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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8년만에 집단소송 '꿈틀', 증권가 '벌벌'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박소연 기자 |입력 : 2013.10.0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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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집단소송 신청에 대해 법원이 9월 들어서만 2건의 허가를 냈다. 동양증권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투자한 개인들의 집단소송 움직임에 직면한 가운데 증권업계는 법원의 잇딴 집단소송 허가에 우려의 눈초리로 보내고 있다.

동부증권은 1일 공시를 통해 2011년 1월 씨모텍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 등 186명이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한 집단소송에 대해 지난달 27일 법원이 허가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당시 씨모텍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286억8000만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유상증자 후 2개월이 지난 3월 하순, 씨모텍은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 판정을 받아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최대주주 나무이쿼티의 256억원 횡령·배임혐의에 자본잠식 등이 겹치며 같은 해 9월에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이재철씨를 대표 당사자로 하는 원고들은 2011년 1월에 씨모텍 유상증자 당시 동부증권이 나무이쿼티의 재무구조가 부실하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이를 허위로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최대주주 나무이쿼티의 부실을 알았다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후 거래정지 및 상장폐지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서울남부지법은 동부증권의 1개 행위가 미치는 영향이 원고 전체에 미친다는 점을 인정, 집단소송을 허가하기로 했다. 이번 판결은 그간 사문화됐다는 지적을 받아온 집단소송제도가 최근 들어 잇따라 활용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에서 집단소송 관련 법안은 2005년 1월부터 시행된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이 유일하다. 이 법은 자본시장법에서 규정하는 발행신고서와 정기보고서 허위기재, 불공정거래 및 미공개정보 이용 등 부정행위 등에 대해서만 집단소송을 허가하고 있다.

또 50인 이상의 피해자들이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해야 하고 이들이 보유한 주식의 총 수가 10만분의 1 이상이어야 하며 반드시 변호사를 통해서만 소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요건을 두고 있다.

아울러 허가 1심에 대해 당사자가 불복할 경우 허가심은 2심(고등법원), 3심(대법원)의 결정을 거쳐야 한다. 3심에서 최종적으로 집단소송에 대한 판결이 내려진 후에야 본안소송이 진행된다. 본안소송 역시 허가1~3심과 별도로 1심부터 시작한다. 이 결과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원고가 최종적으로 손해배상을 받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상당히 길어진다.

이 때문에 최근까지 8년 9개월간 집단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단 4건에 불과했다. 이 중 1호 집단소송인 진성티이씨 건의 경우 파생상품 키코(KIKO) 관련 손실을 재무제표에서 누락시켜 주가폭락을 야기했다는 이유로 2009년 4월에 제기됐다. 이에 대해 수원지방법원이 2010년 2월 소송허가를 내렸다. 하지만 이 건은 본안소송까지 진행되지 않았다. 본안소송으로 가기 전에 회사측과 주주가 화해했기 때문이다.

2호 사건인 RBC(캐나다왕립은행) 관련 ELS(주가연계증권) 소송에 대해서는 허가 1, 2심에서 기각결정이 내려졌고 현재 대법원에 허가3심이 계류돼 있다. 3호는 동부증권 대상 씨모텍 주주들의 집단소송이며 4호는 도이치은행을 대상으로 한 ELS 투자자의 집단소송이었다.

이 중 RBC, 도이치은행을 대상으로 한 집단소송의 경우 이들이 백투백헤지(위험관리 및 운용업무)를 담당한 ELS의 기초자산을 특정일에 대량으로 매도해 수익률을 조작, ELS 투자자들이 원활하게 수익금을 조기상환, 만기상환받지 못하도록 했다는 이유로 제기됐다.

3호, 4호 집단소송의 관할법원은 각각 서울남부지법, 서울중앙지법으로 지난달 27일과 11일에 각각 투자자들의 집단소송 신청을 받아들였다.

동부증권에 대한 집단소송에서 원고 측을 대리하고 있는 송성현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는 "증권집단소송법이 만들어진지 8년이 지났음에도 실제 활용된 경우는 매우 적었다"며 "최근 법원들이 잇따라 집단소송에 대해 허가결정을 내린 것은 그만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법원에서 집단소송 허가결정을 받은 동부증권과 도이치은행은 해당사안이 최종적으로 집단소송 본안소송으로 전개되면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집단소송의 경우 최종 소송참가자와 손해배상액을 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집단소송 최초 제기시점에 임시적으로 원고의 숫자와 배상액을 제출한다"며 "이후 본안소송으로 가면서 참가자가 늘어날수록 피고인 증권사 등이 물어야 할 금액은 눈덩이처럼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실제 동부증권의 경우 이번 소송에 참여한 주주의 수와 소송가액은 각각 186명, 10억원이지만 한누리 측이 잠정추산한 피해주주의 수는 4972명, 피해액은 150억원대에 이른다.

한편,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이 집단소송을 제기할 생각으로 접수받고 있는 회사채와 CP 피해사례는 이날까지 총 1만500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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