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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설윤석의 재기를 응원한다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더벨 편집국장 |입력 : 2013.12.11 08:00|조회 : 1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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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짜가 있으랴만,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공짜는 과욕과 맞닿아 있는 말이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무언가를 얻으려는 건 지나친 욕심이다. 지나친 건 화를 부른다. 그게 세상의 이치다.

하다못해 신발을 신는 일도 비용이 따른다. 물론 신발은 돈을 주고 사야하지만, 그 기능에 대한 대가는 별도다. 키높이구두나 하이힐이 그렇다. 척추에 무리가 가고 심한 경우 무지외반증이 생긴다. 통증과 병원비가 숨겨진 비용이다.

다이어트식품이나 약물의 오용이 부작용을 낳는 것도 비슷하다. 살 빼는데 지불해야 할 비용은 '절제'와 '땀'이다. 식욕을 참고 운동으로 지방을 태워야 한다. 그걸 돈으로 대체하려다 보니 문제가 생긴다.

친환경 유기농과 신재생에너지. 언뜻 하자 없이 유익해 보이지만, 이 역시 공짜는 아니다. 유기농은 생육이 느리고 수확이 적다. 모든 사람이 유기농 농산물만 먹으려면 아마도 인구의 70~80%를 줄이거나, 하루 한끼 미만으로 먹어야 할 것이다. 무시무시한 비용이 수반되는 것이다. 청정에너지로 꼽히는 바이오연료는 원료가 되는 작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비료와 농약이 오염을 유발한다.

얻거나 지키는 데는 그만한 비용이 든다. 예외가 없다. 비용을 치르지 않고 뭔가를 얻었다면, 그건 불길한 전조로 봐야 옳다. 미지급 비용의 청구서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날아올지 모른다. 그것도 애초의 비용에 불감당의 과징금까지 더해지기 일쑤다.

웅진과 STX에 이어 동양이 무너진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상황이 나빠지면 그에 상응하는 희생을 치르고 기업을 살려야 했다. 오너들은 욕심을 부렸다. 코웨이도, 팬오션도, 매직도 팔아야 할 때 안 팔았다. 어찌 어찌 버티다 보면 대가를 치르지 않고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오판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기업과 종업원은 풍비박산, 오너 스스로도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들이 다시 일어설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9일 대한전선은 채권단의 7000억원 출자전환 동의가 확정됐다. 이로써 창업주 고 설경동회장, 2대 고 설원량 회장, 3대 설윤석 사장에 걸친 설씨 3대의 대한전선 경영도 막을 내리게 됐다.

하지만 설윤석 전 대한전선 사장의 선택은 앞의 기업 오너들과 달랐다. 이미 두달 전 스스로 경영권을 포기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일군 기업을 내놓으며 피와 눈물로 비용을 치른 것이다.

회사를 말아먹은 건 고 설원량 전대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임종욱 전 부회장이었다. 그 역시 '공짜'에 현혹돼 자신과 회사를 망친 케이스다. 그는 과도기의 대한전선 경영을 맡으면서 진로 담보채권을 사들여 3000억원이 넘는 차익을 얻었다. 그 때 숙연하고 신중하게 '불길한 미지급 비용'을 걱정했어야 했다. 그는 쉬 거액을 벌고 난 후 거침없이 투자를 늘리고 돈을 빼돌렸다. 차입금은 눈덩이 처럼 불었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결국 대한전선은 파탄에 이르고, 그 자신도 구속되고 말았다.

이 때부터 설 전 사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해 가혹한 구조조정을 진행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그가 비용을 지불하며 선택한 건 재기의 발판이다. 그는 '도의적'으로 책임진 것이 아니라, 냉정한 사업적 판단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 대한전선을 포기한 대가로 매출 1000억원에 시총 600억원도 안되는 대한광통신을 사업 밑천으로 삼게 됐다.

재벌 오너에서 불확실한 중견기업인으로의 추락을 감내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윤석금, 강덕수, 현재현 등 60대의 오너들도 벗어나지 못했던 게 공짜의 덫이다. 32세의 젊은이가 이 함정을 피한 것만으로도 사업가로서의 재능을 엿볼 수 있다. 그의 재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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