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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인형'마텔의 위기경영...키워드는 '유비무환'

[김신회의 터닝포인트]<11>'장난감 왕국' 마텔, '납 페인트' 파문 잠재운 비결은?

김신회의 터닝포인트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입력 : 2013.07.22 06:00|조회 : 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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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세계적인 기업들이 겪은 '성장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일종의 '케이스스터디'라고 해도 좋겠네요. 위기를 황금 같은 기회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세계 최대 장난감업체 마텔의 대표작인 바비인형. /사진=블룸버그
세계 최대 장난감업체 마텔의 대표작인 바비인형. /사진=블룸버그

제조업계에서 제품의 하자가 발견되는 것만큼 '악' 소리 나는 위기가 또 있을까. 더욱이 그 하자가 건강에 치명적인 것이라면 해당 기업은 존폐위기를 피할 수 없다.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미국 장난감업체 마텔이 겪은 위기가 그랬다. 2007년 7월 유럽의 한 소매업체가 마텔의 제품에 납 페인트가 사용된 증거를 발견했다고 알려온 것이다.

당시 CEO(최고경영자)였던 로버트 에커트는 눈앞이 캄캄했다. 그야말로 회사 설립 60여년 만에 맞은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인체에 치명적인 납 페인트는 지난 수십 년간 미국과 유럽에서 법으로 엄격하게 사용을 금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제품에 납 페인트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소비자들은 등을 돌릴 게 뻔했다.

납 페인트는 중국 공장에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도통 얼마나 많은 제품에 사용됐는지 알 수 없었다. 리콜 규모와 비용도 헤아릴 수 없었다. 이번 사태가 해결된 뒤 부모들이 다시 마텔의 장난감을 자녀들 손에 쥐어줄지도 불투명했다.

온갖 불확실성에 고민이 컸지만, 에커트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마텔은 유럽 소매업체의 불만을 접수한 지 며칠 만에 납 페인트를 사용한 중국 하청업체를 확인한 뒤 생산을 중단시켰다. 곧바로 조사에 착수해 문제가 되는 제품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했다. 마텔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소비자들에게 문제를 알리고, 같은 해 7월 말과 8월2일에 걸쳐 1500만개의 제품에 대한 리콜을 실시했다.

마텔은 이후 자발적으로 조사 범위를 넓혀 2007년 8월14일과 9월5일 두 차례의 추가 리콜을 실시했다. 8월14일자로 실시한 리콜에서는 잠재적인 안전문제를 이유로 자석이 들어간 장난감 1800만개를 대상으로 삼았다.

마텔은 납 페인트 문제가 재발하는 것을 막는 데도 공을 들였다. 모든 제품이 출시 전에 새로운 검사 절차를 거치게 한 것이다.

문제를 일으킨 하청업체에는 단호하게 대응했다. 관련 업체들의 이름을 공개하고, 하청계약을 끊었다. 남아 있는 하청업체에는 더 많은 본사 직원을 파견해 제조 공정을 감독했다.

그 사이 마텔은 모든 하청업체들에 대한 감사를 총괄하는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CSR) 담당 부사장을 선임했다.

규제당국과 투자자들에 대한 대응도 적극적이었다. 마텔은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에 규제 강화를 요청했고, 주주와 고객들과는 지속적으로 소통했다. 마텔은 이들에게 신뢰를 깨뜨렸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했다.

마텔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후폭풍은 곧 잠잠해졌다. 자체 조사 결과 전체 고객의 75%가 마텔이 위기에 잘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언론매체와 청문회를 연 미 의회에서도 찬사가 이어졌다. 이들은 마텔이 잘못을 부인하거나 자기방어에 급급하지 않고 위기 대응이 신속하고, 정직했다고 칭찬했다.

마텔의 위기경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치밀한 사전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텔의 신속한 대응은 모두 미리 마련된 114페이지 분량의 매뉴얼에 따른 것이었다. 이를 통해 마텔은 언제나 위기의 근본 원인을 파헤치고, 대응에 나설 준비가 돼 있었다.

본능적인 수습책이나 눈앞의 이익보다 고객과 규제당국, 협력사 등에 대한 의무를 먼저 생각한 것도 주효했다. 마텔은 자체 조사에 매우 엄격한 기준을 들이댔고, 필요한 만큼 조사 범위를 확대했다. 스스로 안심할 수 있을 때까지 리콜 대상을 늘리기도 했다.

물론 소통의 힘도 컸다. 마텔은 고객과 협력업체, 심지어 규제당국과도 긴밀하게 소통했다. 잘못을 인정하는 게 우선이었고, 그 다음은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적절한 대책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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