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82.58 690.81 1125.80
▼17.98 ▼11.32 ▼2.8
-0.86% -1.61% -0.25%
메디슈머 배너 (7/6~)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 (10/18)
블록체인 가상화폐

藥 대신 문자메시지로 말라리아 잡았다고?

[김신회의 터닝포인트]<16>노바티스, 새 영역 개척엔 뚜렷한 목표의식이 관건

김신회의 터닝포인트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입력 : 2013.08.26 06:00
폰트크기
기사공유
편집자주세계적인 기업들이 겪은 '성장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일종의 '케이스스터디'라고 해도 좋겠네요. 위기를 황금 같은 기회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스위스 바젤에 있는 노바티스 본사. /사진=블룸버그
스위스 바젤에 있는 노바티스 본사. /사진=블룸버그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제 주장이 센 사람들이 여럿 모이면 일이 꼬인다는 뜻이다. 배가 가야할 곳이 미지의 영역이라면 혼란은 더 커지기 쉽다.

다방면의 조직과 전문가가 참여한 '생명을 위한 문자메시지'(SMS for Life) 프로젝트의 성공이 더 돋보이는 이유다.

'생명을 위한 문자메시지'는 말라리아 퇴치 프로그램의 하나로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중심이 돼 2009년 말 시작된 프로젝트다.

세계 최대 말라리아 치료제 생산업체인 노바티스는 그 이전부터 자체 프로그램 아래 아프리카에 말라리아 치료제를 지원하고 있었다. 문제는 약이 더 필요한 가난한 오지에는 치료제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공급망이 열악한데다 현지 정부 기관들의 통제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노바티스의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은퇴를 앞두고 있던 짐 배링턴은 IT(정보기술)로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에서도 이미 쓰임새가 커진 휴대전화가 공급망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확신했다.

회사 내에서는 자금 조달이 어려울 뿐 아니라 다른 기관들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관료주의 장벽에 부딪힐 수 있다며 말리는 사람도 많았지만 배링턴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배링턴은 끝내 2009년 1월에 별도 사무실을 내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회사 안팎에서 지원군을 모으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노바티스에서 3명을 비롯해 영국 이동통신회사 보다폰과 IBM, 구글에서 각각 한 명씩의 전문가를 확보할 수 있었다.

배링턴은 이어 말라리아 치료제 공급에 어떤 문제점이 있고 잠재적인 해법은 뭔지 명확하게 정리했다. 프로젝트 파트너들을 쉽게 납득시키기 위해서였다.

전략은 적중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은행 등과 협력하고 있던 말라리아 퇴치 국제 협력단체인 'RBM'(Roll Back Malaria)이 적극적으로 프로젝트를 지지하고 나섰다. 덕분에 배링턴은 더 많은 파트너와 자금을 모으고 IBM, 보다폰, 구글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탄자니아는 시범국가가 되는 데 선뜻 응해 이 나라 정부 관리와 보건 전문가 등도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마침내 2009년 10월 프로젝트 시작 9개월 만에 탄자니아에서 말라리아 치료제가 부족할 가능성이 가장 큰 3곳에 시범 시스템이 도입됐다. 매주 지역 보건담당자들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중앙에 약의 재고 현황을 보고하면 전자지도에 나타난 재고 부족 지역에 치료제를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구글의 전자지도와 인터넷 기술이 큰 도움이 됐다.

'생명을 위한 문자메시지'의 위력은 대단했다. 평균 79%에 달했던 말라리아 치료제 품절률은 시범 프로그램 6개월 만에 26%로 떨어졌다. 효과를 확인한 탄자니아 정부는 이 시스템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생명을 위한 문자메시지'의 활용 범위도 넓어졌다. 진단시약을 비롯한 다른 의약품은 물론 혈액을 공급하는 데도 쓰이게 됐고 노바티스는 신흥시장의 유통·판매망을 관리하는 새 모델을 갖게 됐다.

배링턴이 '생명을 위한 문자메시지'를 위해 나선 것은 일종의 영역파괴였다. 어찌 보면 아프리카의 의약품 수급난은 IT업무를 총괄하는 CIO와 무관한 사회문제였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그가 미지의 길을 가는 데는 많은 기관과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자칫 산으로 갈 수 있었던 배링턴의 배가 목적지에 도달한 것은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그는 확고한 문제의식과 해결책으로 잠재적인 파트너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