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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현오석 '내비게이션' 리더십

[박재범의 브리핑룸]

박재범의 브리핑룸 머니투데이 세종=박재범 기자 |입력 : 2013.06.3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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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3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입기자단과 계룡산 산행을 했다. 산을 즐기지 않은 초보자에겐 쉽지 않은 코스였다. 보슬비까지 내려 돌길은 제법 미끄러웠다.
하행길에 미끄러지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잠깐 방심하거나 딴 곳을 쳐다보거나 무리하게 발걸음을 내딛던 이들이었다. 하지만 '최고령'의 현 부총리는 욕심 부리지 않고 조심스레 내려왔다. 지팡이 2개에 의지했다가 때론 주위의 큰 나무를 짚으며 한발 한발 내디뎠다. 취임 100일을 맞는 현부총리의 차분한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2013년 1월1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한다. 인수위 출범 후 열흘 만이었다. 경제부총리를 신설하는 내용도 담겼다. 5년만의 부활이었다.

당시 유민봉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 전반을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게 박 당선인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제 컨트롤 타워'가 명분으로 제시되자 강한 리더십의 소유자들이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부처간 이해를 조정하고 이끌려면 카리스마가 전제돼야 한다는 게 세간의 인식이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발탁은 다소 의외였다. 학자적 풍모, 거시·국제 전문가 등의 이미지는 왠지 기존의 경제부총리 이미지와 거리가 느껴졌다.

실제 어제(6월29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현 부총리의 행보도 그랬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4.1 부동산 대책, 제1차 투자활성화 대책, 벤처 생태계 대책, 공약가계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로드맵…. 100일간 쏟아낸 굵직한 정책들인데 요란하기보다 조용했고 어수선하기보다 간결했다.

한 인사는 이를 두고 '내비게이션 리더십'이라 칭했다. 컨트롤 타워와 비교하면서다. "컨트롤 타워는 관제탑이다. 위에선 지시가 내려진다. 내비게이션은 '지시'가 아니라 방향 제시다."

현 부총리는 지시에 앞서 청취를 우선시한다고 직원들은 전한다. '보고→결정'의 단순 방식보다 결정 전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직원의 의견을 다시 듣는 과정을 반복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말하지 않고 '말거는' 장관"이라고 표현했다. 시간이 더 걸리긴 하지만 소통을 거친 정책은 추진력이 더 생긴다.

취임 직후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3%로 대폭 낮췄을 때도 '혼란'이나 '부처간 엇박자' '장관들과의 갈등'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만의 스타일 덕이다.

물론 아쉬움도 없지 않다. 대표적인 게 화법이 주는 평이함이다.
차분한 스타일이 반복되다보니 방점을 어디 찍었는지, 무게를 어디에 뒀는지 읽기 어렵다. 경제 민주화 관련 발언이 좋은 예다. 현 부총리는 지난 5월 이후 "경제 민주화가 기업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던지고 있지만 현장 분위기는 "글세…"다. 현 부총리의 언급을 '레토릭'으로 받아들이는 이도 적잖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저성장 고리를 반드시 끊겠다"고 한 것도 그 안에 담긴 정부의 의지를 표현하기엔 약하다는 느낌이 든다.

말만 앞서선 안 되겠지만 '말=메시지'란 점에서 생각해볼 여지는 있다. 밋밋한 메시지보다 강약의 조화로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속도계가 감지되거나 위험 구간에 접어드는 등 필요할 때가 되면 내비게이션의 톤이 높아지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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