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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헛살았다"는 로버트 라이시, 왜 영화를 만드는가?

[유병률의 체인지더월드] <59> 세상을 바꾸는 세가지 방식

유병률의 체인지더월드 머니투데이 실리콘밸리=유병률 특파원 |입력 : 2013.08.12 06:00|조회 : 14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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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라이시 버클리대 교수가 2011년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월가점령시위(Occupy Wall Street)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lt;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처&gt;
로버트 라이시 버클리대 교수가 2011년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월가점령시위(Occupy Wall Street)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처>

30년 이상 그는 불평등에 대해 수도 없이 글을 쓰고, 강의도 했다. TV토론에 나가 싸움도 했고, 책도 20여 권이나 썼다. 노동부장관을 하면서 정책도 했고, ‘월가 점령시위(Occupy Wall Street)’때는 메가폰도 잡았다.

우리한테는 ‘부유한 노예’ ‘슈퍼자본주의’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등의 책으로 잘 알려진 로버트 라이시 버클리대 교수이다. 150cm 채 안 되는 단신의 그는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해 평생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영화다. 쓰고, 말하고, 외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서 현실을 직접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내가 헛살았던 것 같다. 세상은 더 나빠졌다. 사람들은 이제 변화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정도이다. 정치에 기댈 수도 없는 지경이다. 죄다 월스트리트와 한통속이다. 그렇다고 불평등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을 지켜볼 수만 없지 않는가?”



그가 만든 영화의 제목은 ‘Inequality for All’. 불평등은 모든 사람들에게 해악이라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그가 내내 해설을 맡은 이 영화는 지난 8일 예고편이 공개됐고, 내달 27일 극장개봉이 된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이 67세의 노교수가 오죽 답답했으면, 영화까지 만들었을까? 1978년 미국 노동자 평균연봉과 상위 1% 소득은 4만8000달러 대 39만3000달러. 하지만 지금은 3만3000달러 대 110만 달러이다.

또한 미국은 OECD나라 중에서 영아 사망률은 터키, 멕시코, 슬로바키아에 이어 네 번째이고 산모사망률, 20대 이하 사망률 모두 선진국 최고 수준이다.

“가장 큰 이유는 세계화와 테크놀로지 때문이다. 세계화는 일자리를 해외로 내보냈고, 테크놀로지는 일자리를 쓸모 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1950년대를 돌아보라. 당시 부자들은 91%의 세금을 냈고, 정부는 그 세수로 교육에 투자했다. 선순환이었다. 다시 돌아갈 수 있고 바꿀 수 있다. 공동체에서, 소셜네트워크에서 여러분들이 조직화된 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가 세상을 바꾸는 방식은 진실을 알고, 그 진실을 나누어서, 함께 행동으로 옮기자는 것이다. 장관을 지내고 대학교수를 하고 있는 자신이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것이다.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 &lt;사진출처:뉴욕타임스&gt;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 <사진출처:뉴욕타임스>

여기 세상을 바꾸려는 또 한 사람이 있다. 그는 라이시 교수가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바로 그 테크놀로지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이다. 그는 지난 5월 개발자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굶어 죽는 것은 우리에게 음식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 문제를 해결할 소프트웨어가 없어서이다. 테크놀로지는 할 수 있는 것의 1%만 이루었을 뿐, 그 잠재력은 질병, 안전. 환경, 가난을 해결할 수 있다. 기술의 진보는 제로섬이 아니다. 컴퓨터공학이 세계빈곤을 해결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제3세계에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구글의 '룬(loon)' 프로젝트. /&lt;사진출처:구글&gt;
제3세계에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구글의 '룬(loon)' 프로젝트. /<사진출처:구글>

그는 2006년 자선단체 ‘구글닷오알지(Google.org)’를 만들어, 구글 플루트렌드(google.org/flutrends)를 내놓았다. 검색엔진에서 독감과 관련한 검색 데이터를 수집해 플루가 발생할 지역을 예보해주는 것이다. 구글어스를 통해 기후변화를 추적했고,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한다. 최근에는 헬륨 풍선에 무선 인터넷 장비를 달아 날린 뒤, 아프리카 등 인터넷 소외지역에 무료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룬(loon)’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그가 세상을 바꾸려는 방식은 테크놀로지를 통한 것이고, 그에게 자선의 개념은 테크놀로지를 통해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그리고 또 한 사람, 똑같이 테크놀로지 출신이지만 래리 페이지와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이 있다. 바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다. 그는 최근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래리 페이지의 방식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만일 당신이 말라리아로 죽어가고 있다면, 하늘에 떠 있는 풍선이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어린 아이가 설사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웹사이트가 얼마나 그 고통을 덜어줄 수 있겠는가? 물론 나는 디지털혁명을 믿는 사람이다. 하지만, 말라리아에 대해 어떤 것을 하겠다고 직접적으로 말할 수 없는 한, 의미가 없다.”

그는 ‘구글닷오알지(Google.org)’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그뿐이었고, (자선에 관한 한) 문을 닫아버렸다. 그들은 지금 핵심사업만 하고 있는데, 그것으로는 가난을 해결할 수 없다.”

빌 게이츠가 부인과 함께 만든 '빌앤메린다 게이츠 재단' 홈페이지.
빌 게이츠가 부인과 함께 만든 '빌앤메린다 게이츠 재단' 홈페이지.

빌 게이츠는 래리 페이지와는 정반대이다. 그는 1994년 재단을 만들어 지금까지 261억 달러(약 29조원)을 기부했다. 개도국 빈민들이 질병에서 벗어나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직접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는 일 년에도 몇 번씩, 다섯 살이 되기 전에 4분의 1이 사망하는 나라들을 찾아다닌다. 2018년까지 소아마비가 사라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후 말라리아와 홍역을 없앨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가난한 나라 아이들의 사망률이 잘사는 나라 수준으로 내려온다면, 또, 미국 도시 아이들과 시골 아이들 사이에 평등한 교육기회가 제공된다면, 그것이 나에게는 성공이다”고 말했다.

"세상 헛살았다"는 로버트 라이시, 왜 영화를 만드는가?

이 세 명의 거인들은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을 좀 더 평등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누구의 방식이 더 옳은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다만, 광화문에 촛불이 꺼질 줄 모르는 우리 현실에서는 이 세 가지 모두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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