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92.40 690.18 1128.50
보합 4.34 보합 8.8 ▼0.7
+0.21% +1.29% -0.06%
양악수술배너 (11/12)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 (10/18)
블록체인 가상화폐

[박종면칼럼]'입과 항문'

박종면칼럼 더벨 박종면 대표 |입력 : 2013.07.15 06:00
폰트크기
기사공유
‘20세기 문학의 구도자’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영혼의 자서전’에서 고백합니다. “나이가 들어 비로소 나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며, 인간은 신의 아들이 아니라 짐승의 후손이라는 모욕적인 개념들을 소화했다”고 말입니다.

인간의 존재 또는 실존에 대해서는 작가 김훈도 비슷한 얘기를 합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입과 항문이다. 나머지는 다 부속기관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나 김훈이 하고 싶은 말은 인간은 기본적으로 먹고 살기 위해 존재하는 동물이라는 뜻일 것입니다. 영혼이나 사상 같은 게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인간들의 실재 또는 실존이 무엇보다 중시돼야 한다는 의미인 듯합니다.

책 이름조차 ‘영혼의 자서전’이니까 영혼이나 사상이 강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착각입니다. 이들이 강조하는 것은 영혼이 아니라 요즘 말로 하면 ‘민생’입니다.

문학의 대가들조차 인간이라는 존재를 파악하는 데 있어 먹고사는 문제를 최우선시하고 있지만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NLL’(북방한계선)이나 ‘국정원’ 같은 국민들의 삶과 직접 관련된 문제가 아닌 과거사 논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투자하는 분들은 업고 다녀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건 그냥 대통령의 말일 뿐입니다.

올 상반기 대기업들은 국내에서 4조원 이상의 지분과 부동산을 팔아버린 반면 해외에선 2조원이 넘는 자산을 사들였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기업 엑소더스가 시작됐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로는 모자라 공정위까지 ‘완장’을 차고 나와 뒤지고,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규제에다 노동규제, 반기업적 사회분위기 등이 더해지면 한국 땅에서 기업을 경영하고 투자를 하는 것은 모험일 뿐입니다.

박근혜정부가 기회만 생기면 공격하는 대상이 좌편향의 참여정부지만 경제정책만 놓고 보면 현정부의 정책이 더 좌편향적이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법, 금산분리 강화법, 프랜차이즈법 등 이른바 ‘경제민주화 3법’에다 9월이면 신규 순환출자 금지법, ‘남양유업 방지법’ 등이 더해집니다.

검찰의 칼날은 얼마나 매섭습니까. SK 한화 CJ 태광 등 지금처럼 다수의 대기업 총수들이 구속된 적이 있었던가요. 한국적 현실에서 총수의 구속은 곧 신규 사업 및 투자의 중단을 의미합니다.

박근혜정부의 새 경제팀이 출범한 지 100일이 더 지났습니다. 경제는 타이밍이기 때문에 현오석 경제팀의 100일은 정말 중요합니다. 결과는 어떻습니까. 경제팀에 대한 비판과 실망 여론만 무성합니다. 특히 현오석 경제부총리에 대해서는 교체론까지 고개를 들 정도입니다.

현오석 경제팀은 경제 민주화라는 ‘이념 또는 사상’과 경기 활성화라는 ‘실존 또는 민생’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100일을 허송하고 말았습니다. 경제팀이 선택해야 할 것은 당연히 경제 살리기와 경기 활성화인데도 눈치만 봤습니다. 하긴 현오석 경제부총리를 탓해 무엇 하겠습니까. 애초에 이런 인사를 한 게 잘못이지요.

“우리는 영혼이라는 이름의 짐을 지고 다니는 육체라는 이름의 짐승을 실컷 먹이고 마른 목은 포도주로 축여 주었다. 음식은 곧 피로 변했고 세상은 더 아름다워 보였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육체라는 이름의 짐승을 실컷 먹여주고, 목을 축여주고, 그래서 대한민국이 더욱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그런 경제부총리, 그런 국회의원 어디 없나요?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