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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어차피 자식 인생 책임 못 진다

[영화는 멘토다]40. '블링링'+'괜찮아 3반'

영화는멘토다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입력 : 2013.09.18 10:11|조회 : 1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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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가 사라진 시대다. 스승도 함께 사라졌다. 존재 자체가 아예 없어졌단 게 아니라 역할이 변질돼 축소됐단 얘기다. 현대 사회에서 아버지와 선생님은 생존경쟁에 필요한 물질적 지원과 지식을 주는 이로 전락해버렸다. 요즘엔 전통적인 의미에서 아버지와 스승의 역할을 책이나 TV에 나오는 학벌 좋고 스타일 좋은 멋진(?) '멘토'들이 일정 부분 대신하기도 한다.

옛말에 '군사부일체'라고 했다. 민주주의시대에 거의 사라진 왕들을 제외하면, 아버지와 스승은 어떤 면에선 일맥상통하는 존재이기도 했다. 권위 억압 강제, 뭐 이런 이미지다. 요즘 사회에서 아버지와 스승은 그야말로 예전 전근적대인 가부장시대의 진부하고 형식적인 존재쯤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버지나 스승은 여성우위 시대와 욕망과 생존만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본주의 시장시스템의 구조 뒤에서 그냥 쉽게 포기해 버릴 수 있는 존재가 절대 아니다. 아이들의 기본적 욕구를 모두 보살펴 주는 어머니와 잘 쌓은 '스펙'들이 우리 삶에서 절대 해결해주지 못하는 부분에 그들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고 해도 말이다.

아버지는 어차피 자식 인생 책임 못 진다
#. 영화 '블링링'은 역설적인 의미에서 아버지의 중요성을 깨닫게 만들어 주는 영화다. 프랜스시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할리우드 스타의 집에 무단으로 칩입해 300만 달러에 달하는 현금과 명품을 훔친 간 큰 10대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이 10대들은 유명인의 삶과 명품을 동경하는 것 외에도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로 부성의 결핍이다. 아이들은 모든 걸 다 해주는 능력있는 커리어우먼 어머니와 살지만 새 아버지와 불화를 빚거나, 일에 바쁜 아버지와는 별다른 대화 없이 어머니가 해주는 가식적이고 표피적인 홈스쿨 교육을 받거나,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어머니와 함께 학교를 이리저리 옮겨 다닌다.

아이들에게 삶에 필요한 여러 덕목들을 바로 옆에서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아버지의 존재가 없다보니, 그들이 오로지 동경하는 건 화려한 삶과 유명해지고자 하는 욕망 뿐이다. 리더의 자질을 쌓고자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고 자랑하면서도, 정작 그 나라 이름조차도 제대로 모르는 소녀 니키(엠마 왓슨)를 보면 그야말로 헛웃음이 나온다. 영화는 미국의 이야기지만 한국이라고 뭐가 다를까.

아버지는 어차피 자식 인생 책임 못 진다
#. 명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열연을 펼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처럼 극적이진 않다. 아주 잔잔하다. 하지만 절대 뻔하지는 않다.

영화 '괜찮아 3반'(감독 히로키 유이치)은 책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적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엔 사지가 없이 전동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담임 아카오 선생과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의 소박한 사계절이 펼쳐진다.

오토다케가 직접 연기한 아카오 선생은 첫날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도와달라"고 말했다가 동료 교사에게 면박을 당한다. 아이들을 도와줘야 하는 교사가 어떻게 거꾸로 도와달라고 말하냐는 질책이었다. 아카오 선생은 기존의 권위적인 교사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심을 담아 아이들을 대한다.

아카오 선생은 비록 사지가 없어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많지만, 아이들은 그런 가운데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심이나 결과보다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 등 행복한 삶에 필요한 가치들을 배워 나간다.

#. 예전 아버지와 스승은 범접하기 힘든 존경의 대상이자, 언젠간 따라 잡아야 하는 극복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그 모습도 일정 부분 바뀔 필요가 있다.

가부장시대에 아버지와 스승은 그야말로 '마스터'의 의미가 좀 더 강했지만, 세상이 바뀐 지금은 아이들의 바로 옆에서 삶에 대해 함께 고민해주고 조언해주는 방향으로 변해가야 한다. 물론 진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 좋은 교육이 될 것이고.

최근 인터넷 SNS에 작자 미상의 '40대에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글귀가 돌았다. 그 가운데 눈에 더 들어온 대목이 있었다.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려고 하지마라. 어차피 못한다. 어릴 때 많이 사랑해줘라.' 괜히 항상 심각하던 나를 뜨끔하게 만드는 구절이었다. 치열한 생존경쟁을 핑계로 외면했던 아이와 한 마디라도 더 따뜻한 대화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개인적으로 해당되지 않지만, 주말에 골프를 많이 치는 중년 아버지들에 대한 철학자 러셀의 조언도 떠오른다. "현대 도시의 중산층 가정에서 아버지의 자리는 좁다. 특히 아버지가 골프를 친다면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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