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100.56 702.13 1128.60
보합 8.16 보합 11.95 ▲0.1
+0.39% +1.73% +0.01%
양악수술배너 (11/12)KMA 컨퍼런스 배너 (11/9~11/22)
블록체인 가상화폐

돈 쓸어 담던 삼성물산 옛터, 지금은?

문화예술골목으로 거듭난 대구 공구골목에 가다

머니투데이 조은아 기자 |입력 : 2013.08.30 17:22|조회 : 6673
폰트크기
기사공유
삼덕상회 내부 모습/ 조은아기자
삼덕상회 내부 모습/ 조은아기자


깡 깡 깡! 날카로운 쇠망치 소리와 기름 냄새로 가득한 대구 북성로 공구골목.

대구역네거리의 대우빌딩에서 달성공원 아래 삼성물산의 전신 삼성상회 옛터까지 1㎞ 남짓 거리엔 거리 양쪽으로 산업공구를 파는 점포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1970~1980년대 전성기 시절 넘치는 돈을 주체 못해 쌀가마니에 돈을 쓸어 담았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골목이다.

인파로 북적이던 골목에 녹이 슬기 시작한 것은 IMF 이후부터다. 수많은 공구상이 도산했고, 공구골목은 점차 쇠락의 길을 걸었다. 온라인 주문이 보편화되면서 여기에 발 빠르게 대응한 곳들은 여전히 잘나가지만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문을 닫은 업체도 많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공구골목에서 자랐다는 김영복 영화종합상사 사장은 “예전엔 가게 밖에 줄이 길게 서 있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지만 요즘은 하루에 전화를 포함, 방문객이 50~60명 정도 된다. 우리야 워낙 오랜 시간 장사를 해 왔기 때문에 거래처가 탄탄하지만 가게 유지가 쉽지 않은 곳도 많다”고 요즘 분위기를 전했다.

공구박물관 전경/ 조은아기자
공구박물관 전경/ 조은아기자


사진전, DIY강좌 등 다양한 즐길거리 자랑

최근 공구골목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공구골목을 방문한 8월 17일의 최고 기온은 36도. 불볕더위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었지만 뜨거운 햇살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구골목을 찾는 사람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물건을 보러 온 공구상 손님도 있었지만 젊은 관광객도 많았다. 삼덕상회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문화예술인들이 골목에 자리를 잡으면서 나타난 변화다.

허름한 공구상이던 삼덕상회는 낡은 건물을 뜯어고쳐 예쁜 카페로 재탄생됐다. 일제 강점기시대에 계획된 북성로의 특성을 살려 일본식 가옥 형태로 리모델링했다. 북성로 일대 건물은 일제 강점기 당시 거리에서 차지하는 건물 폭에 따라 세금을 매긴 탓에 건물 폭이 5m 안팎으로 좁은 대신 문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는 특이한 구조로 되어 있다.

공간 특성을 활용해 아기자기한 카페로 거듭난 덕분에 공구거리 한가운데라는 생뚱맞은 위치임에도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이 많다.

삼덕상회를 운영하는 고원화 씨는 “올해 3월 가게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처음엔 다과만 팔았지만 요즘엔 사진이나 그림 전시회도 열고 있다. 앞으로도 이곳을 젊은이들을 위한 전시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삼덕상회 프로젝트는 공구박물관 설립으로 이어졌다.

삼덕상회를 개조하며 쏟아져 나온 공구들과 공구상가 기증품들을 모아 박물관을 세운 것. 북성로와 태평로 경계 지점에 위치한 공구박물관은 공구골목 100년의 역사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녹슨 볼트와 너트, 드라이버 등 각종 공구들로 1층이 가득 채워져 있다.

한때는 산업화의 첨병이었지만 낡고 녹슬었다는 이유로 버려져야 한 근현대의 흔적들을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엔 구전으로 내려오던 ‘도면만 있으면 탱크도 만든다’는 말을 현실에 옮겨 놓은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 대구 지역 예술가들이 공구골목에서 기증받은 물품들을 한 데 모아 탱크 전시물을 제작했다. 기술적 난관에 부닥칠 때면 공구골목의 터줏대감 할아버지 기술자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다. 공구골목이었기에 가능한 시도였다.

공구박물관을 기획한 권상구 도시만들기지원센터 사무국장은 “대구 공구골목은 일종의 기술생태계라고 볼 수 있다. 공구골목 내에서는 모든 게 가능하다. 재료도 구할 수 있고 이를 가공하는 장비와 기술력도 있다”면서 “이러한 기술생태계를 활용해 다양한 문화·예술적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다미방 형식의 2층에선 각종 워크숍이 열린다. 올해 하반기엔 커피머신 DIY 강좌 개최를 기획하고 있다. 권 국장은 “기술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세대들에게 기술의 가치를 전달하려 한다. 기술은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체득하는 노하우가 되어야 한다. 공구박물관의 기획 의도도 여기에 있다. 공구골목 기술생태계를 기반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꾸려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TECH&beyond 9월호에서)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