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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생(治生)의 원조 ‘백규’

[김영수의 궁시파차이(恭喜發財)]<3회>사마천의 치생관(治生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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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생(治生)의 원조 ‘백규’
사마천은 경제의 기본을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 즉 의식주를 충족시키는 일체의 행위와 정책으로 요약한다. 나라의 정책은 부국(富國)에 앞서 백성들을 먼저 부유하게 만드는 ‘부민(富民)’에 맞추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몇 차례 인용한 바 있는 “창고가 넉넉해야 입고 먹는 것이 넉넉해야 예절을 알고, 입고 먹는 것이 넉넉해야 자랑스러움과 부끄러움을 안다”는 명언은 사마천의 이런 경제관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다. 백성들의 생활이 넉넉해야 염치를 알고 어진 행동을 베풀고 의로운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백성을 가진 나라가 부강한 나라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누구든 자신의 지혜를 활용하여 부를 쌓고, 그 부로 남부럽지 않게 잘 살라고 말한다. 다만 사마천은 “농부가 있어 먹을 수 있고, 산림과 하천을 개발해야 천연자원을 이용할 수 있고, 공인이 있어야 물건을 만들고, 상인이 있어야 상품이 유통되므로” 이 농(農)·우(虞)·공(工)·상(商) 네 가지 직업이야말로 먹고 입는 것의 근원이라는 점을 힘주어 강조한다. 이 네 가지 근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야만 백성이 부유해진다는 것이다.

사마천은 농·우·공·상을 경제와 부의 원천으로 보았다. 그런데 이 네 가지는 경제 분야이자 인간의 경제 활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직업들이기도 하다. 사마천은 이런 직업에 종사하면서 자신의 생활을 도모하는 것을 ‘치생(治生)’이란 단어로 나타냈는데,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먹고 사는 문제’와 직접 통하는 개념이다. 여기서 ‘치생학(治生學)’이란 단어도 파생되었다.

치생학은 고대 서양에서는 ‘가계학(家計學)’ 또는 ‘가정 경제학’이라 했다. 이 분야에 대한 후대 연구는 서양이 앞섰지만 그 원조는 치생이란 개념을 제기하고 그 문제를 중시했던 사마천의 경제관에서 찾을 수 있다.

사마천은 치생과 부의 관계를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논의하고 있다. 그는 부를 획득하는 최상책은 농업이고(본업·本業), 상공업(말업·末業)은 차선책이며, 불법적 수단으로 부를 얻는 것은 최하책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사마천은 농업으로 축적한 부를 본부(本富), 상공업으로 축적한 부를 말부(末富), 불법으로 축적한 부를 간부(奸富)라 하면서, 말업으로 부를 축적했더라도 그것의 유지는 본업으로 하라고 충고한다.

사마천의 경제관이 오늘날 현실과 꼭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먹고 사는 문제’인 ‘치생’이란 면에서 본업을 중시한 사상은 대단히 귀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생명, 자연, 환경, 먹을거리 등의 문제와 이를 연계시켜 보면 어렵지 않게 이해될 것이다.

농사일 하는 모습을 나타낸 한나라 때 벽돌 그림
농사일 하는 모습을 나타낸 한나라 때 벽돌 그림
사마천의 이 같은 치생관은 ‘화식열전’에서 백규란 인물을 상당히 비중있게 거론하는 것으로 보다 강화되고 있는데, 사마천은 “천하 사람들이 치생하면 백규를 원조로 언급한다”는 말로 백규에 대한 평가를 대신했다. 백규의 경제관과 치부 철학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겠지만, 그는 부를 축적하되 양심적으로 그리고 타인의 생활까지 고려하면서 축적했다는 사실을 우선 지적해두고 싶다. 그의 치부 방식 내지 철학에 대해 사마천은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백규는 돈을 늘리려면 값싼 곡식을 사들였고, 곡식을 늘리려면 상품(上品)의 종자를 사들였다. 가장 소박한 음식을 먹었으며, 소비 향락의 욕구를 억제하고 의복도 절약하면서 일을 할 때는 노예들과 고락을 같이 했다.”

갑과 을의 관계를 악용하여 온갖 부도덕한 방법으로 을을 착취하는 천박하고 사악한 장사치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 백규의 치생관은 그 자체로 신선한 충격이다. 그에 대해서는 회를 달리해서 좀 더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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