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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페이스북은 중산층의 적인가?

[유병률의 체인지더월드] <62> 실리콘밸리 전설적 투자가의 경고

유병률의 체인지더월드 머니투데이 실리콘밸리=유병률 특파원 |입력 : 2013.09.16 04:54|조회 : 28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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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모리츠 세콰이어캐피탈 공동창업자가 지난 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lt;사진:씨넷&gt;
마이클 모리츠 세콰이어캐피탈 공동창업자가 지난 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씨넷>

어떻게 보면 우리는 구글 검색을 할 때마다 매번 구글로부터 돈을 받아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구글의 주된 수익이 광고를 판매하는 것인데, 구글이 광고를 팔 수 있는 밑천은 우리가 열심히 구글을 이용해주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 내 소식을 올릴 때도, 트윗을 날릴 때도 마찬가지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시간을 공급하고, 우리의 데이터를 제공했기 때문에 이들 회사는 천문학적 돈을 번다.

그렇다고 이들 회사가 세상을 위해 고용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다. 엄청나게 번 돈을 개인소득으로 쫙쫙 뿌려서 승수효과를 일으키는 것도 아니다. 자동차를 만드는 포드의 종업원이 많을 때는 70만 명에 육박했지만, 구글은 통틀어 4만 명뿐이다. 오히려 소매유통, 미디어 등 전 산업에서 고용을 몰아내는 효과가 더 크다.

마침 실리콘밸리의 한 전설적 투자가가 IT회사들에 대한 이런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건드렸다. 마이클 모리츠 세콰이어캐피탈 공동창업자는 지난 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13’ 행사 연설에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데이터 공장(data factory)’들은 중산층(middle class)을 만들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테크놀로지 회사들을 데이터 공장이라고 불렀고, 이 공장들이 모든 것을 바꿔놓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혁명 때 진짜 공장들이 수많은 사람들을 고용해서 월급을 주고, 사람들이 그 돈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말이다.

그는 시사주간지 ‘타임’의 기자 출신으로 1986년 세콰이어를 설립해 세계에서 가장 큰 벤처캐피탈(VC)로 만들었다. 그는 억만장자가 즐비한 실리콘밸리에서 자선을 아는 몇 안 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 자신도 구글 애플 페이팔 야후 페이스북 등 데이터 공장들에 초기에 투자해 실리콘밸리를 만든 주인공이다.

그런데도 그는 “이런 데이터 공장들이 창업가들에게는 황금시대를 선사하는지 몰라도,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삶을 고달프게(tough)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막 테크놀로지와 데이터를 이용해 회사를 만들어보겠다며 꿈에 부푼 수천 명 스타트업(초기벤처) 창업가들 앞에서 말이다.








물론 그는 테크놀로지가 주는 선물에 대해 얘기했다. “데이터 공장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킥스타터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서 우리가 연결되고, 자신의 상품을 팔고, 자신의 프로젝트에 펀딩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제 회사를 만드는데 큰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데이터 공장들은 ‘자기 혁명(personal revolution)’을 도모할 수 있는 수단과 플랫폼을 제공한다. 창업가들에게는 황금시대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황금시대(golden age)'가 실상 많은 사람들에게는 '도금시대(gilded age·겉만 황금빛으로 칠한 듯한 시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테크놀로지) 서비스들은 수많은 데이터와 돈을 테크놀로지 거인들에게 집중시킨다. 돈은 이런 거인과 그 일부 직원들에게 집중될 뿐, 전통적인 공장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배분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모든 사람들에게 삶은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인 가운데 30%가 풀타임 직업이 없는데, 앞으로 10년 후 60%가 그럴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경력을 만들어갈 기술이나 창업가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더 힘들어질 거라는 것이다. 당신과 나는 그래도 운이 좋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이 아니라면 삶이 고달파졌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질문을 창업가들에게 던졌다. “(데이터 공장들이 만들어내는) 이런 식의 변화가 지속가능 할지 자문해봐야 한다. 우리가 지금처럼 미들 클래스 일자리를 없애고 부를 집중하는 것이 계속 가능할지, 아니면 피라미드의 아랫부분을 약화시키면서 결국에는 세계적인 붕괴를 초래할지 말이다.”

그의 말처럼 실리콘밸리는 매일 어마어마한 혁신을 만들고 있지만, 그 혁신의 이면은 그리 아름답지 못하다. IT기업이 한번씩 주식 상장을 할 때마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주민들은 더 가난한 동네로 밀려난다. 집값과 집세,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대규모로 감원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더 젊고, 더 신기술로 무장한 사람들을 뽑아 들인다. 사람과 기술이 항상 더 새로운 것들로 채워져야 돌아가는 곳이다. 새로운 것이 없으면 쓰러지고 마는 두발 자전거와 같다.

실리콘밸리 덕분에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가 됐지만 동시에 빈부격차가 가장 심한 나라가 되기도 했다. 빈부격차는 테크놀로지 부자들이 대거 생겨난 최근 수년간 더 커져서 1%가 부의 20%를 차지하고 있는데 20세기 초반 (일부 기업가들 세상이었던) 도금시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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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정부 관계자 등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 실리콘밸리를 찾고 있다. 창조경제 열풍, 창업 열풍 때문이다. 마치 실리콘밸리가 창조경제의 모든 열쇠를 쥐고 있는 보물 상자인 듯이 말이다. 미래, 창조, 창업, 인터넷, 정보, 글로벌 등이 이름에 들어간 대한민국 모든 기관들이 이곳에서 수많은 비슷한 사업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물론 실리콘밸리 데이터 공장들의 성공비결은 배워야 한다. 어쨌든 이게 대세이니까. 하지만 테크놀로지 혁신의 이면 즉, 중산층이 사라지고 일부에게만 창업의 결실이 쏠리는 현상을 간과한다면 창조경제의 끝은 그리 아름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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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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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이지연  | 2013.09.17 11:57

재밌는 기사다ㅋㅋ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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