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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 최태원의 '운명'

박종면칼럼 더벨 박종면 대표 |입력 : 2013.09.23 06:17|조회 : 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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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시대상황 또는 시절 운이라는 게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이 성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인생은 개인의 노력과 재능이라는 씨줄과 시대 흐름 또는 운이라는 날줄이 합쳐서 직조된다”는 말에 공감이 갑니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도 있지만 살아보면 노력이나 재능 같은 씨줄보다 시대상황이나 운, 팔자 같은 날줄의 위력이 더 강할 때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요즘 대한민국 대기업 총수들의 시련과 고난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개월째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것을 비롯 한화의 김승연 회장, CJ 이재현 회장, 태광 이호진 회장, 그리고 LIG 구자원 회장과 구본상 부회장이 구속 기소돼 감옥살이를 하고 있거나 병보석중입니다. 앞으로 몇몇 총수들이 이 대열에 더 합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기업사에서 정치적 비상시국을 빼면 이렇게 많은 대기업 오너들이 구속 기소된 적은 없습니다. 세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봐도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 살리기니 기업 투자 촉진이니 하는 얘기들은 공허하기만 합니다.

유독 몇 년 새 대한민국 대기업 총수들의 비행이 늘어났거나 그들이 더 사악해진 게 아니라면 이는 결국 시절 탓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총수들도 자신의 운명이나 팔자를 언급하게 되는 것입니다.

최태원 SK 회장은 이달 초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방법이 없음을 답답해하면서 “이게 운명이라면 받아들이겠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에 앞서 김승연 한화 회장도 비자금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자신의 팔자가 세서 이렇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운명은 무엇이고, 팔자는 무엇입니까. 이에 관한 최고의 고전은 ‘주역’입니다. ‘주역’의 괘 중에는 ‘택수 곤(澤水 困)’괘가 있습니다. 돌멩이가 나뒹굴고 가시덤불 투성이의 들판에 갇혀있는 괘입니다. 공자는 이 괘를 ‘갇히지 않아도 될 곳에 갇혀 있으니 이름에 욕됨이 있으며 머물지 않아도 될 곳에 머무르고 있으니 몸이 위태롭다’고 해석했습니다. 욕되고 위태로워 죽기에 이르렀고 아내조차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 감옥살이를 하거나 병보석중인 대기업 총수들의 신세가 바로 이렇지 않겠습니까.

본래 곤란에 직면하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곤란에 빠진 것은 스스로 자초한 것으로, 지혜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혜는 없으면서 도모하는 것이 크면 예외 없이 불행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주역’에서는 우선 참으라고 합니다. 화를 참아야 할 뿐 아니라 어떤 수모도 다 견뎌내야 합니다. 그래야 상황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사나운 운수를 알아채고 일단 숨어라고 합니다. 다음에 기회를 엿봐 일을 도모하기 위해서입니다.

‘주역’의 기본 원리는 ‘궁즉변 변즉통(窮則變 變則通)’입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변화가 생기고 해법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수모를 참고 견디고 노력하다 보면 살길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스스로 일어서고, 스스로 분발하는 것입니다. 공자가 ‘주역’을 공부한 뒤 내린 결론은 세상에는 절대적인 길흉도, 절대적인 선악도, 절대적인 좋고 나쁨도 없다는 것입니다. 불행이 지나면 행운이 온다는 뜻입니다.

SK 한화 CJ 태광 LIG 등 그룹 총수가 가시덤불 투성이의 들판에 갇혀있는 기업들에도 이 원리는 예외 없이 적용될 것입니다. 광풍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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