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회수율 100% 초과 논란.. 전기 원가는 얼마?

전기의 원가는 얼마일까. 전기요금으로 원가를 맞출 수 있을까. 전기요금 원가회수율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가 21일부터 전기요금을 평균 5.4% 올리기로 정하면서다. 특히 6.4%로 인상률이 가장 높은 산업용 전기 원가회수율에 대한 논란이 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산업계에선 이번 인상안이 과도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요금을 더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기요금은 전기 공급에 소요된 총괄원가를 보상하는 수준에서 결정되는 것이 원칙이다. 총괄원가는 적정원가와 적정 투자보수로 구성된다. 적정원가는 전기의 생산과 공급을 위해 사용된 적정 비용이다. 적정 투자보수는 전기의 생산보급을 위해 투자된 자산에 대한 적정한 보수를 말한다. 원가회수율은 총괄원가 대비 전기요금 수익으로 계산된다.

이같은 기준에 따라 한국전력공사가 산정한 이번 전기요금 인상 요인은 평균 8%가 넘었다. 지난해 기준 원가회수율이 88.4%에 그쳤기 때문이다. 정부는 비정상적인 원전 가동 정지일수 증가에 따른 인상요인은 해당 공기업이 부담토록 했다. 한전은 자산 매각, 성과급 반납 등의 조치를 취해 원가인상요인을 최대한 흡수했다. 전기요금 인상률 5.4%는 이렇게 정해졌다.

◇산업계 "원가회수율 이미 100% 넘었다"

전경련은 곧바로 논평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전경련은 산업용 전기요금의 원가이익회수율이 2011년 말 94.4%였고, 올해 1월에는 100%까지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한전이 지급한 배당금을 근거로 들었다. 전경련에 따르면 한전은 원가회수율이 90%를 넘었던 2006년과 2007년 각각 6210억원, 4669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영업이익이 발생한다는 것은 원가를 회수했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또 한전의 원가회수율 산정에 포함되는 적정 투자보수와 법인세 비용은 원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적정 투자보수와 법인세 비용이 한전 총괄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16.7%이므로, 한전의 원가회수율이 약 90% 이상이면 흑자라는 계산이다.


전경련은 "(전기요금이 원가보다 싸다는) 오해에 기초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과도하게 인상할 경우 산업 활동이 타격을 입고 사회적 갈등이 확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원가회수율은 90%대 중반…사회적 비용 고려하면 더 떨어져

산업부의 입장은 정반대다. 한진현 산업부 차관은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하면서 "산업용 전기의 경우 원가회수율이 90% 중반 수준에 그쳐 있다"고 말했다. 100원 상당의 전기를 팔면 5원 이상 손해를 본다는 말이다. 한 차관은 또 "원전 안전성 강화나 앞으로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 송전선로 건설 등 사회적 비용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 생산에 필요한 비용이지만 현재 원가로 산정되지 않은 부분들을 원가에 포함하면 실질적인 원가회수율은 오히려 지금보다 더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 원전 1기를 짓는 데는 3조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원전해체 및 환경복구, 사용 후 핵연료 처분에도 상당한 금액이 소모된다. 신재생에너지도 시설 건축과 기술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발전소와 송전선로 건설 등 전기 생산을 위해 필요한 비용이 많은데 이런 부분은 원가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산업용 전기는 아직도 많이 싼 편"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지속적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의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 차관은 "전기와 전기 이외 에너지의 상대가격은 상당히 왜곡돼 있다"며 "향후 지속적인 상대가격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