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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가 내 인생을 바꿔주진 않는다

[영화는 멘토다]37. 마스터

영화는멘토다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입력 : 2013.07.19 08:15|조회 : 6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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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포스터 /영화 홈페이지
마스터 포스터 /영화 홈페이지
#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차지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와 그랑프리를 두고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인 영화가 있다.

바로 미국 영화계의 대표적 예술영화 감독인 폴 토마스 앤더슨이 만든 작품 '마스터'다.

이 영화는 최근 국내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예술영화라 취향이 크게 작용하는지라 쉽게 추천하긴 힘들지만, 묵직한 울림과 함께 삶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문학적 깊이와 연극적인 장엄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70mm 필름에 담긴 멋진 영상과 이와 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음악은 이 영화의 덤이다.

2차 대전에 참전한 후 정신적 외상으로 방황하는 프레디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와 인간심리를 연구하는 '코즈'연합회를 창시한 렝케스트 역의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은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공동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필모그래피로 그들은 소개하면 호아킨 피닉스는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러셀크로가 연기한 막시무스를 시기하는 코모두스 황제 역할을 한 배우고,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은 '미션 임파서블 3'에서 톰 크루즈를 지긋지긋하게 괴롭히는 악당으로 나왔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천문학적 출연료를 받는 주인공 스타과 대적하는 스토리의 중심축이 되는 악당 역할은 결코 아무 배우에게나 주지 않는다. 두 사람 모두 이 영화에서 그야말로 '마스터'급의 연기를 펼친다.

# 최근 우리 사회를 설명하는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멘토'다. 모두들 어렵고 힘들고 불안한 시대에서 자신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멘토에 목말라 한다. 하지만 그 멘토 역시 불완전한 존재일 뿐이며 어쩌면 허상일 수도 있다고 이 영화는 말한다. 자신만의 이론으로 인간심리를 치료해준다는 물리학자이자 의사이며 심리학자인 랭케스터가 바로 그런 존재다.

스스로를 '마스터'로 칭하면서도 랭케스터는 자신의 이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에게 화를 내고, 자신이 쓴 책의 이론에 대해 반론을 펼치는 독자에게 역정을 낸다. 공금을 횡령하기도 하고, 프레디가 만드는 위험한 성분이 담긴 독주도 즐긴다. 그는 불안하고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프레디를 자신의 연구를 완성하기 위해 곁에 두면서도 한편으론 그에게 의지하기도 한다.

이 랭케스터처럼 멘토라는 이들도 한 사람의 불완전한 인간일 뿐이다. 난니 모레티 감독이 영화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에서 상상했듯, 전 세계인의 존경을 받는 멘토인 교황조차도 그 자리의 무게가 주는 중압감에 괴로워 하는 한 사람의 평범한 인간일 수 있다.

물론 멘토들은 보다 많은 지식과 경험을 통해 깊이 있는 가치관을 갖춘 사람들이지만, 그들을 붙잡고 의지한다고 해서 내 삶의 숙제가 결코 해결되진 않는다. 나만의 가치관과 그것을 펼칠 의지를 갖는 게 더 중요하다.

# 마스터를 자처하는 랭케스터의 진정한 마스터는 어쩌면 그의 어린 아내 페기(에이미 애덤스 분)일지도 모른다. 페기는 항상 랭케스터의 곁을 지키며 그가 펼치는 이론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고 성원한다. 또 랭케스터의 성공 가도에 방해되는 것에는 무엇이든 반대한다.

선악의 가치를 떠나 이렇게 무조건 지지와 동지적 조언을 해주는 가족은 이 불안한 시대에 유일한 구원이자 멘토라 할 수 있다. 어린 아이와도 같은 프레디가 사랑하는 여인 도리스에게로 제 때 돌아갔다면, 이후 그의 삶은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달라져 있었을 것이다.

이제부턴 책이나 강연에 나오는 멘토에 의지할 게 아니라, 바로 옆에 있는 가족에게 용기를 얻고 힘든 일도 상의해보는 게 어떨까.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건 이성적 조언을 해주는 멘토가 아니라, 가슴으로 연결되는 가족과 같은 따뜻한 존재가 아닐까.

"가정이야말로 고달픈 인생의 안식처요, 모든 싸움이 자취를 감추고 사랑이 싹트는 곳이요, 큰 사람이 작아지고 작은 사람이 커지는 곳이다."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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