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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정치가 뭐길래, 청춘 바친 김 과장 회사 떠나나?

[직딩블루스]나도 모르게 '훅' 가는 사내정치···직장인 83.7% "조직에 도움 안돼"

직딩블루스 머니투데이 류지민 기자 |입력 : 2013.07.07 05:31|조회 : 16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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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김 과장은 이직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있었던 인사이동 때문이다. 기획부서에서 '에이스'라는 소리를 들으며 일하던 그는 하루아침에 CS(고객서비스) 부서로 발령을 받았다. 사전에 단 한 번의 면담이나 언질도 없었던 '깜짝 인사'였다.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부서에 귀천이 어디 있겠냐며 애써 좋게 생각하려고 했다. 인사철도 아닌데 갑자기 이뤄진 조직개편에 혹시 자기가 업무상 무슨 실수를 한 것은 아닌지 곰곰이 따져 보기도 했다. 하지만 팀장급 인사 내용을 보고 난 뒤에야 자신이 소위 '라인'을 잘못 탔다는 걸 깨달았다.


일러스트=임종철
일러스트=임종철
김 과장이 처음부터 작정하고 줄을 선 것은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그는 오히려 사내정치에는 어두운 편이었다. 일 년간의 취업재수 끝에 그토록 원하던 직장에 들어왔고, 일이 재밌어 자진해서 휴일근무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운 좋게도 노력을 인정해 주는 상사를 만나 회사생활은 승승장구의 연속이었다. 높지 않은 연차에도 핵심부서에서 중요한 업무를 두루 경험해 본 그는 동년배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이었다.

팀장은 일 잘한다고 소문난 능력자였다. 같은 대학 동문이었던 팀장은 김 과장을 임원과의 식사 자리에 종종 불렀다. 열심히 잘하는 친구라고 소개를 했다. 임원으로부터 직접 듣는 칭찬 한 마디에는 묘한 힘이 있었다. "내가 지켜보고 있겠네"라는 말이라도 들은 날은 어깨에 괜히 힘이 들어가기도 했다.

그렇게 몇 번을 함께 어울리다 보니 김 과장은 어느새 사내에서 그 임원의 라인으로 분류되고 있었다. 누가 물어볼 때마다 아니라고는 했지만 기분이 썩 나쁘지만은 않았다. 앞으로의 회사생활은 탄탄대로일 것만 같았다.

그 임원이 사내 파벌싸움에서 밀렸다는 소문을 들은 것은 김 과장이 CS부서로 옮기고 며칠 지나지 않아서였다. 임원 진급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던 팀장 역시 한직으로 밀려났다. 대대적인 물갈이라고 했다.

김 과장은 "회사를 다니다 보면 원하지 않는 부서에 갈 수도 있다는 건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분통이 터지는 것은 조직개편으로 새로 요직에 자리 잡은 사람들 면면이 무능하고 정치만 잘하기로 유명한 사람들 태반이라는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1058명을 대상으로 '사내정치'에 대해 설문조사한 경과에 따르면, 대립·갈등 조정·줄서기 등 사내정치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96.2%(1018명)에 달했다.

사내 정치의 주된 유형으로는 '업무·의사 결정의 주도권 다툼(34.0%)'이 가장 많았고, '승진과 자리 쟁탈전(31.4%)' '같은 편 밀어주기와 상대편 배재(14.2%)' '어느 한 쪽에 줄 서기(10.7%)'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사내정치의 주체가 되는 파벌(라인)은 주로 '개인적 유대관계(53.2%)'를 통해 형성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부서에 따라(18.8%)' '학연에 따라(14.5%)' '지연에 따라(7.0%)' '혈연에 따라(1.5%)'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비일비재하게 이뤄지는 사내정치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사내정치에 대한 의향을 묻는 질문에 '나에게도 필요 없고, 조직에도 도움 안 된다(49.8%)'는 의견이 절반에 가까웠다. '나에게는 필요하지만 조직에는 도움 안 된다(33.9%)'는 의견도 많았다. 조직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80% 이상인 셈이다.

합리적인 직장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평가되는 독일에서는 사내정치를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나라처럼 승진을 못한다는 것이 곧 도태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손님이 오면 임원이 직접 차를 내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직책의 고하는 단순히 업무의 영역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할 뿐 상사에게 지시나 명령을 내릴 권한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직급이 올라가면 봉급은 올라가지만 그만큼 책임도 무거워지기 때문에 아예 승진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김 과장은 "일 잘하는 팀장들을 죄다 쳐내고 회사가 제대로 돌아갈 수나 있을지 걱정된다"면서도 "하지만 어쩌겠나,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청춘을 바친 회사지만 이제는 계속 남아 있을 애정도 의욕도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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