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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리닝, 나이키·아디다스 따라하기 어렵네

[김신회의 터닝포인트]<18>리닝, 짝퉁 전략의 역풍

김신회의 터닝포인트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입력 : 2013.09.10 08:10|조회 : 7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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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세계적인 기업들이 겪은 '성장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일종의 '케이스스터디'라고 해도 좋겠네요. 위기를 황금 같은 기회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 리닝 매장에서 점원이 쇼윈도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 리닝 매장에서 점원이 쇼윈도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중국산 제품하면 많은 이들이 이른바 짝퉁이라고 하는 '산자이(山寨·모조품)'를 떠올린다. 한때 동아시아 문화 중심지로 찬란한 장인기술을 자랑했던 중국이 짝퉁 천국이라는 오명을 갖게 된 것은 경제개방의 부작용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이 많다.

물밀듯이 들어온 글로벌 기업들에 맞서자니 그들의 제품과 경영전략을 베끼는 게 가장 쉬운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거듭난 중국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소득 수준에 따라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 여파로 짝퉁 이미지가 강했던 중국 기업들은 역풍을 맞기도 했다.

대표적인 회사가 중국 최대 스포츠 브랜드업체 리닝(Li Ning)이다. 이 회사는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6개의 메달을 딴 중국 체조선수 리닝이 1990년 자신의 이름을 따 설립했다.

중국이 30여년 만에 처음 출전한 하계 올림픽에서 일약 체조영웅으로 떠오른 리닝의 이름값은 초창기에 그야말로 순풍으로 작용했다. 회사 설립 10년 만인 1999년 리닝의 매출은 7억위안으로 세계 1·2위 브랜드인 나이키(3억위안)와 아디다스(1억위안)의 중국 매출에 비할 게 아니었다.

하지만 중국 중산층의 소비력이 커지면서 외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져 판세가 역전되기 시작했다.

중국 베이징이 2001년 2008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면서 상황이 나빠졌다. 당초 리닝은 대중 브랜드로 중국 2·3급 도시를 장악하고 있었고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전문 브랜드로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중국을 휩쓴 올림픽 바람은 스포츠 브랜드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두 시장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위기감을 느낀 리닝은 결국 경쟁사의 마케팅 전략을 답습하게 된다.

우선 브랜드의 얼굴을 내세우는 전략이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각각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와 같은 스포츠 스타를 내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나이키는 류시앙(육상), 리나(테니스), 야오밍(농구) 등 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과도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리닝은 설립자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다. 체조영웅 리닝을 전면에 내세울수록 중국인들 사이에서 리닝은 체조 전문 업체라는 인식이 커졌다.

리닝은 스포츠 경기 후원에도 적극 나섰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각각 야구와 축구에 집중하는 식이었다. 리닝은 다이빙과 체조 등 중국이 전통적으로 강한 종목을 선택했는데 야구나 축구만큼 젊은이들의 관심을 사지 못했다.

리닝은 2004년 홍콩증시 상장 이후 NBA 로고와 소속 선수들을 중국 내 마케팅과 광고에 활용하기도 했지만 비용 부담으로 별효과를 보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회 후원도 아디다스에 밀려 성사되지 않았다.

리닝의 로고와 슬로건도 호응을 얻지 못했다. 리닝의 영문 머리글자인 'L'자를 늘어뜨린 로고는 나이키 로고와 비슷하다는 비난을 샀고 '뭐든지 가능하다'(Anything is Possible)는 슬로건도 나이키의 '그냥 해라'(Just Do It)와 다를 게 뭐냐는 반응이었다.

리닝은 2010년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를 공략하겠다며 새로운 로고와 슬로건을 선보였지만 오히려 기존 고객들을 소외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리닝이 같은 해 단행한 가격 인상도 역효과를 냈다.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은 리닝의 품질이 나이키나 아디다스만 못하다고 했고 기존 고객들은 다른 중저가 브랜드로 눈을 돌렸다.

그 결과 2008년 중국 매출로 아디다스를 앞섰던 리닝은 2010년 다시 뒤쳐졌다. 2011년 매출도 나이키(20억달러), 아디다스(17억달러), 리닝(14억달러) 순이었다. 지난해에는 상장 이후 첫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이 회사 주가는 2010년 4월 정점 대비 80%나 주저앉았다. 무분별한 경쟁사 따라 하기로 그나마 있던 주력 시장을 잃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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