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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PMC, 크레인이 성공을 들었다놨다?

[김신회의 터닝포인트]<27>中 ZPMC, 과도한 확신이 부른 역풍

김신회의 터닝포인트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입력 : 2013.12.02 07:02|조회 : 9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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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세계적인 기업들이 겪은 '성장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일종의 '케이스스터디'라고 해도 좋겠네요. 위기를 황금 같은 기회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상하이전화중공업(ZPMC)의 크레인이 배에 실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항구로 옮겨지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상하이전화중공업(ZPMC)의 크레인이 배에 실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항구로 옮겨지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꼽은 올해 글로벌 500대 기업 명단에는 중국 기업 89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보다 16곳 늘어난 것으로 미국(132개사) 다음으로 많은 것이다.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를 단 중국 기업은 이제 한둘이 아니다.

주목할 것은 잘 나가던 중국 기업 가운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초고속 성장세로 내로라 하는 글로벌기업들을 제치고 시장 주도권을 거머쥐었던 기업들이 결국 전임자들과 똑같은 문제로 고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크레인 업체인 상하이전화중공업(ZPMC)이 대표적이다. 1992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2001년께 유럽과 북미,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던 크레인 시장에서 선두업체로 부상했다. 시장 점유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린 2008년, ZPMC의 순이익은 업계 평균을 훌쩍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매출은 계속 쪼그라들었고 13억위안(약 2258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냈다. 최근 5년새 상하이종합지수가 19% 오르는 동안 ZPMC의 주가는 31% 추락했다.

ZPMC가 단기간에 업계 선두주자로 떠오른 것은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이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경쟁사들이 예비부품까지 고가로 공급한다는 사실에 주목한 ZPMC는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에 기대 저가 정책으로 경쟁사의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이렇게 거둔 막대한 수익은 제품 혁신을 위한 R&D(연구개발)에 투입됐다. 2004년 업계 최초로 개발한 '더블 크레인'이 그 결실이다. 컨테이너 2개의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더블 크레인'은 컨테이너를 배에 싣거나 항구로 내리는 데 드는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줬다.

가격과 품질, 기술면에서 모두 자신감을 갖게 된 ZPMC는 크레인의 모든 부품을 자체 생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ZPMC가 크레인의 모든 부품에 대한 평생 보증과 함께 공짜 유지보수 서비스를 하게 된 배경이다.

크레인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평생 보증 서비스에 매출은 급증했다. ZPMC는 강력한 매출 증가세에 힘입어 투자를 대거 늘리며 연안 원유시추설비, 특수선, 연안 풍력발전소, 교량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하지만 사업 확장기에 몰아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은 경쟁사들이 겪은 것보다 더 컸다. 우선 사업 영역을 과도하게 넓히려 시도한 게 자충수가 됐다. 연안 원유시추설비 같은 분야는 단순한 자신감이나 자금보다 오랜 기간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다.

ZPMC가 신사업 확장에 열을 올린 것은 그간의 고속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에서였다. 같은 이유로 ZPMC는 중국의 인건비 상승세를 무시하고 대규모 인력을 충원했고 그에 맞는 설비를 확충했다. 이 결과 매출이 줄면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고정비용 비중이 늘어났다.

사후 서비스 비용도 부담이 됐다. ZPMC가 공짜로 제공하는 품질 보증 서비스는 경쟁사들의 수익 창출원이었다.

ZPMC의 사례는 중국 기업의 엄청난 잠재력과 동시에 글로벌 기업들의 실패담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적인 문제점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특히 쉬운 성장은 없다며 성공이 지속되리라고 너무 쉽게 장담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이와 관련해 경영학자 개리 해멀은 '좋은 기업'이 망가지는 것은 '중력' 때문이라며 기업을 쇠락의 길로 이끄는 법칙 3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다수의 법칙'이다. 기업의 몸집이 커지면 성장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늘기 마련인데 기업들은 몸집 불리기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평균의 법칙'. 불어난 몸집을 지탱하려면 평균은 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는 얘기다. 마지막은 기업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하면 수익은 증가세가 둔화되다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수확체감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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