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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의 체인지업]'천방지축' 푸이그의 신선한 창조야구

장윤호의 체인지업 머니투데이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입력 : 2013.08.03 10:54|조회 : 9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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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주본능’ 야시엘 푸이그(23)가 28일(이하 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류현진과 추신수의 맞대결 경기인 신시내티 레즈와 LA 다저스 경기에서 1회부터 폭주에 가까운 주루 플레이 신시내티 내야를 들었다 놨다. ⓒ 사진제공=OSEN
↑ ‘폭주본능’ 야시엘 푸이그(23)가 28일(이하 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류현진과 추신수의 맞대결 경기인 신시내티 레즈와 LA 다저스 경기에서 1회부터 폭주에 가까운 주루 플레이 신시내티 내야를 들었다 놨다. ⓒ 사진제공=OSEN

LA 다저스 류현진의 경기를 생중계하는 MBC 허구연 해설위원은 “추신수와의 맞대결이 펼쳐지는 7월28일 경기 현장 중계를 위해 LA 출장을 간다고 하자 많은 분들이 엉뚱한 부탁을 해왔다.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의 사인을 받아 달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2012년 봄, 조국 쿠바를 탈출해 멕시코에 도착한 야시엘 푸이그는 1990년 12월 생으로 겨우 23세이다.

류현진이 9승에 도전한 28일 신시내티전 1회 말 공격에서 야시엘 푸이그는 흥미로운 야구를 보여줬다.

0-0이던 1회말 1사 후 야시엘 푸이그는 볼넷으로 1루에 진루했다. 1사 1루. 3번 애드리안 곤잘레스 타석 때 신시내티의 노련한 선발 브론손 아로요는 초구를 던지기 전 1루에 견제부터 해 야시엘 푸이그를 1루에 묶어 놓았다.

2루 도루를 경계한 것이다. LA 다저스의 곤잘레스는 초구에 방망이를 휘둘렀고 결과는 우익수 플라이 아웃이었다. 그런데 이 순간 야시엘 푸이그는 잽싸게 언더베이스를 했다가 과감하게 2루로 뛰어 세이프가 됐다. 쉽게 보기 어려운 플레이다.

1루 주자가 우익수 플라이에 언더베이스로 2루를 노리는 것은 우익수의 어깨가 ‘유리’처럼 약하기로 정평이 나 있지 않으면 무리한 주루가 된다. 어쨌든 야시엘 푸이그는 간발의 차로 세이프가 됐다. 1사 2루 득점 기회가 이어졌다.

다음 타자는 혜성처럼 등장한 야시엘 푸이그와 함께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LA 다저스의 상승세를 이끈 4번 타자 헨리 라미레스였다.

그래서인지 허구연 해설위원은 야시엘 푸이그의 언더베이스 플레이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자칫 실패하면 초반 기회를 무산시킬 수 있다는 관점이었다.

그런데 야시엘 푸이그는 한 술 더 떴다. 1사2루, 4번 타자 타석에서 볼카운트 2-2 때 느닷없이 3루 도루를 시도해 성공시켰다. 과연 야시엘 푸이그는 왜 도루까지 할 생각을 했을까. 물론 4번 타자 헨리 라미레스가 중견수 쪽 2루타를 쳐 2루에 있었더라도 야시엘 푸이그는 득점을 했을 것이다.

↑ LA 다저스의 괴물신인 야시엘 푸이그. ⓒ 사진제공 = OSEN
↑ LA 다저스의 괴물신인 야시엘 푸이그. ⓒ 사진제공 = OSEN

전문가들의 상식적이고 전통적이며 안전한 야구 시각으로 볼 때는 야시엘 푸이그의 야구가 겁 없이 흐름을 읽지 못하고 혼자 독선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실제로 푸이그는 여러 차례 그런 플레이를 해 실패도 경험했고 팀 공격의 맥을 끊기도 했다.

사실 야시엘 푸이그의 1회 주루 플레이에 대한 초점은 0-0 동점 상황, 1회말 벌어졌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플레이, 특히 1사 2루 기회 4번 타자 타석에서 3루 도루를 한 것이 동점 상황에서 경기 후반에 나왔다면 비난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1회나 경기 초반은 다르다. 동점 상황이라면 상대 투수와 수비진을 뒤흔들면서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자는 이날 류현진이 9승을 거둔 배경에는 야시엘 푸이그의 1회 말 언더베이스와 3루 도루 등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신시내티의 노련한 선발 투수 브론손 아로요(36)는 야시엘 푸이그의 예측을 불허하는 뒤흔들기에 초반 당황하며 투구 템포를 잃고 말았다. 브론손 아로요는 전 등판이었던 23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9승7패, 평균 자책점 3.19를 기록중이었다.

