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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밥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

['데이터 마이너'의 세상읽기]남성 종말의 서곡?

데이터 마이너의 세상 읽기 머니투데이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입력 : 2013.08.15 06:35|조회 : 8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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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수십억건의 소셜 빅데이터에 나타난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관찰해 의미있는 정보를 이끌어내는 '데이터 마이너(Data Miner)'의 눈으로 세상 이야기를 색다르게 풀어보고자 합니다. 우리의 미래는 현재의 일상 속에 녹아있기에 데이터 마이너는 일상을 보면 다가올 세상을 읽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남자들이 밥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
최근 예능의 대세라면 단연 ‘아빠 어디가’, ‘진짜사나이’, ‘나혼자 산다’, ‘꽃보다 할배’ 등 남성들만을 관찰한 이들 프로그램들을 꼽습니다. 남자의 일생을 연대기처럼 보여주고 있으니 이쯤 되면 실시간 생중계되던 사나이의 삶을 다룬 영화 '트루먼 쇼'를 방불케 하네요.

위 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은 어리거나 나이 든 ‘남자들’이 ‘여자 없이’ ‘일상적인 무언가’를 해나간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먹방’은 빠질 수 없는 요소로 화룡정점이 됩니다. 정리해보면 결국 ‘남자들이 모여서 밥해 먹는’ 프로그램이 대세라는 것이군요.

남자들이 밥해먹는 것이 왜 재미있을까요.

세계의 많은 국가들은 문명화 단계와 투쟁을 거치며 남성 위주의 사회가 되었습니다. 힘이 세고 싸움 잘하는 남성이 아무래도 더 많은 권력을 가지게 되겠지요.

피터 매캘리스터의 ‘남성 퇴화 보고서’에 의하면 1987년 일본 궁도 5단의 아시기와 유이치는 120m 떨어진 과녁을 향해 쏘는 전통 활쏘기 대회를 재현해 100번 중 9번 적중시킨데 반해, 1830년 열다섯살의 코쿠라 기시치는 100번 중 94번 맞췄다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무를 숭상해 힘을 키우는 것이 큰 가치로 여겨지던 당시에는 10대 소년도 체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단순한 힘보다는 사고하고 소통하는 힘이 더 큰 성과를 가져오는 현대에는 힘과 근육을 사용하는 능력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죠.

남자가 곧 잘 하던 ‘힘 잘 쓰고 싸움 잘하던’ 덕목은 산업혁명과 무인 공격기 같은 첨단 무기의 출현으로 그 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남성들의 강점이 점점 퇴색되면서 여성들의 강점이 강조되는 사회로 움직여갑니다.

소셜 빅테이터 상에서도 지난 몇 년간 남성에게 ‘귀엽다’라는 감성이, 여성에게 ‘멋있다’, ‘쿨하다’와 같은 감성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는 ‘멋진’ 남자, ‘예쁜’ 여자와 같은 기존의 전통적인 사고가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렇다 보니 지금까지 남성은 밖에서 생산을 담당하고 여성은 안에서 내조와 살림을 담당해야 한다는 전통의 분업이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겠지요.

2012년 한국 20대 여성 고용률(58.8%)이 20대 남성 고용률(57.3%)을 앞질렀습니다. 남녀 급여의 불균등과 불황기 저임금 일자리의 증가를 감안하더라도 여성 고용률의 꾸준한 상승은 앞으로 사회의 변화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4억9000만건 이상의 블로그를 보면 아빠보다 엄마에 대한 언급이 228%나 많습니다. 우리는 산업화의 단계를 거치면서 생산을 맡은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사치처럼 느껴지는 세월을 보낸 것입니다. 우리 머리속에 아빠의 자리가 점점 줄어들게 된 것이죠. 그러다보니 가족 및 자녀와의 애착이 적어진 남자는 이혼에 더욱 취약해 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가정적인 아빠를 일컫는 ′프렌디(Friendy)′ 문화가 생기게 된 이유를 이제 이해하시나요.

애리조나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이혼한 남성은 기혼 남성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31% 높은 반면 여성의 경우는 같은 수치가 18% 높다고 합니다. 남성이 이혼에 따른 위험을 더 많이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남성 위주의 사회속에서 여성에 의해 보살펴진 남성이 섭생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람에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되고 결국 생존기간이 줄어들게 된다는 설명을 통해 이해될 수 있겠지요.

가족은 일상의 역할을 나누면서 힘들거나 어려울 때 서로를 보호해 주는 울타리가 돼줍니다. 하지만 최근 사회가 변화하면서 가족의 역할이 줄어들고 개인이 중요해 지면서 각자 살아남기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강박이 커지기도 하지요.

우리는 지금 남성들이 모여 밥을 해먹는 프로그램이 예능의 대세가 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남녀평등이 거론되고 안팎의 일에 대한 구분이 없어지면서 남자가 여자에게 ‘먹는 일’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되면 남자들은 독자적으로 생존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위기(?)를 감지하고 있는 사회가 영리하게도 이렇게 외치고 있는 듯 합니다.

"남자들이여, 살아남기 위해서 밥하는 법을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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