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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얼, 日 산요 매출목표 5배 늘린 비결은?

[김신회의 터닝포인트]<9>하이얼, 국경 간 M&A 조직문화 충돌 극복기

김신회의 터닝포인트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입력 : 2013.07.01 06:00|조회 : 7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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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세계적인 기업들이 겪은 '성장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일종의 '케이스스터디'라고 해도 좋겠네요. 위기를 황금 같은 기회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일본 도쿄에서 인부들이 하이얼 제품이 든 박스를 옮기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일본 도쿄에서 인부들이 하이얼 제품이 든 박스를 옮기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글로벌 가전업계에서 일본은 만만치 않은 시장이다. 소니·샤프·파나소닉 등 토종 브랜드 간 경쟁이 워낙 치열하고, 일본인들의 국내 브랜드 충성도 또한 높기 때문이다. 일본이 해외 가전업체들의 '무덤'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일본은 글로벌 가전업체들이 반드시 정복해야 할 시장이다. 일본에서 외면 받는다면 글로벌 브랜드라는 말이 영 무색해진다. 더욱이 일본에서 인정받으면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동남아시장의 진입로도 넓어진다.

세계 최대 가전업체인 중국의 하이얼이 지난해 파나소닉의 자회사 산요의 가전사업 부문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이얼은 이미 전 세계에서 가전제품을 설계하고 만들어 파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일본에서는 유독 브랜드 인지도가 낮았다. 산요 브랜드로 현지 업체들과 직접 경쟁하는 전략을 택한 이유다.

문제는 해외기업들에 대한 일본 가전시장의 저항만큼 하이얼에 대한 산요의 저항도 강했다는 점이다. 기업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이 컸다.

장루이민 하이얼 회장은 산요에 자신의 경영시스템을 고스란히 옮겨 심고 싶었다. 개인의 책임과 실력을 중시하는 성과 문화가 그것이다. 그는 성과 문화가 영업, 생산, R&D(연구개발)에 이르는 모든 임직원들이 고객과 직접 소통하게 해 시장에 대한 이해와 대응 속도를 높인다고 생각했다.

하이얼의 성과 문화는 연공서열을 깨는 파격적인 인사의 배경이 되기도 했지만, 이는 평생고용을 중시하는 일본의 보수적인 기업 문화와 어울리지 않았다.

두징궈 하이얼 일본법인 대표는 하이얼이 산요와 조인트벤처를 꾸리고 있던 시절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는 하이얼에서 장 회장의 경영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이로 꼽힌다.

두 대표는 무엇보다 실용적인 전략으로 접근했다. 일례로 일본인 직원들은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을 꺼렸는데,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공식적인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했다. 2년이 넘도록 퇴근 후에 직원들과 술자리를 같이 한 게 대표적이다.

소통을 중시한 두 대표는 하이얼의 시스템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았다. 대신 충분한 시간을 주고 이해를 구하려 했다. 산요 직원들이 팀이 아닌 개인 단위로 보너스를 주겠다는 회사 방침에 맞섰을 때도 그는 직원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해 보너스 지급을 미뤘다.

두 대표는 파격적인 인사나 영업 목표를 상향조정할 때도 그 이유를 설명하고 반드시 조직원의 동의를 구했다. 어떤 문제든 투명하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원칙에서다.

산요 영업팀이 2012년 매출 목표를 제시했을 때도 두 대표는 하이얼의 성과주의를 넌지시 내비쳤을 뿐 강요하지 않았다. 산요 영업팀은 2012년 매출 목표를 70억엔(806억원)으로 정하고 매출을 그보다 더 늘릴 수 없는 이유를 늘어놓았는데, 두 대표의 처방은 "자신이 CEO라고 생각해보라"는 것이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주문이었다.

산요 영업팀은 결국 같은 해 매출 목표를 350억엔으로 5배나 높여잡았고, 끝내 목표를 달성했다. 지난해 하이얼의 일본 매출은 산요의 아쿠아 브랜드 348억엔, 하이얼 브랜드 135억엔 등 483억엔으로 한 해 전보다 4.5배나 늘었다.

하이얼이 겪은 문제는 국경 간 기업 M&A(인수합병)를 한 다른 기업들도 흔히 겪는 일이다. 인수기업들은 현지화라는 가치를 내세워 현지 문화를 그대로 따르거나, 기존 문화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두 기업의 유기적 결합 여부가 M&A의 성패를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두 경우 모두 좋은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 하이얼과 산요의 성공적인 결합은 장 회장이 수십 년간 공들여 만든 성공전략을 산요에 이식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 소통한 결과다. 하이얼과 산요의 조직 문화를 두루 잘 알고 있는 두 대표가 해결사로 나선 것도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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