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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름의 시시콜콜]'헤베'를 아십니까

신아름의 시시콜콜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입력 : 2013.12.23 07:00|조회 : 7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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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름의 시시콜콜]'헤베'를 아십니까
"국산 타일의 경우 요즈음은 한 박스당 1.5헤베로 치는 분위기라 통상 두 박스를 1평으로 봅니다"

건물 바닥이나 벽에 붙이는 타일을 시공하려면 평당 얼마나 많은 타일이 필요한지 묻자 국내 한 타일업체 A대표는 '헤베'라는 생소한 단어를 꺼냈다. 건축현장에서 쓰는 전문용어인 것 같긴 한데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 대체 헤베란 무슨 뜻일까.

일본식 표현인 헤베를 우리말로 바꾸면 '제곱미터'다. 수식단위로는 ㎡를 쓴다. 즉, 가로와 세로를 곱한 면적의 개념이다. 이제 용어의 뜻을 이해했으니 A대표가 한 말로 다시 돌아가 의미를 헤아려보자. 한 박스에 1.5㎡ 면적을 시공할 수 있는 타일이 포장되니 이런 박스 두 개면 3㎡, 타일을 붙일 때 필수적인 줄눈 시공면적을 감안해 대략 1평(3.3㎡)을 붙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은 'DIY(손수 제작)'족이라면 건축자재 상점에 들렀다가 이처럼 생소한 용어에 어리둥절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업계 종사자인 상점주인은 자재를 설명하면서 아무 거리낌 없이 내뱉는 말인데 일반 소비자인 손님은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는 소통의 부재가 발생한다.

서울 잠실에 사는 인테리어 DIY족 문 모씨는 "논현동 건축자재거리에 마루를 보러 갔는데 상점주인이 '마사메', '이다메' 등 생소한 단어로 설명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마사메는 곧은결, 이다메는 무늬결이라는 뜻이다.

이같은 상황은 우리 건축, 인테리어 업계에 만연한 일본식 표현의 잔재에서 비롯된다. 발달 초기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의 현대건축은 기술에서부터 자재에 이르기까지 일본어로 된 용어를 그대로 갖다 썼다. 현재 국내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일본식 건축용어는 헤베를 비롯해 루베, 도끼다시, 공구리, 도라이바, 아시바, 동바리, 히노끼, 젠다이 등 수 없이 많다. 이 중 시멘트, 레미콘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일상용어가 돼버린 루베는 세제곱미터(㎥), 즉 부피를 측정하는 단어를 의미한다.

업계 종사자들은 이같은 일본식 표현을 굳이 우리말로 순화해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업계에서 무리없이 통용되는 말인 데다 습관처럼 굳어져 바꾸기도 쉽지 않기 때문. 하지만 '편의성' 때문에 그들만의 언어를 고수하는 것은 인테리어 DIY시장이 커져가는 현 상황에서 아집처럼 비춰진다. 그 언어가 일본식 표현이라면 교정의 필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소비자 시장을 공략해야하는 건축, 인테리어 업계가 진정으로 소비자와 가까워질 수 있는 지름길은 의외로 작은 것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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