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수익률 좋은데"… 5억원 없는 개미는?

토종 헤지펀드가 양호한 수익률을 거두자 개인투자자들도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개인에겐 5억원 이상으로 규정된 최소투자 금액이 진입장벽.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헤지펀드 대신 글로벌 헤지펀드 ETF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운용보수가 낮고 수익률 차이는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레인자산운용의 1호 헤지펀드 '백두'은 지난해 9월 설정 이후 수익률이 지난 10일 처음으로 30%를 넘어서는 등 토종 헤지펀드들이 시장 출범 2년6개월만에 빛을 보고 있다.

현재 국내 26개 헤지펀드 중 연초 이후 수익률 기준(14일 기준)으로 마이너스를 내고 있는 헤지펀드는 7개에 불과하다. 26개 헤지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은 3.07%에 불과하지만 성과가 좋은 브레인자산운용의 백두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명장 아시아 엑스재팬'은 16%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헤지펀드도 운용전략별 차이는 있지만 유레카 헤지(Eureka Hedge)의 헤지펀드 인덱스를 통해 간접추정한 올들어 8월까지 수익률이 3.15%다. 안팎으로 헤지펀드 수익률이 연초이후 1.07% 상승하는데 그친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초과하고 있는 것.


문제는 한국형 헤지펀드에 가입하기 위한 최소금액이 5억원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겐 문턱이 높다는 점이다.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정하기도 하고 사모형태라 수익률부터 전략까지 폐쇄적으로 운용된다는 점도 헤지펀드의 문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헤지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글로벌 헤지펀드 ETF를 통해 투자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ETF 중 헤지펀드 인덱스를 추종하거나 헤지펀드전략을 추구하는 ETF를 선별하면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헤지펀드 ETF는 일반 ETF와 동일한 구조를 지니고 거래소에 상장돼있어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특히, 일반 펀드처럼 가입절차나 기준이 없고 운용보수도 헤지펀드보다 저렴하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설정액 상위 15개 글로벌 헤지펀드의 운용보수는 1.0~4.5%인 반면 헤지펀드 ETF의 운용보수는 0.5~1.9% 수준. 여기에 헤지펀드는 운용실적에 따라 성과 보수가 추가 부과되기 때문에 같은 운용성과를 내도 실제수익률은 ETF보다 낮아진다.

현재 글로벌 헤지펀드 ETF는 약 40여개. 이 중 이벤트전략과 전환사채 투자를 병행하는 SPDR 바클레이즈 캐피탈 컨버터블본드(CWB)가 16억6700만달러로 설정규모가 가장 크다. 멀티전략을 추구하는 IQ헤지 멀티-스트래티지 트래커(QAI)와 롱숏전략을 실행하는 프로쉐어즈 크레디스위스 130/30(CSM)가 그 뒤를 잇는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설정액 상위 10개 헤지펀드 ETF의 트레킹 에러(추적 오차)는 평균 0.31%로 크지 않고 운용보수를 고려하면 ETF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며 "다만 헤지펀드 ETF에 투자할 때는 유동성을 중요한 선택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