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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업소 1회용 칫솔…'손톱밑가시'의 무서움

[박재범의 브리핑룸] 정부 '손톱 밑 가시' 제거, 그 이면엔…

박재범의 브리핑룸 머니투데이 세종=박재범 기자 |입력 : 2013.07.23 07:01|조회 : 15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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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에서 1회용 칫솔이 사라진 게 1990년대 초다. 음식점, 백화점 등의 1회용품 사용도 금지됐다. 자원 절약, 환경 보호 등이 규제의 명분이었다. 벌써 20년이 됐다.

숙박업소도 포함됐다. '객실 30개실 이상'부터 시작하더니 곧 '객실 7개 이상'으로 범위가 넓혀졌다. 호텔은 물론 모텔, 여관 등 모든 숙박업소의 1회용품 무상 제공은 불법이었다. 숙박업소는 예외로 해달라는 주장이 적잖았지만 묻혔다. 지방 출장을 떠날 때 칫솔 등 세면도구를 챙기는 모습도 이때 나타났다.

물론 지금은 호텔이나 모텔에 칫솔, 치약, 샴푸 등 최소한의 1회 용품이 비치돼 있다. 지난 2009년 6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해 숙박업소에 한해 1회 용품 무상 제공을 허용한 때문이다. 경제위기 조기 극복을 위해 경기 활성화에 부담이 되는 규제를 완화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시행령이 개정됐다고 끝난 게 아니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손톱 밑 가시'를 없애겠다며 중소기업·소상공인으로부터 취합한 애로사항에 숙박업소 1회 용품 사용 규제가 담겼다. 시행령을 바꾼 지 3년 가까이 된 시점에서다. 내용은 이랬다. 경기도 3개 지역, 충청남도 10개지역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시행령 개정 사항이 반영되지 않은 것. 그 조례에 의거, 점검과 적발이 이뤄졌다. 10만~200만원의 과태료를 낸 업소도 있었다.

정부가 지자체에 조례 개정을 지시하는 것으로 '손톱 밑 가시' 제거는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또 등장했다. 1차 130개에 이어 2차 113개 규제 개선을 할 때다. 이번엔 앞사례와 반대다. 한 중소업체는 생분해성 칫솔을 개발, 국내 최초의 친환경인증을 받았다. 정부의 숙박업 1회용품 무상제공 금지조항에 대한 믿음이 사업의 출발점이었다. 생분해성 1회 용품은 무상 제공이 가능했기에 틈새를 노린 전략이었다.

하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혔다. 정부가 2009년 6월 1회 용품 무상제공 금지 업종에서 숙박업소를 제외한 것. 숙박업소 입장에선 굳이 값비싼 생분해성 칫솔을 살 리가 없었다. 정부가 뽑은 손톱 밑 가시가 다른 이의 손톱 밑 가시가 된 셈이다. 정부의 해법은 군색하다. "대한숙박업중앙회와 협의해 1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무상제공이 불가피할 경우 친환경제품을 제공토록 장려한다"는 게 전부다.

규제는 이렇게 무섭다. 새로 만들건 완화하건 그 때마다 여파가 상상을 초월한다. 예상한 효과가 있는 반면 생각지도 못한 파장이 생긴다. 숙박업소 규제 사례처럼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가 맞아 죽을 수 있다.

최근 논란인 일감 몰아주기 과세의 미래가 이와 다를 것이라고 장담하긴 힘들다. 국세청은 지난 4일 일감몰아주기 과세대상자로 1만명과 6200개 회사에 신고 안내문을 보냈다. 대부분 남의 일로 생각했던 중소·중견 제조기업들이다. 재벌의 변칙 증여를 막기 위해 만든 규제가 오히려 소상공인·중소기업인을 옥죄는 쇠사슬이 됐다.

미래 어느 날, 이 규제는 완화될 거다. 규제 신설의 명분(재벌 편법 증여 방지)은 슬그머니 뺀 채 규제 완화의 명분(중소기업 지원 등)만 앞에 내세울 게 뻔하다. 숙박업소 1회용품 규제 신설 때(자원 절약)와 규제 완화 때(경기 활성화)처럼 말이다. 그리곤 '손톱 밑 가시'를 뺐다든지, '전봇대'를 뽑았다든지 자랑을 늘어놓을 거다. 그 사이 생긴 피해나 비용은 애써 무시한 채. 규제공화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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