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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드레스' 미래 입는 컴퓨터계 패션 아이템?

[팝콘 사이언스-㉖]SF영화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HCI 기반 '입는 컴퓨터' 개발 치열

류준영의 팝콘 사이언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입력 : 2013.11.23 08:30|조회 : 13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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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영화 속에는 숨겨진 과학원리가 많다. 제작 자체에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물론 스토리 전개에도 과학이 뒷받침돼야한다. 한번쯤은 '저 기술이 진짜 가능해'라는 질문을 해본 경험이 있을터. 영화속 과학기술은 현실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상용화는 돼있나. 영화에 숨어있는 과학이야기.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연구동향과 시사점을 함께 확인해보자
영화 '헝거게임2'의 한 장면/사진=롯데시네마
영화 '헝거게임2'의 한 장면/사진=롯데시네마

SF 판타지 액션 블록버스터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이 올 겨울 극장가를 찾는다. 속편이지만 전편보다 더 만듦새가 뛰어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건강미 넘치는 '액션 여전사' 제니퍼 로렌스의 호연, 남성관객들이 이 영화를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로 충분하다. 이주말 '친구2'(17.2%, 22일 기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를 따돌리고 예매율 1위(21.6%)에 올랐다.

헝거게임은 동명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가상의 독재 국가 판엠을 무대로 소녀 캣니스(제니퍼 로렌스 분)가 고난과 역경과 이겨내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소설은 전 세계적으로 3700여 만부의 누적 판매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원작 인지도가 낮은 탓이었을까. 지난해 4월 국내 개봉 당시 6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전 세계 39개국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하며, 총 7400억원의 수익을 거둔 대작이다.

헝거게임 속편의 흥행조짐도 예사롭지 않다. 개봉 첫 주 해외 시네마타운에서 1786억원을 벌어들였다. 1편의 놀라운 흥행 저력이 2편에서도 이어질 조짐이다.

헝거게임2는 전편 대비 2배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콘스탄틴' '나는 전설이다'를 흥행시킨 프란시스 로렌스가 헝거게임의 새 수장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편에서 판엠이 공포정치 일환으로 만든 생존게임(헝거게임)에 참여한 캣니스가 기존 게임 규정을 허물고 공동우승을 이끌어내자 이를 실시간 중계로 지켜본 민중들 사이에선 혁명의 불꽃이 서서히 타오른다.

속편은 변화의 낌새를 감지한 판엠 독재자가 캣니스를 없앨 방법을 고민하다 역대 헝거게임 우승자들끼리 '왕중왕'전을 치르는 일을 꾸민다는 내용이다.
영화 헝거게임2의 한 장면/사진=롯데시네마
영화 헝거게임2의 한 장면/사진=롯데시네마

이 영화는 현실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투영한다. 영화비평가들 사이에서도 헝거게임은 "너무나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영화"라는 지적이 많다. 찬사와 비평이 엇갈린다.

지난해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헝거 게임'를 언급하며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서로 잔인하게 공격한다"며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비판한 일화는 꽤 유명하다.

이런 에피소드를 만들어 온 만큼 감독은 정치·사회상을 풍자하는 영화 정체성을 고스란히 살리기 위해 무진장 애를 쓴 흔적이 스크린 곳곳에서 투영된다. 특히 '혁명의 불꽃'을 상징하는 미래 특수의상을 차려 입은 주인공의 경기장 입성 모습을 매우 인상 깊게 그렸다.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한 만큼 민중의 혁명 정신을 가장 자연스럽게 나타낼 수 있는 연출기법일 것이다. 이를 실제로 구현해야 한다면 HCI(휴먼컴퓨터인터페이스)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캣니스의 '불타는 드레스'/사진=롯데시네마
캣니스의 '불타는 드레스'/사진=롯데시네마
캣니스의 '불타는 드레스'는 휘어지고 초경량인 디스플레이가 오밀조밀하게 부착돼 있고 여기에 같은 성질의 배터리가 장착된 입는(웨어러블) 컴퓨터를 연상케 한다.

