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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레트, 인도서 '면도운동' 벌인 사연은?

[김신회의 터닝포인트]<25>질레트 '셰이브 인디아 무브먼트' 입소문 마케팅

김신회의 터닝포인트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입력 : 2013.11.12 14:24|조회 : 8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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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레트 '면도 마라톤'(Shaveathon) 행사 모습. /사진='셰이브 인디아 무브먼트' 페이스북 계정
질레트 '면도 마라톤'(Shaveathon) 행사 모습. /사진='셰이브 인디아 무브먼트' 페이스북 계정


세계 최대의 면도기 회사 질레트가 소비재기업 프록터앤드갬블(P&G)에 인수된 뒤 인도 진출에 속도를 내던 2005년의 일이다. 질레트는 당시 3중 날 면도기 '마하3'로 선진국 시장을 장악한 채 새 시장을 넘보고 있었다.

인도 시장은 질레트가 군침을 삼킬만 했다. 면도할 나이가 된 인구만 4억명이 넘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휩쓴 2008년까지 인도 매출은 좀체 늘지 않았다.

문제는 인도 남성 대부분이 저렴한 2중 날 면도기를 선호한다는 것이었다. 질레트 인도법인이 파악한 바로는 면도를 하는 인도 남성의 80%가 2중 날을 썼다. 그뿐 아니었다. 저가 면도기로 얼굴을 베기 일쑤였던 인도 남성들이 면도를 기피하게 된 것이다. 인도에서는 어느 새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는 게 유행이 돼 있었다.

면도를 하지 않게 된 인도 남성들에게 '깔끔하고 매끄러운 면도'라는 질레트의 구호가 먹힐 리 없었다.

가격과 유통 전략도 문제였다. 인도에서 '마하3'의 가격은 흔한 2중 날 면도기보다 최대 50배나 비쌌다. 처음 면도기를 잡는 이들에겐 너무 큰 부담이 됐다. 게다가 질레트는 허가를 받은 소수의 소매상하고만 거래했다. 자연히 질레트의 시장은 부유한 도시지역으로 제한됐다.

질레트는 2008년에 20%대에 머물던 인도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겠다고 마음 먹고 결단을 내렸다. 우선 '마하3' 가격을 2중 날 면도기의 3배 수준으로 낮췄다. 더 많은 인도인에게 '마하3'를 쥐어주기 위해서였다. 질레트는 날을 제외한 부품을 최소화해 가격을 맞췄다.

신흥시장을 겨냥한 저가제품 '질레트가드'도 선보였다. 가격은 기본 제품이 33센트, 교체용 면도날 카트리지가 8센트로 흔히 쓰는 2중 날 면도기와 비슷했지만 성능은 더 좋았다.

제품 포장도 단순화했다. 덕분에 제품 가격은 더 싸졌고 소규모 행상들도 제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됐다. 질레트는 도매상들을 조직해 작은 소매상에 제품을 공급하도록 했다.

가격과 제품 포장, 유통 정책의 변화와 더불어 전문가들은 질레트의 인도 실적이 급격히 개선된 데는 무엇보다 마케팅의 힘이 컸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게 2009년부터 시작된 '셰이브 인디아 무브먼트'( Shave India Movement)다. 우리말로 '인도 면도 운동'이다.

질레트는 인도 여성의 77%가 깔끔하게 면도한 남성을 선호한다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내세워 그야말로 '면도 운동'을 펼쳤다. 2009년 말에는 인도 남성 2000명이 한 날, 한 장소에서 '마하3'로 면도를 하는 '면도 마라톤'(Shaveathon) 행사를 열었고 이듬해엔 발리우드(인도 영화산업) 여배우들을 앞세워 면도를 하지 않는 남자들은 게으르다고 몰아세웠다.

질레트의 마케팅 여파로 인도 내 페이스북을 비롯한 각종 미디어에서는 '깎느냐 마느냐'를 놓고 열띤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사이 '마하3'의 매출은 8주일만에 500% 급증했고 시장점유율은 40%까지 올랐다. 현재는 인도에서 팔리는 면도기 3개 가운데 2개가 질레트 제품다.

질레트의 마케팅 전략은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면서 영향력이 큰 '입소문 캠페인'의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면도기에 관심을 갖도록 화제를 잘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대표 제품의 가격을 낮추면서 저가 제품을 별도로 내놓은 것도 수요 기반을 넓혀 수익을 늘리는 데 주효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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