곧 이은 2회초 수비에서 류현진이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했으나 1회말 선취점은 류현진에게 힘이 됐다. 류현진이 먼저 실점을 하는 상황이 왔다면 승부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 신시내티 중견수 추신수의 멋진 다이빙캐치가 나와 최고의 수비로 평가 받았다. 사실 1-3으로 뒤진 상황 6회말 1사 1루 추가 실점 위기에서 추신수의 다이빙 캐치 시도는 실수하면 2루타 혹은 3루타로 연결되고 1점을 더 주게 된다.

LA 다저스 유리베의 우중간쪽 타구인데 메이저리그 구장의 잔디가 워낙 좋기는 하지만 안전하게 한다면 1루타, 즉 단타로 처리해 1사 1,2루 다음 수비를 대비하는 것도 방법이었다. 그 정도 타구에 안타를 만들어준다고 해서 그 수비를 탓할 전문가들은 없다.

그러나 6회말에 1사 1,2루로 상대의 공격을 이어주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1-3의 2점차를 유지해주는 수비가 있어야 경기 종반 역전을 노릴 기회가 온다.

만약 추신수가 ‘안전한(?)’수비를 택했다면 메이저리그에서 지금의 호타준족 강견의 특급 외야수 추신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쿠바산 '괴물 신인' 야시엘 푸이그, 그의 야구는 기본도 모르는 천방지축인가, 자유로움으로 가득찬 창조야구인가. ⓒ사진제공 = OSEN
↑쿠바산 '괴물 신인' 야시엘 푸이그, 그의 야구는 기본도 모르는 천방지축인가, 자유로움으로 가득찬 창조야구인가. ⓒ사진제공 = OSEN

왜 야구팬들이 메이저리그를 재미있어할까. 메이저리그는 최고의 인프라에 한국의 류현진, 일본의 구로다, 다르빗슈, LA 다저스의 천방지축 쿠바 출신 망명객 야시엘 푸이그 등 세계 각국에서 온 최고의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그 보다 높은 가치가 메이저리그에 있다.

류현진과 추신수가 격돌한 LA 다저스-신시내티전에서 야시엘 푸이그와 추신수가 보여준 플레이다. 창조적인 플레이를 메이저리그는 추구한다.

전통적인 야구 이론을 뛰어 넘는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가 언제 어디서든 나온다. 한편으로는 쿠바에서 탈출한 선수에게도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른바 ‘쿠바의 탈주자(Cuban defector)’ 인 야시엘 푸이그는 메이저리그로 오기까지 오랜 시련을 겪었다. 국가대표 출신인 그는 탈출에 실패해 한 동안 쿠바에서 야구를 금지당하기도 했다.

보통 쿠바를 탈출할 때 도미니카 공화국이 경유지가 되는데 그는 멕시코를 경유했다. 야시엘 푸이그는 어떻게 멕시코로 왔는지에 대해서는 ‘비밀’을 유지하고 있다. 자신의 뒤를 이을 ‘탈주자’들의 루트(route)를 보호해주기 위해서다.

지난 2006년 쿠바 출신의 LA 에인절스 소속 내야수 켄드리 모랄레스는 제1회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쿠바 국가대표시절 동료들이 미국에서 경기하는 것을 지켜봤다. 19세의 나이에 쿠바 국가대표가 됐던 그는 “쿠바 야구는 기본기가 충실하다.”고 밝혔다.

야시엘 푸이그도 정통 쿠바 야구를 익혔다. 그런 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어쩌면 ‘천방지축’의 기본도 모르는 듯한 야구를 하는 것은 자신이 피델 카스트로 치하의 독재국가, 쿠바에서 하지 못한 ‘자유와 창조’가 담긴 야구를 마음껏 해보는 것이 아닐까.

그 배경에는 가족의 안전과 자신의 목숨을 건 탈출을 통해 얻은 자유가 있다. 야시엘 푸이그의 야구에는 생존이 걸린 절박함이 존재한다. 기존의 시각이 아닌 새로운 관점에서 연구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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