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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창작의 고통, 해결될까

[이언주 기자의 공연 박스오피스] 장진 연출· 김준수 주연 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

이언주의 공연 박스오피스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입력 : 2013.12.27 17:30|조회 : 9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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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디셈버'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 김준수가 故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며 객석의 마음을 흔들었다. /사진=이동훈 기자
뮤지컬 '디셈버'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 김준수가 故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며 객석의 마음을 흔들었다. /사진=이동훈 기자
뮤지컬 '디셈버'는 '창작이 이토록 어려운 것인가' '대박 뮤지컬 한 편 나오는 게 이정도로 어렵나'라는 질문에 어쩔 수 없이 "예!"라고 답하게 했다. 그리고 뮤지컬에 있어 음악·연기·이야기, 이 셋 중 어느 하나도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고(故) 김광석의 노래를 엮어 만든 이 뮤지컬은 올해 김광석의 노래를 가지고 만들었던 또 다른 창작뮤지컬 '그날들'과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 인기를 모으면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다. 제작진과 출연진도 빵빵했다. 영화와 연극계에서 작품성·흥행성을 고루 갖춘 이야기꾼 장진 감독의 극·연출, 영화계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김우택 대표의 제작, 3000석 규모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여기에 탁월한 노래실력을 갖춘 뮤지컬계 흥행 보증수표 김준수 배우. 이정도면 충분하고도 넘치는 조건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어느 부분에서 감동을 받아야 할지 도무지 흐름을 탈 수가 없었다. 노래에 끼워 맞추기 급급한 이야기는 장면마다 뚝뚝 끊어지기 십상이고 '설마'하는 순간 '역시' 뻔한 노래가 나오곤 했다. 지나치게 1차원적인 보여주기는 한국 뮤지컬 관객 수준을 이정도로 봤나 싶다.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다 일어서는 순간 '일어나'가 나오고, 노년의 하숙집 주인 내외는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자신이 29세라고 그토록 강조하던 복학생은 어김없이 '서른 즈음에'를 불렀다.

곳곳에서 훅~ 치고 나오는 장진스타일의 유머는 웃음을 자아내긴 했지만 큰 공감을 얻기엔 부족했다. 꽤 많은 객석을 차지한 일본인 관객들이 자막도 없이 그 깨알재미를 이해하기란 무리였다. 김준수가 노래를 부르는 순간 한 번씩 찾아오는 감동 외에 기대했던 김광석 음악의 애잔함과 가슴 뭉클함은 이야기 속에 전혀 녹아들지 못했다. 하지만 김광석의 미발표곡 '12월'을 들을 수 있는 무대였다는 점은 의미 있다. 이 곡은 비록 80~90년대 감성과는 다른 느낌으로 마주했지만, 김준수의 목소리를 타고 전해진 노랫말은 진정성과 함께 아련하고 찡했다.

그래도 스타급 배우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 과연 한국 뮤지컬계의 '쉬리'는 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 1999년 개봉한 영화 '쉬리'가 관객 620만 명으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이후 2000년대 들어 한국 영화시장은 크게 달라졌다. 'JSA'(2000년 583만명), '친구'(2001년 818만명)에 이어 1000만 관객 돌파 영화가 줄줄이 이어졌다. '실미도'(2003), '태극기 휘날리며'(2004), '왕의 남자'·'괴물'(2006), '해운대'(2009), '도둑들'·'광해'(2011), '7번방의 선물'(2013) 등이 1000만 관객을 넘긴, 1년에 영화 한 두 편 보는 사람들도 봤다는 영화다.

불과 몇 년 전까지 한국 영화인들이 삭발하고 스크린쿼터제(국산영화 의무상영제)를 주장하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가 없다. '쉬리' 이후 급성장하던 한국영화 시장은 2006년 '괴물'과 '왕의남자' 두 편이 역대 기록을 세우며 이른바 '묻지마식' 투자가 유입되고 여기에 편승한 졸속 제작 등으로 2007년 이후 3~4년간 조정기를 거쳤다. 그리고 지난해와 올해 다시 점유율 60%에 도달, 올해 기준 영화계 시장규모는 1조5000억 원, 총관객수는 2억 명을 돌파했다.

반면 공연시장은 6000억 원 내외(뮤지컬 3000억 원), 유료 관객수는 1200만 명으로 추정한다. 물론 국내 창작뮤지컬계에도 '명성황후' '김종욱찾기'처럼 콘텐츠로 승부하며 꾸준한 관객몰이를 하는 의미 있는 사례가 있다. 최근에는 초연에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선방한 '광화문 연가'와 '그날들'도 있다.

이제 영화산업의 선순환 구조가 뮤지컬계에도 필요하다. 먼저 인프라(극장) 확충과 질 높은 콘텐츠 양산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투자가 이루어지고 대박 뮤지컬이 출현하게 되면서 투자·제작 확대로 이어져 산업이 성장하는 구도가 된다.

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는 우리 창작뮤지컬의 현실을 여실히 들여다보게 해주었다. 도전과 투자가 계속 되는 한, 흥행배우들이 포기하지 않고 창작뮤지컬에 출연하는 한, 뮤지컬계의 '쉬리'도 언젠가는 나오지 않을까.

故김광석의 노래를 엮어 만든 창작뮤지컬 '디셈버'는 많은 기대와 관심 속에 지난 16일 개막했으나 대본과 연출, 무대 등이 허술했고 스타급 배우들의 열연이 작품에 잘 녹아들지 못했다. 사진은 배우 김준수가 극중 작곡을 하다가 생각하는 장면. /사진=이동훈 기자
故김광석의 노래를 엮어 만든 창작뮤지컬 '디셈버'는 많은 기대와 관심 속에 지난 16일 개막했으나 대본과 연출, 무대 등이 허술했고 스타급 배우들의 열연이 작품에 잘 녹아들지 못했다. 사진은 배우 김준수가 극중 작곡을 하다가 생각하는 장면. /사진=이동훈 기자

◇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 다음달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티켓 5만~14만 원. 공연시간 180분. 출연 김준수 박건형 오소연 김예원 박호산 이창용 이충주 송영창 조원희 홍윤희 임기홍 김대종 김슬기 조연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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