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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원초적 인간의 감정을 노래에 싣다

[이언주 기자의 공연 박스오피스]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이언주의 공연 박스오피스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입력 : 2013.10.11 12:35|조회 : 6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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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LG아트센터에서 초연하며 크게 호평 받았던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가 지난 9일 앙코르공연의 막을 올렸다. /사진제공=LG아트센터
2011년 4월 LG아트센터에서 초연하며 크게 호평 받았던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가 지난 9일 앙코르공연의 막을 올렸다. /사진제공=LG아트센터
'우리는 왜 노래를 할까?'

굳이 이런 질문을 던져본 적이 없다면 그건 지극히 당연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분이 좋으면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일의 즐거움과 능률을 높이기 위해 노동요를 부르고, 죽음 앞에서는 곡을 하기도 한다. 말로 벅찬 감정이 생길 땐 운율을 타게 되고 자연스럽게 몸이 움직이기 마련이다.

음악극 형식을 표방한 서재형 연출의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를 보면 이 같은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이 완벽하게 드러난다. 감정이 고조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음악은 배경음악이 아닌 주체로서 극을 이끈다. 녹음된 음향이나 오케스트라 연주 대신 배우가 입으로 내는 바람소리나 새소리, 피아노 소리 등을 사용했다. 극중 14명의 코러스는 공연 내내 독창·중창·합창을 하며 사건의 증인이 되기도 하고 오이디푸스의 고통을 함께 느끼기도 한다. 그 장식 없는 자연스러움의 미학으로 때론 속삭이고 때론 장엄하게 객석의 가슴을 두드렸다.

연극과 음악, 무용 등 종합무대예술로서의 모든 요소가 갖춰졌지만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총체적으로 전해졌다. 노래와 말, 춤과 움직임의 경계가 모호한 채 물 흐르듯 연결될 뿐이었다. 애쓰지 않은 듯 담담하게 균형을 이룬 이 공연이 사실은 얼마나 철저한 계산으로 나온 결과인지는 직접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시적이면서도 산문적인 대사, 공간과 소리의 울림, 배우들의 동작 하나하나와 내쉬는 작은 호흡마저 모든 것이 섬뜩할 만큼 치밀했다.

무대도 LG아트센터의 1000석에 달하는 객석을 통째로 비우는 대신 간이의자 350개를 무대 위에 앉혀 가변형의 블랙박스 소극장으로 바꿨다. 실제로 이 작품이 공연됐던 고대 그리스 원형 무대로 관객들을 초대한 것이다. 이 과감한 시도는 관객들을 극 속에 긴밀하게 끌어들였고 코러스나 군중의 일부로 느끼게끔 했다.

지름 8m의 원형 무대 천장에는 육면체 스피커와 수십 개의 백열등이 걸려있고, 세트라고는 주변에 놓인 피아노 4대와 문, 욕조, 난로뿐이다. 또 조명이라는 양념 없이도 이야기의 시간과 장소, 초점은 끊임없이 바뀐다. 배우들의 움직임과 배치를 달리 하는 것만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이번 작품의 특별한 힘이다.

오페라 연출가인 김학민 경희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이 공연은 음악·연극·무용 등을 실험적으로 섞어 만들었던 이태리 초기 오페라의 모습을 닮았다"며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아주 정교하게 그려냈고, 노래와 마이크를 사용했지만 말로만 표현한 그리스 비극 보다 더 그리스 비극답다"고 평했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저주 받은 왕의 비극, 누구나 아는 고전이긴 하나, 이 음악극은 분명히 새롭게 태어난 창작인 셈이다.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한 인간에 대한 연민과 함께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하도록 이끈다. 초연 이후 2년 반을 기다려 다시 만난 이 작품은 '명불허전' 그 자체였다.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원작 소포클레스, 연출·무대·조명 서재형, 작곡 최우정, 대본·가사 한아름. 오는 20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 전석 5만원. (02)2005-0114.

△출연 박해수 박인배 임강희 이갑선 임철수 오찬우 김선표 김준오 박지희 김정윤 이천영 김재형 인진우 김혜인 지석민.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14명의 코러스가 주체가 되어 극을 이끈다. /사진제공=LG아트센터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14명의 코러스가 주체가 되어 극을 이끈다. /사진제공=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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