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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 NSA 도청..'조작의 계절'

김재동의 틱, 택, 톡 머니투데이 김재동 기자 |입력 : 2013.11.0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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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함정'에서 메그레경감으로 분한 장가방.
영화 '함정'에서 메그레경감으로 분한 장가방.
바람이 차졌다. 바람따라 낙엽도 흩날린다. 우중충한 비가 내리지 않아도 가을은 스산하다. 그런 스산한 길을 덩치 큰 남자가 걸어간다. 중절모에 트렌치코트의 깃을 세우고, 담배연기가 흘러나오는 파이프를 문 채... 그 남자의 이름은 매그레다.

가을이 깊어 가면 이 길 저 길에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남자의 이미지가 있다. 동서추리문고로 조르주 심농을 읽었던 소싯적 이후로 이어지고 있는 연례행사다.

프랑스 추리작가 조르주 심농의 주인공. 180센티미터가 넘는 키와 100킬로그램에 육박하는 커다란 덩치에 트렌치코트를 걸치고 파이프를 문 중년의 남자. 그 매그레를 읽던 시절 언제나 영화 ‘시실리안’의 리노 벤추라나 장 가방의 모습이 연상됐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리노 벤추라는 아니었어도 장 가방은 ‘매그레, 덫을 놓다(Maigret tend un piege, 1958)’, ‘생피아크르 사건(Maigret et l'affaire Saint-Fiacre, 1959)’등 영화 속에서 실제로 매그레 역을 맡았었다. ‘그 영화 보고 말리라’는 다짐도 이 계절이면 찾아오는 개인적인 연례행사의 하나가 되었다.

심농이 쓰고 매그레가 해결한 이야기중 ‘타인의 목’(La Tete d’un homme)이란 사건이 있다. 누명쓴 사형수를 사형집행 하루 전 탈옥시켜 진범을 잡아내는 이야기다. 이 대담한 모험을 형사반장 매그레는 자신의 목을 걸고 진행한다.“사람 목숨이 중합니까? 스캔들이 중합니까?”하면서. 이러저러해서 마침내 진범을 잡아낸 매그레가 사건을 설명한다. “이번 사건의 특징은 근본적으로 조작된 사건! 바로 그겁니다”

지난달 30일 법원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공소내용변경을 허용했다. 당초 공소장에 넣었던 국정원 직원들의 인터넷 댓글에 추가로 밝혀진 5만 5000여 건의 트위터를 통한 정치개입까지가 더해졌다.

국정원 수사 과정에서 외압을 느꼈다는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으로부터 불거져 ‘검찰 자중지란’이란 국감스캔들을 일으켰던 그 공소장 변경이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진 것이다. 원세훈 전 원장측에선 “국정원장에게 통보도 않고 국정원 직원들을 체포한 것은 국정원직원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했지만 법원은 공소내용변경을 허용했다. 확실히 이번 사건의 근본은 ‘조작’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 침묵을 지키던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달 31일 마침내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인만큼 정확히 의혹을 밝히고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지난 10월 12일부터 15일까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에선 세계탐사보도 총회가 열렸다. 여기 참석한 뉴스타파측에 따르면 이 총회의 주인공은 단연 영국 가디언지의 글렌 그린왈드 기자였다고 한다. 미국 국가안보국의 35개국에 대한 무차별 도청을 폭로한 주인공. 그린왈드 기자는 CIA와 NSA에서 컴퓨터 기술 요원으로 근무했던 에드워드 스노든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대해 미 국가안보국 키스 알렉산더 국장은 지난달 30일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유럽 정보기관들도 전화기록 등에 접근하고 있으며 이 기록을 NSA와 공유한다”고 말했다.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미국과 우방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당연히 할 일 이었다는 주장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국정원이, 대북심리전단이라 이름붙은 조직을 은밀하게 활용해 여론을 조작하고, 전세계 민주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미국정부가 자국민과 우방국민을 비밀리에 도청하고.. 민주주의가 조작되고 있다.

타인의 목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을 걸고 조작된 진실을 밝혀낸 매그레처럼 뚝심있게 진실을 밝혀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사람들이 부쩍 필요한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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