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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의 체인지업]프로야구 ‘수석코치 잔혹시대’ 왜?

2013 프로야구 감독 중도경질은 없었는데... 코치들은 우수수

장윤호의 체인지업 머니투데이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입력 : 2013.10.19 09:29|조회 : 1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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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말죽거리 잔혹사’라는 영화 제목이 떠올랐다. ‘잔혹사’는 잔인하고 혹독한 역사를 말한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에 천신만고 끝에 2패 후 3연승을 거두고 플레이오프에 진출, 서울 라이벌이자 잠실의 ‘한 지붕 두 가족’ LG와 한국시리즈 행 티켓을 다투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1위팀 삼성은 두산과 LG가 가지고 있는 전력을 다 소모하기를 기다리며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어쨌든 넥센이 탈락하고 두산과 LG 중 한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2013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4팀은 그래도 행복하다.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2연승을 거둔 넥센이 연장 승부가 펼쳐진 잠실 3차전에서 3연승으로 끝낼 기회가 분명히 있었다. 한편으로는 홈구장 잠실에서 2승2패로 균형을 맞춘 두산은 5차전을 9회 정규이닝으로 마무리하고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준비해야 마땅했다.

두산의 마지막 수비 9회말 2사1,2루에서 두산 용병 구원투수 니퍼트가 넥센의 한국프로야구 최고 타자 박병호와 정면승부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한번 붙어보겠다고 덤볐다가 중월 동점 3점 홈런을 허용한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특히 볼카운트 스리볼에서 니퍼트가 던진 공이 패스트볼이었다는 것은 한국프로야구 리그 최고 타자 수준을 그가 무시한 것이었는지 실투인가, 아니면 포수 리드가 그랬는지, 벤치의 정면 승부 사인이 났는지 확인하고 싶을 정도였다.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규칙 적용을 잘못한 것 같은 상황도 나왔다. 다행히 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의를 제기한 전문가들은 없었다. 해설가들이나 야구 전문 기자들 중 아무도 문제를 삼지 않았다. 누구에게인가 다행인지는 모르나 해당 주자의 득점이 이뤄지지 않아 더 이상 논란 없이 지나갔다.

2013 프로야구의 특징 중 하나는 감독의 중도 경질이 없다는 점이다. 시즌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최하위에 머문 한화 이글스의 김응룡감독도 계약 기간인 내년까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 전 삼성과 2강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에 참가한 NC 다이노스에 뒤진 8위에 머문 KIA도 선동렬감독과 함께 3년 계약 마지막 해인 2014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포스트시즌의 강자 SK도 이만수 감독에게 기회를 더 주기로 했고, 김시진감독을 영입했으나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 역시 감독에게는 신상 변화가 없다.

어쨌든 성적 부진에 대해 감독이 책임을 지게 된 구단은 없다. 어쨌든 감독들은 불안한 평화를 누리는 중이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확한 통계 수치를 가지고 있지는 않으나 역대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수석 코치가 희생양이 된 경우가 많이 생겼다. ‘말죽거리 잔혹사’가 떠오르면서 한국프로야구에 ‘수석코치 잔혹시대’가 열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이유이다.

↑ KIA 이순철 수석코치.
↑ KIA 이순철 수석코치.

KIA는 페넌트레이스 종료를 앞두고 이순철 수석코치에게 재계약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이순철 수석코치는 선동렬감독의 친구이다. 따라서 이순철 수석코치의 경질은 선동렬 감독의 판단으로 보기는 어렵다.

구단 차원에서의 결정으로 이해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다른 코치들도 KIA 유니폼을 벗었고 새롭게 영입된 코치도 있다. 어쨌든 현재까지 KIA는 후임 수석코치 발표를 하지 않고 있으나 한대화 2군 감독이 맡게 될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KIA 구단은 왜 이순철 수석코치와 재계약 하지 않기로 했을까?

통상적으로 팀에서 수석코치의 임무는 감독과 코치, 그리고 선수들 간의 유기적인 소통을 이끄는 것이다.

SK 구단도 이광근 수석코치와 재계약 하지 않았다. 그리고 성준 투수코치에게 수석코치를 맡겼다. SK가 야심 차게 영입한 맥스 베너블, 용병 타격코치와의 재계약도 포기했다. 맥스 베너블 타격 코치는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플로리다에서 마무리 훈련을 할 때 SK에 인스트럭터로 고용됐다가 정식 타격 코치 계약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연수한 이만수 감독이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쨌든 SK는 코칭스태프를 재정비하면서 이광근 수석코치에게도 무엇인가 책임을 물은 모양새가 됐다.

지난 해 페넌트레이스 막판 넥센에서 해임된 김시진 감독을 영입했으나 결국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 역시 권영호 수석코치를 2군 감독으로 내려 보내고 권두조 2군 감독을 1군 수석 코치로 불러 올렸다.

이러한 변화 역시 김시진감독의 의지인지 구단의 판단인지 확인할 수는 없다. 그나마 권영호 수석코치는 보직만 바뀌고 실업자가 되지는 않았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를 볼 때 성적이 부진한 팀이 수석코치를 경질한 사례를 찾기 쉽지 않다. 수석코치가 그 정도로 책임이 있는 자리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추신수가 활약한 메이저리그 신시내티는 피츠버그와의 와일드 카드 결정전 단판 승부에 패하자 계약 기간 1년이 남은 더스티 베이커 감독을 해임했다. 구단은 당초 타격코치를 먼저 경질하려고 했는데 베이커 감독이 월트 자케티 단장(GM)에게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누구에게 물으려 한다면 나도 해고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013 시즌 페넌트레이스 중반이었던 8월 필라델피아 찰리 매뉴얼 감독이 전격 경질됐고 시즌 막판이었던 10월1일 시카고 커브스의 데일 스웨임 감독이 해고됐다. 필라델피아는 박찬호, 시카고 커브스는 임창용이 함께 해 우리 팬들에게도 가깝게 느껴지는 구단들이다.

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는 성적이 부진한 구단의 ‘감독’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프로야구에서는 느닷없이 ‘수석코치’들이 팀을 떠났다.

오랜 기간 야구를 취재하면서 처음으로 접하게 된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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