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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과 고르디아스 매듭, 박 대통령 해결방법은?

[홍찬선의 네글세상;사자성어로 본 한국]<10>와각지쟁(蝸角之爭)과 호계삼소(虎溪三笑)

네글세상 머니투데이 홍찬선 부국장 겸 산업1부장 |입력 : 2013.06.29 11:23|조회 : 9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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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임종철
일러스트=임종철
2013년 여름, 한국은 NLL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북방한계선을 뜻하는 ‘Northern Limit Line’의 머리글자인 NLL를 둘러싸고 국론이 심하게 분열되고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방북했을 때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을 하면서 ‘NLL 포기발언을 했다, 아니다’를 놓고 여야가 극한으로 대립하고 있다. 국민들도 가치관에 따라 견해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정상회담 당시 회의록을 공개한 이후 ‘발언 왜곡’과 ‘발언록 공개의 국익’문제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한쪽에선 ‘젊은이들의 피로 지킨 NLL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한쪽에서는 ‘회의록을 왜곡해 선거와 정국운용에 악용하고 있다’고 맞받아친다. 양쪽은 싸움은 ‘실체적 진실’을 넘어 ‘상대방은 틀리고 나는 옳다’는 도그마와 종교가 되고 있다. 타협점을 찾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바둑에 ‘모르면 손 빼라’는 격언이 있다. 타개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지면 그 문제에서 관심을 떼라는 것이다. 객관적 사실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이성이 마비된 채 감정에 휘둘려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매몰 상황에서 한 발 벗어나 관심을 바꿔 새로운 시각으로 생각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좋은 수를 발견할 수 있어서다. 현상학에서 말하는 판단정지(에포케, Epoche)와 일맥상통한다.

알렉산더 대왕은 2300여 년 전에 그 누구도 풀 수 없었던 ‘고르디아스의 매듭(Gordian Knot)’을 칼로 내리쳐 단번에 해결했다. 많은 사람들이 손으로 매듭을 풀려고 해 실패했지만 그는 기존의 상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발상)을 채택했다. 쾌도난마(快刀亂麻)가 통함으로써 그는 그리스 신화의 예언대로 유럽과 아프리카 및 아시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다(다만 제대로 풀지 않았던 탓인지 인도 원정에 나섰다 요절하고 말았다는 해석도 있다).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충돌을 향해 치닫고 있는 NLL 문제를 풀 수 있는 쾌도난마는 무엇일까. 중국 송나라 천셩위(陣聖兪)가 지은 『뤼샨지(廬山記)』에는 호계삼소(虎溪三笑)라는 말이 나온다. 진정한 고수는 학파나 종파를 따지지 않고 교류하며 진리를 찾지만, 교리만 내세우는 사이비(似而非)들은 아집에 휩싸여 분쟁을 일으킨다는 것을 경계한 말이다.

이 말의 유래는 이렇다. 동진(東晋)의 고승 혜원(慧遠)이 뤼샨에 동림정사를 지어 활동했는데, 동림정사 밑에 호계라는 시내가 흐르고 있었다. 혜원은 찾아왔던 손님을 배웅할 때 호계에서 작별하고 건너가는 경우가 없었다. 하지만 한번은 유학자인 도연명(陶淵明)과 도사인 육수정(陸修靜)을 배웅하면서 이야기에 빠진 나머지 호계를 건너가고 말았다. 터부와 원칙을 침해했지만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즐거움을 얻었다는 것을 깨달은 세 사람이 함께 쾌활하게 웃었다. 바로 호계삼소다.

휴전선과 함께 NLL은 한국전쟁(6.25)의 비극에서 나온 역사적 산물이다. 그동안 서해 NLL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도 벌어져 젊은 해군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NLL 얘기만 나오면 감정이 먼저 작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10년쯤 뒤에 통일이 된 뒤에 NLL은 무엇일까’라고. 달팽이 뿔 위에서의 싸움이라는 와각지쟁(蝸角之爭,『장자』)을 벌였다고 부끄러워하지 않을까. 한반도라는 공간적 제한과 2013년이라는 시간적 제한 속에서 ‘지고 이기는 대립의 패러다임’을 버리고 서로 윈윈하는 ‘화해와 상생의 패러다임’으로 지양하는 것.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고 고려하는 추기급인(推己及人)의 자세가 난마처럼 얽힌 NLL 문제를 풀고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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