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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야?' 의원 한마디에 '괌에서 여의도까지'

[직딩블루스]국회의원 보좌관들의 휴가…"의원님 맘대로"

직딩블루스 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입력 : 2013.07.27 09:32|조회 : 1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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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야?' 의원 한마디에 '괌에서 여의도까지'
대한민국에서 600명만 갖고 있는 직업이 있다. 이들은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해 뛴다. 출근 시간은 보통 아침 7시. 정해진 퇴근 시간은 없다. 바쁠 때는 일터에서 잠을 청하는 게 다반사. 온갖 민원 처리는 물론, 각종 정책, 법안도 통달해야 한다. 수백명의 사람을 만나고 '동해번쩍 서해번쩍' 전국을 쏘다니기도 한다. 때로는 그 사람의 '입'이 되기도, '손 발'이, '머리'가 되기도 하는 그들. 바로 국회의원 보좌관이다. 이들에게도 휴가가 있을까. 있다. 하지만 '운'이 좋아야 한다.

◇"휴가요? 그게 뭐에요? 먹는 거에요?"

국회에 들어온지 8년차가 된 보좌관 김석현씨(가명)는 지난 3월 이틀간 쉰 것이 올해 휴가의 전부다. 자신이 모시는 새누리당 A의원이 업무차 해외에 나가있는 틈을 타 휴가를 다녀왔다. 그도 남들처럼 7~8월에 여름휴가를 가고 싶지만 언감생심.

"사실 올해 휴가를 아예 못 갈 뻔 했는데 그나마 다녀왔으니 다행이죠. 특히 어떤 돌발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해외로 휴가를 간다는 건 건 꿈도 못꿔요. 그래도 국내로 가면 최소한 4시간 (차를) 밟으면 서울에 갈 수 있잖아요."

일단 휴가를 떠났다고 해도 의원의 전화를 받고 돌아오는 일도 다반사다. 심지어 해외에서도 불려 들어온 경우도 있다.

"제가 아는 한 보좌관은 몇 년 전 가족들과 괌에 놀러갔는데 의원이 '어디야?'라고 물어서 곧장 비행기를 타고 돌아간 적이 있어요. 아내랑 자식들은 그대로 놔두고서 말이죠. 의원이 괜찮다고는 했겠지만 어디 마음이 편했겠어요?"

물론 모든 보좌관들이 휴가를 못 가는 건 아니다. 의원실 분위기에 따라, 의원 스타일에 따라 다르다. 민주당 B의원실의 박수현(가명)보좌관은 7월 마지막주에 주말을 포함해 일주일간 여름 휴가를 간다. 휴가 일정은 의원실 내 다른 보좌진들과 상의해 겹치지 않게 일정을 짰다.

"우리 의원님은 심지어 '스마트폰 시대에 뭐하러 사무실에 나오냐, 집에서도 충분히 일할 수 있지 않냐'고 하시는 분이죠. 그래서인지 휴가도 꼬박꼬박 챙겨주세요. 휴가 일정을 짜서 보고드리면 바로 OK하십니다."

의원실마다 휴가 운용이 '천차만별'인 것은 국회의원 보좌라는 업무 특성 때문이다. 보좌관 자체가 특수직종이어서 법적으로 의무 휴가가 규정돼 있지 않고, 해당 의원의 결정에 따라 휴가가 결정된다. 통상 의원 한명당 보좌관 2명(4급), 비서관 2명(5급), 비서 1명(9급)이 붙는다. 인원 자체가 적다 보니 휴가 가기가 쉽지 않다.

새누리당 C의원실의 보좌관 이승유씨(가명)는 "쉽게 말하면 의원이 중소기업 사장이자 인사권자라고 보시면 돼요. 사장이 새벽부터 출근해서 일하는데 말단 직원이 휴가를 간다? 10명도 안되는 기업에서 말이 안 되죠."

최근 새누리당에서 당 수석전문위원 등 당직자들에게 2주간 휴가를 가라는 공문을 보내면서 이 보좌관은 더욱 힘이 빠졌다. 그는 "국회의원들에게도 제발 그런 공문 좀 갔으면 좋겠네요"라고 토로했다.

원래 7~8월은 국회에서 '하한기'로 불린다. 국회가 열리지 않아 각 의원실의 업무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것도 '옛말'이다. 국정원 국정조사,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이라는 태풍이 정치권을 휩쓸면서 여야가 대치 상황에 놓이면서다. 언제 소집령이 떨어지질 모르니 국회의원들도 대기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다. 새누리당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국정원 국정조사 등에 '명운'을 걸고 있는 민주당은 사실상 소속 국회의원들에게도 휴가를 못가도록 했다. 불똥은 당연히 보좌관들에게 튈 수 밖에.

"단순해요. 의원들이 쉬어야 우리도 쉬죠. 사실 여름에 좀 쉴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의원님이 눈코뜰새가 없으니 '휴가'도 저희에겐 남의 일이죠. 보좌관들에게 휴가를 의무 지급하는 방안을 담은 국회법 개정을 추진해볼가봐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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