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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VC "10년전 네이버, 정부 보호로 컸나?"

[스타트업어드벤처]〈20〉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 "무한경쟁 지금의 실리콘밸리 신화 만들어"

이하늘의 스타트업 어드벤처 머니투데이 이하늘 기자 |입력 : 2013.07.20 08:41|조회 : 28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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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청년창업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다. 혜성처럼 등장하는 신생 스타트업도 심심찮게 보인다. 하지만 그 성공의 이면에는 훨씬 많은 실패가 쌓여있다. 성공의 환희와 실패의 눈물, 최근 스타트업 세상에서는 각본 없는 드라마가 수없이 만들어진다. 창업을 준비한다면 성공사례는 물론 실패사례마저도 꼼꼼히 살펴야하는 법. 스타트업의 모험을 따라가보자.
실리콘밸리VC "10년전 네이버, 정부 보호로 컸나?"
"대기업이 부당한 방법으로 스타트업들의 사업을 방해하는 부분은 견제해야 합니다. 하지만 큰 기업들의 사업 확장 자체를 봉쇄하는 것은 인터넷 벤처 생태계에 좋지 않습니다. 경쟁을 통해 혁신이 나옵니다."(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

2200억원 이상의 국내 외 벤처에 투자를 진행 중인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이하 VC) 알토스벤처스(이하 알토스)는 한국에 관심이 많다.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를 전담하는 '한국펀드'도 만들었다.

이 회사의 한국투자를 이끌고 있는 한킴(한국명 김한준) 대표는 1996년부터 실리콘밸리에서 VC 활동을 했다.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한킴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에 대해 '근성'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창업자들의 열정이 뛰어나기 때문에 성공확률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한국 시장도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한다. 해외진출도 좋지만 국내시장이 작지만은 않다는 조언이다.

다만 한국 스타트업의 부족한 부분으로 '데이터베이스' 축적과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꼽았다. 광고메일이나 이벤트를 할때도 날짜와 요일, 시간 별로 각각 고객들의 호응이 다른데 국내 기업은 이에 대한 고민이 적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최근 일부 포털의 시장 장악 및 이에 대한 규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한킴 대표는 미국에서도 큰 인터넷기업이 작은 기업의 아이디어를 참조하고 해당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는 많다고 밝혔다.

다양한 서비스를 하는 큰 기업이 한 분야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하기 어렵고, 의사결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벤처기업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조언이다. 아울러 이같은 경쟁에서 성공할만큼의 준비가 되지 않은 기업이라면 혁신과 이용자 후생을 위해서도 실패하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한킴대표와의 일문일답.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알토스는 국내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그 규모와 이유는.
▶알토스는 실리콘밸리에서 총 2차례의 펀드를 조성했다. 이 가운데 1차에서 10%, 2차 15%를 한국에 투자했다. 최근에는 한국펀드를 따로 조성해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투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1700억원, 한국에 550억원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

한국은 인구가 많지 않지만 밀집도가 높다. 한국 톱25 도시와 미국 톱25 도시는 인구가 거의 같다. 도심 중심의 서비스를 집중하는 기업이라면 미국과 비교해서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시장을 갖고 있다. 특히 한국의 스타트업 창립자들은 근성이 강하다. 모바일 전환도 활성화됐고, 좋은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 투자한 기업들은?
▶2006년 판도라TV를 시작으로 쿠팡, 배달의민족, 올블로그, 블루홀, 스피쿠스, 네이블 등 9개 기업에 투자했다. 과거에는 1년에 1~2개 정도 투자를 했다면 현재는 한국펀드를 계속 조성하고 있는만큼 앞으로는 4~6개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알토스는 1차 투자를 받은 기업 가운데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성장을 꿈꾸는 곳에 투자를 집중한다.

◇"VC와 벤처, 장기 파트너십 통한 신뢰쌓기가 우선"