영화는 어디까지나 그래픽(CG) 기술로 처리한 것이지만, 실제 현실에선 이 같은 기술을 통해 재현해 볼 수 있다.

최근 카이스트(KAIST)에선 휘고 접어도 안전하게 작동하면서 태양열로 충전도 가능한 신개념 배터리를 개발해 이 같은 의상 제작을 한발짝 더 앞당기고 있다.

카이스트 연구팀은 옷으로 사용되는 섬유가 반복적인 움직임에도 변형되지 않는 점에 착안해 배터리에 유연한 특성을 부여했다. 섬유를 기반으로 개발된 배터리는 유연함을 유지할 수 있어 구부림·접힘·구겨짐이 모두 가능하다. 기존 배터리 집전체가 알루미늄과 구리를 사용해 몇 번만 접어도 부러지는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다.

특히 집전체 골격으로 쓰인 3차원 섬유구조는 반복적인 움직임에도 전극물질의 유실을 최소화한다. 또 전지의 구동을 원활하게 해 5000회 이상 접어도 정상적으로 작동된다.

HCI 기술이 지금까지 의료·스포츠과학분야에 적용하는 편중된 모습을 보였다면, 헝거게임은 이를 패션계에서 응용할 경우 시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슬쩍 비춘다.

이 같은 기술 콘셉트를 가장 탐내 하는 곳은 바로 군(軍)이다.

이미 10년 전부터 군복 색상이 전장 환경에 맞춰 보호색처럼 바뀌는 미래 전투복 개발 연구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목적은 병사의 전투력 향상. 예컨대 숲에서는 초록색으로, 사막에선 모래색처럼 변하는 식이다.

하지만 현 미래형 군복 연구는 네트워크와 무게 감량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다. 카멜레온처럼 색이 변화는 군복은 그 다음의 과제이다.

지난 2006년 미 육군은 탄소섬유를 이용해 군장의 무게(50kg)를 절반으로 줄인 기동성 군복을 개발한 바 있다. 본부와 수시로 교신할 수 있는 네트워크 장치 등도 물론 탑재돼 있다. 시뮬레이션 결과 병사 1명이 적군 70여 명을 저지하는 위력을 발휘했다. 미 육군은 랜드워리어를 내년까지 4만5000세트를 제작할 계획이다.

프랑스는 미래 보병전투시스템 구축을 위해 ‘펠린(FELIN)’이란 미래형 군복을 내놨다. 이 군복에 부착된 버튼을 누르면 모든 분대원들이 분대장과 동시에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신속한 작전 지시가 가능해진 것이다.

아직은 초입 단계지만 HCI를 기반한 헬스케어 의류 등장도 머지 않아 보인다.

지난 2012년, 런던마라톤에선 클레어 로머스씨가 로봇다리를 장착하고 16일간 레이스를 펼쳐 결승선을 통과하는 인간 드라마를 연출한 바 있다.

로봇다리는 이스라엘 아르고사가 제작한 '리워크'이다. 2000년부터 개발된 장애인용 보행보조 로봇이다. 근육과 전기신호로 움직임을 미리 읽는 HCI 기술로 이 같은 로봇을 설계했다.

장애인용 편의설비를 아무리 확충한다고 하더라도 직접 걷는 것만 못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신경계 질환이나 사고가 늘고 있어 HCI 기반의 입는 형태 로봇 개발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경우 뇌졸중으로 몸의 한쪽을 사용하기 어려운 반신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보행보조 로봇을 개발 중이다.

올 한 해 동안 선보인 신기술을 되돌아 볼 때 이미 과학기술시장에선 '입는 컴퓨터' 시장의 포문이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련 학회에선 2014년을 '입는 IT 기술'의 춘추전국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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