되면 과거 경험상 또다시 유야무야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정부부처가 이해관계를 떠나 조속히 사업시행에 나서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재난망 공백사태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갑니다. 일부 지하철은 전동차의 무전기 수명이 다한지 오래지만 재난망 사업이 지연돼 교체하지 못했고, 결국 기관사들이 휴대폰으로 사령실과 통화하는 상황입니다. 화재나 재난시 전기와 상용통신망이 가장 먼저 두절됩니다. 언제든 제 2의 대구지하철 참사가 되풀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경찰역시 지역별로 서로 다른 무전기를 사용해 업무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차라리 재난망 사업을 중단하면 자체 예산으로 기존 무전기를 교체하겠다고 상부에 호소할 정도입니다.

한 행정학 교수는 "재난망이 표류하는 것은 방재업무에대한 우리 행정기관의 인식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낸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재업무는 사고가 터지기전에는 기회비용을 산출하기 어려운 만큼 늘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십상이라는 겁니다. 실제 공무원들은 기획예산처에 방재예산을 신청하러 가면 눈치보고 핀잔을 듣기 일쑤라고 합니다. 게다가 담당 부처인 안전행정부는 사업추진과정에서 잡음이 일자 책임을 떠안게 될까봐 이를 타부처에 떠넘기려는 상황입니다.

안타까운 얘기지만 대구지하철 사고가 다시 일어나고 태풍으로 대형 재난이 터져야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것이라는 쓴소리 소리까지 나올 지경입니다.

국가재난망 10년째 '검토중'···대구참사 다시 터지면?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원전사태처럼 대규모 재난재해는 예고없이 터집니다. 게다가 우리 원전에도 불량부품이 납품되고 전력난에 따른 블랙아웃 우려가 여전합니다. 불안한 남북관계 때문에 연평도 포격사태가 재연되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그런데 국민안전의 최후보루인 재난망은 기술논란과 경제성 타령에 제동이 걸린 상태입니다.

박근혜정부는 출범초기 행정안전부의 명칭을 안전행정부로 바꾸었습니다. 논란이 있었지만 안전을 행정보다 우위에 두고자하는 소신이 작용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작 안전을 위한 필수 인프라 사업은 방치상태입니다. 부처이름 바꾸고 조직을 새로 만든다고 안전이 담보되는 것일까요. 재난망 사업의 조속한 시행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