-국내 투자기업 가운데 수익실현을 한 기업이 있나.
▶통신사들의 모바일메신저 '조인'을 개발한 네이블은 상장에 성공했다. 우리도 네이블 지분 가운데 절반 가량은 팔았다. 수익실현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알토스는 네이블 지분을 장외매도했다. 투자사 주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알토스는 오랜 기간 투자사와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 장기적으로 이런 방법이 더욱 투자사들의 신뢰를 쌓을 수 있고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믿는다.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기준이 있다면.
▶알토스는 미국에서는 기술기반 기업에 투자를 선호한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서비스 중심 기업에 투자한다. 한국은 실리콘밸리에 비해 소프트웨어에 정당한 가격을 주고 구입하고자 하는 문화가 확고히 자리잡지 못했다. 물론 최근 인식이 바뀌고 있고, 대기업들도 점차 기술기반 기업에 대한 M&A에 나서고 있다. 나중에 우리의 판단이 틀렸다고 느끼는 때가 오면 기술기반 기업에도 투자를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의 스타트업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앞서 얘기했지만 끈질긴 창업자들이 인상적이다. 이는 큰 강점이다. 하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실패를 인정하고 다른 도전에 나서야할 기업들도 끈질기게 버틴다. 방향설정이 잘못되면 다시 시작을해야 하는 워낙에 근성있게 매달리다보니 새로운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는 역효과도 있다.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아쉬움과 조언이 있다면.
▶한국 스타트업은 기존의 고정관념과 직관에 의존하는 성향이 크다. 이는 가능성을 사장시킨다. 고정관념에 역행하는 다양한 실험을 해봐야 한다. 그 결과 기존 편견이 틀린 경우도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또 새로운 기회를 얻는다.

알토스가 투자한 쿠팡이 성공적인 사례다. 쿠팡은 다양한 실험을 했고,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비즈니스 지표를 마련했다. 펀드에 참여한 투자자(LP)들도 쿠팡이 자금만 충분하다면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회사라는데 동의했다. 그 결과 2년 전 350억~4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현재 쿠팡은 흑자를 내는 1위 소셜커머스로 성장했다.

◇"고정관념 의존 말고, 다양한 도전·실험 나서야"

-한국은 인구가 5000만명 밖에 안된다. 때문에 해외진출에 나서는데.
▶해외진출은 신중해야 한다. 한국 시장만으로도 충분한 서비스들이 많다. 이들은 우선 국내에서 승부해야 한다. 해외로 나가야 한다면 국내에서의 성공방정식을 해외에 그대로 대입하지 않아야 한다. 문화와 시장이 다르다. 마케팅에 어떻게 비용을 사용할지 서비스 성격은 어떻게 가져갈지 다양한 실험을 통해 각 지역별로 맞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최근 한국에서 창조경제가 화두다. 벤처 정부지원도 크게 늘었다.
▶스타트업을 위한 자금이 많이 늘어나는 부분은 긍정적이다. 다만 작은 부문에서 보완도 필요하다. 알토스 역시 미국에서 정부의 직접적인 자금은 아니지만 주정부의 연기금과 교직원 연금 등이 펀드에 참여한다. 이들은 알토스의 투자에 대해 크게 간섭하지 않는다. 한 기업에 투자를 한다고 해서 그 이유 등을 분석한 보고서를 별도로 제출하지 않는다.

투자요건도 다소 까다롭다. 수입억원의 자본금을 보유하거나 경력 파트너십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VC 창립이 가능하다. 반면 미국은 간단한 문서작성 및 펀드조성만 성공하면 바로 투자법인 설립이 가능하다.

◇"10년 전 네이버, 국내외 대기업과 경쟁서 승리…정부 보호 있었나"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국내에서 네이버 규제가 화제다.
▶작은 기업들을 키우기 위해 정부가 인위적으로 과보호를 하면 결국 이들의 경쟁력은 떨어진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국내 대기업을 규제한다고 효과를 보기도 어렵다. 정말 좋은 기업이라면 대기업들의 시장참여에 대한 준비를 하고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한국 인터넷 시장 초기에 해외 기업은 물론 삼성 등 대기업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네이버가 정부의 보호로 컸나? 스스로 서비스 경쟁력을 갖고 1위로 자리잡았다.

-실리콘밸리의 대기업과 스타트업 관계는 어떤가.
▶얼마 전 페이스북이 스냅챗이라는 10대 들에게 호응을 얻은 휘발성 SNS를 그대로 따라했다. 그리고 결과는 페이스북의 패배다. 미국서 큰 기업이 시장에 들어와도 80~90%는 벤처기업이 승리한다. 물론 한국은 대기업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손발을 묶어서는 안된다. 벤처들이 맞서 싸울 수 있는 자금과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투자활성화 등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미국에서는 벤처들이 경쟁에 승리하면서 결국 이들의 기술과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해 M&A가 활성화됐다. 아울러 대기업 간의 M&A 경쟁으로 벤처기업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알토스의 한국투자 미래 청사진을 밝힌다면.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한국 벤처기업 육성이 목표다. 우아한형제들이 최근 한달에 10억원 매출이 난다. 수익관리를 잘하면 IPO가 가능하다. 하지만 올해 수익을 안내고 번 돈을 그대로 재투자키로 했다. 더욱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VC 가운데 빠른 이익실현을 추구하는 곳도 있다. 그런 곳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알토스는 긴 호흡으로 투자사와 함께 성장하고, 궁극적으로 제2, 제3의 네이버가 나올 수 있는 한국 벤처 생태계에 도움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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