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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이름짓는 여성 '선박 代母'를 아시나요

[생활 속 산업이야기<5>] 선박 명명식때 선주 딸·부인등 여성이 이름지어, 19세기 관습화

생활속 산업이야기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입력 : 2013.07.14 16:30|조회 : 1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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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컨버전스의 확산으로 산업의 영역이 확대되고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구분됐던 명백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 이에 따라 새로운 용어, 제품과 산업영역이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산업구조의 변화로 우리 생활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대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부하면 그다지 어렵지도 않습니다. 천리 길도 한 걸음 부터. 일상 생활 속에 숨어 있는 산업이야기를 재미있는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산업구조를 이해하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해답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지난 달 14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머스크 맥키니 몰러호 명명식에서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왼쪽)이 대모인 아네 머스크 맥키니 우글라 머스크 그룹 이사회 부의장(오른쪽)에게 도끼로 선박에 연결된 줄을 끊는 시범을 보이는 모습./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지난 달 14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머스크 맥키니 몰러호 명명식에서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왼쪽)이 대모인 아네 머스크 맥키니 우글라 머스크 그룹 이사회 부의장(오른쪽)에게 도끼로 선박에 연결된 줄을 끊는 시범을 보이는 모습./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이 선박의 명칭을 부친의 이름을 따, '머스크 맥키니 몰러'로 명명합니다".

지난 달 14일 세계 최대 크기의 1만8270TEU급 컨테이너선 명명식이 열린 경남 거제의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발주사인 머스크(Maersk)그룹의 아네 머스크 맥키니 우글라(Ane Maersk Mc-Kinney Uggla) 이사회 부의장이 '선명 부여'로 이 선박의 탄생을 알렸다.

아네 머스크 부의장은 2011년 대우조선해양과 선박 건조 계약을 체결했던 고(故) 머스크 맥키니 몰러 회장의 딸. 생전에 세계 최대 크기의 컨테이너선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부친을 기려 선박 명을 정한 것이다.

조선소가 만든 배를 선주에게 건네기 이전에 하는 중요한 행사가 있다. 바로 배에 이름을 붙여주는 선박 명명식이다. 명명식은 선주나 조선소엔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다. 선박이 탄생했다는 걸 세상에 알리고 무사 운항을 기원하는 일종의 '의식'이기 때문이다.

명명식은 중세 북유럽 바이킹족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바이킹족은 새로 만든 배를 바다로 띄우기 전,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의식을 가졌다. 특이한 점은 선박의 이름을 붙여주는 역할은 '여성'이 맡는 게 관례라는 점이다.

해운·조선업계에선 명명자를 '대모'(代母, God mother) 또는 스폰서(후견인, Sponsor)라고 부른다. 통상 선주의 부인이나 딸이 대모로 나선다. 정부나 조선소 관계자 중에서 여성이 맡는 경우도 있다. 머스크 맥키니 몰러 호는 선주의 딸이 배 이름을 붙인 경우다.

현대중공업이 1974년 6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수한 원유운반선 '애틀랜틱 배런'호의 이름도 여성이 지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모친이자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인 고 육영수 여사가 주인공이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지난 해 3월 당시로선 최대 규모인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 명명식에서 남편인 고 조수호 회장의 이름을 붙여 '한진 수호(HANJIN SOOHO)'호라고 선박 명을 정했다. 최 회장은 1988년 '한진 시애틀호' 명명 이후 25년 간 50척에 가까운 선박의 '대모'로 나섰다고 한다.

지난 2011년에는 삼성중공업이 만든 1만2천600TEU급 컨테이너선 'MSC 필리파(MSC FILLIPPA)'호 명명식에서 선박 품질검사 업무를 맡은 한 20대 여사원이 대모로 나섰다.

2006년 현대중공업이 만든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명명식에선 세계 최연소 대모가 탄생해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스위스 선박 운용사 간부 딸인 세살배기 이네스 양이 명명자의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네스 양은 당시 명명식에서 "이 선박을 MSC 이네스호로 명명하노니, 이 배와 승무원 모두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 하소서"라며 안전 운항을 기원했다.

이처럼 여성이 선박 이름을 부여하는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가장 그럴듯한 건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환심을 사기 위해 처녀를 제물로 바치던 바이킹족의 의식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이다. 관례화된 건 19세기부터라는 게 정설이다. 1811년 당시 영국 왕 조지 3세가 아끼던 공주에게 해군 함정의 이름을 짓게 한 게 시초라는 것이다. 그 이전엔 영국에선 승선하는 장교가 해당 선박을 명명하는 것이 관행이었다고 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명명식에선 대모가 진수식장과 선박에 연결된 줄을 도끼로 끊는 절차가 진행되는데 이 역시 엄마(여성)가 아기의 '탯줄'을 자르는 것과 비슷하다"며 "상징적인 의미에서도 여성이 선박의 '대모'가 될 이유가 충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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