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수 장관 "문·이과 폐지 공론화에 의의"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2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 방안(시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6학년도까지는 현행 대입제도의 틀을 유지하되 일부 손질하고, 2017학년도부터는 대입제도를 바꾸기 위해 검토할 수능개편안 3가지를 제시한 것이 핵심 내용이다. /뉴스1=이광호 기자.

수능체제 개선안 후보 중 하나로 '문·이과 완전 융합안'을 포함시킨 것과 관련, 서남수 교육부 장관(사진)은 "공론화를 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27일 말했다.

서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열린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공론화 과정을 통해 (문·이과 폐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고 하면 어떤 방식으로 언제부터 도입하느냐 하는 문제는 추가로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 방안을 결정할 때는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우리 교육의 미래,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확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서 장관과의 일문일답.

-문·이과 통합안은 2017학년도를 기준으로 할 게 아니라 장기적인 차원에서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문·이과 통합 부분은 수능체제를 상당히 많이 변화시키는 내용이라서 처음 논의될 때부터 상당히 깊이 고민을 해 봐야 될 문제라는 측면에서 검토됐다. 그런데 우리나라 고등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생각하면 적어도 이 시점에서 한 번 공론이 필요한 문제가 아니냐 하는 쪽으로 연구위원회(대입제도 발전방안 연구위원회)에서 의견이 모아졌고, 우리도 그 점에 대해 공감하게 됐다.


이번 시안에 포함된 것은 문·이과 구별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과 현행 시스템을 크게 바꾸는 데에 따른 부담 증가 문제 등을 가지고 한 번 공론화를 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수준별 수능을 한 해만 시행하고 폐지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수능체제를 너무 자주 바꾼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수준별 수능은 사실 처음 발표될 때부터 여러 가지 문제제기가 있었다. 또 모의고사 시행과정이나 이런 데서 상당히 문제제기가 많이 돼서 고등학교와 대학 입장에서 모두 시행상 어려움이 많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래서 이번에 연구위원회에서 원래 취지는 좋은 뜻에서 출발했지만 우리 교육 현실에서 수준별 수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는 쪽으로 결론 내렸다.

-어떤 기준으로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것인가
▶그동안 국사교육과 관련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했는데 역시 역사교육을 강화하는 여러 방안 중 수능시험에 반영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하지 않냐는 의견들이 지배적이었다. 교육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찬성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그래서 수능시험에 대해서 3개 복수안을 마련하면서도 한국사를 반영하는 것은 단일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수능체제 개편안 중 현행 골격을 유지하는 방안이 최우선 고려 대상으로 정해졌다. 어떤 이유 때문인가.
▶연구위원회에서 3개 안을 제시했을 때 특정안을 전제로 하기보다는 방안들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공론화 과정을 통해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냐는 쪽으로 얘기가 됐었다.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현재 시험제도, 대입제도를 크게 바꾸는 것에 대해 항상 불안하고,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현행 제도의 골격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지금 시안에 포함된 것처럼 제1안(문·이과 구분안)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명시하게 됐다.

-대입전형에 성취평가제 도입을 연기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성취평가제는 교육적 필요성이나 의미가 상당히 크다. 다만 우리나라 풍토에서는 대입정책과 연결되는 과정에서 당초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내년부터 시행해서 2년 이상 데이터를 축적한 뒤 상대평가와 성취평가를 비교하면서 분석을 한다면 2016년도에 가서 여러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 제도를 잘 정착시키기 위해서도 대입과 바로 연결시키기 보다는 내용을 충실히 파악해서 결정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런 의견에 상당한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수능체제 개선안 3가지가 있는데, 제시되지 않은 4안이나 다수의 안을 섞은 절충안이 나올 수 있는지.
▶기본적으로 시안이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조합도 가능하다. 합리적인 방안이 나올 수 있다면 다양한 방법이 검토될 수 있다. 그런데 아마 3가지 안의 큰 골격에 대해 중요한 의견들이 주어지지 않을까 싶다. 제시된 의견을 토대로 최종안을 결정할 것이다. 예를 들어 국영수는 이쪽 안으로 하고, 탐구는 다른 안으로 하는 것도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 논의 과정과 공청회를 거치면서 그런 부분도 충분히 논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한 의견이 없으면 3개 안 중에서 하나가 결정될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평준화 교육에 수월성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현 정부의 교육부는 편중화와 수월성이라는 측면에서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고, 이번 대입제도에 어떻게 반영했나.
▶교육정책을 결정하면서 어떤 이념적 지향성을 가지고 정책을 판단하지 않고 있다. 대입제도 개선안은 현장에서 제기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 분석을 바탕으로 해서 어떻게 개선을 할 것이냐는 차원에 마련한 것이지, 특정한 이념적 지향성을 가지고 마련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