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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모피아 무죄론

박종면칼럼 더벨 박종면 대표 |입력 : 2013.08.12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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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 3월 취임 이후 제일 먼저 추진한 일은 금융의 정치화, ‘정치금융’을 바로 잡는 일이었다. 그는 MB정부 시절의 이른바 ‘4대 천왕’에 의한 금융의 정치화를 강하게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을 물갈이 했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6개월, 금융의 정치화 현상은 사라진 걸까. 대답은 부정적이다.

우리금융은 이순우 회장 취임이후 거의 두 달이 됐지만 자회사 사장단 인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말 복수로 후보를 올렸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우리금융만이 아니고 상당수 공기업들이 비슷한 상황이지만, 우리카드나 우리아비바생명 정도의 사장 인사는 지주사 회장에게 맡겨도 되지 않을까. 못미덥다면 금융위원장에게 위임해도 된다.

백번 양보해 우리금융은 정부가 대주주니까 그렇다 치자. 정부지분이 1%도 없는 KB금융 인사는 어땠나. 시간이 흐르면서 KB금융 회장 및 국민은행장, KB금융 계열사 사장, 하다못해 지주사 부사장 인사 등에 대한 뒷얘기가 하나둘 흘러나오고 있다. 세상에 비밀은 없더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KB금융 회장 인선을 앞둔 6월초 관료도 능력과 전문성이 있으면 금융그룹 회장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뒤이어 관료 출신의 임영록씨가 회장으로 뽑혔고, 역시 관료 출신의 임종룡씨가 NH농협금융 회장으로 선임되자 모피아가 금융계 요직을 독차지한다며 관치 논란이 빗발쳤다.

그런데 실제로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뜻에 따라 지주 회장 인선이 이루어졌나. 아니면 모피아가 총 단결해 밀었기 때문에 임영록씨가 회장으로 뽑혔나. 지금 금융권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하다. 행여 그렇게 생각한다면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사람이다.

박근혜정부에서 금융위원장이나 금융감독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금융계 인사가 있을까. 회장이나 행장 인사는커녕 금융지주 자회사 사장 인사도 못한다. 금융위원장이나 금감원장이 독하게 마음먹고 한다면 국책은행 말석 임원 인사 정도는 혹시 가능할지 모르겠다.

물론 금융지주사 회장이 자기 생각대로 은행장이나 자회사 사장단 인사를 하는 것도 아니다.

요즘 금융계에서는 인사 민원이 있으면 금융위원장이나 금감원장은 제쳐두고 연구원 출신의 고위 금융당국자를 찾아간다고 하더라. 사실이 아니겠지만 누가 실세고 누가 허세인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금융의 정치화가 문제되는 것은 부작용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우선 감독기관의 영이 서지 않는다. 규제산업인 금융업에서 기강이 무너지면 갈 데까지 간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정치논리가 판을 치는 상황에서 우리금융 민영화나 정책금융기관 개편 같은 게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까. 이해당사자들이 하나같이 정치논리에 따라 해결을 모색하려 들기 때문이다.

‘정치금융’은 금융권 내부적으로도 많은 문제점을 낳는다. 정치적 힘을 빌려 자리에 오르면 보은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열심히 일한 사람, 성과가 좋은 사람은 뒷전으로 밀리고 외부에 줄을 잘 댄 사람이 우대를 받는다. 임직원들이 일은 하지 않고 권력을 찾아 밖으로만 몰린다. 아무리 단단한 조직이라도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다. 비단 특정 은행만이 아니다. 신한 하나를 제외한 상당수 은행들이 지금 이 지경에 와있다.

목적달성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금융’의 폐해에 몸서리치는 사람들을 요즘 종종 본다. 누구는 이민가고 싶다고 했고, 누구는 살고 싶지 않다고 까지 하더라. 그 자괴감이 오죽했을까. 한국금융산업은 한참 멀었다. 차라리 관치가 그립다. 모피아는 무죄다.

휴가의 끝에 읽은 '금강경'의 마지막 구절이 떠오른다. "일체는 꿈이나 환상, 물거품이나 그림자와 같고, 이슬과도 같고, 번개와도 같으니 마땅히 그렇게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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