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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갑오년 ‘여태 얹힌’ 속 풀어줄 경장있길

[김재동의 틱, 택, 톡]

김재동의 틱, 택, 톡 머니투데이 김재동 기자 |입력 : 2014.01.0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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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변호인' 포스터
/사진= 영화 '변호인' 포스터

구랍 30일 친구들과의 송년회에서 얻은 체기가 신년까지 이어졌다. 속 불편한 채 맞은 새해 첫날 심사도 불편한 채 인터넷을 살피다보니 ‘서울역 분신’이란 검색어가 눈에 띈다.

2013년의 마지막 날 오후 서울역 고가도로에서 분신자살을 시도했던 40대 남성이 결국 1일 오전 사망했다는 내용이다. 그가 남긴 유서 형식의 글이 발견됐다고 한다.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수첩에 17줄 분량이 적혀있었다는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라는 시작 문장 정도가 공개됐다. 사연이야 알 도리 없지만 그 죽음의 처절함, 안부도 묻기 힘들다는 그 절규가 체기에 더해 또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속이 대충 가라앉은 저녁 무렵에야 문득 생각났다. 원래 신정 휴일엔 영화 ‘변호인’을 볼 작정이었다. 이제나 저제나 말 꺼내길 기다리다 결국 토라지고 만 집사람을 남겨두고 밤 늦은 시간 겨우 남은 한 자리를 얻어 영화를 봤다. 그리고 영화 초반 국밥집 아지메 김영애의 대사가 이후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잘 먹었으면 됐지 여태 얹혔누!”

국밥값 떼먹고 줄행랑친 고시생 송강호가 7년후 변호사가 되어 가족과 함께 찾아왔다. 안겨든 송강호의 등을 두드리며 한 말이다. “잘 먹었으면 됐지 여태 얹혔누!”

어쨌거나 나의 갑오년 새해는 그렇게 밝았다. 모두가 제각각의 소회를 갖고 새해를 맞았을 것이다.

두갑자 전 고종 31년인 1894년엔 갑오경장이 있었다. 당시 조선정부는 군국기무처(軍國機務處)를 통해, 무려 208건에 달하는 개혁조치를 의결하면서 근대국가의 모습을 갖추어 보려고 노력했었다.

경장(更張)의 원래 의미는 가야금의 느슨해진 줄을 다시 팽팽하게 당겨 음을 조율한다는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신년사를 통해 “과거 우리사회 곳곳에 비정상적인 관행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정상화 개혁도 꾸준히 추진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댓글을 통해 드러난 국가기관의 대국민 공작은 지난 1년을 관통하는 최고의 ‘비정상’이었다. 그리고 국회는 1일 본회의를 통해 국정원 개혁과 관련된 7개 법안을 가결시켰다. 국정원 직원이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정치활동을 하는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명문화했고 국정원에 대한 국회의 예산통제권을 강화했으며 내부자 신고를 보호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정치 관여 행위에 대한 처벌 형량을 높이고 공소시효도 연장했다.

법이 없어서 온갖 비리와 파행이 있었던 것은 아니니 두고볼 일이다. 어쨌거나 대통령의 신년사대로만 된다면 새 갑오년에 또다른 경장을 기대해도 좋겠다.

같은 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해에는 관즉득중(寬則得衆)의 마음으로 주변을 두루 헤아리는 따뜻한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고 기원했다. 관즉득중은 공자(孔子)의 ‘논어’ 양화편에 나오는 말로 “너그러우면 뭇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뜻이다. 지금이 아니라 이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의 화두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것도 중요하고 너그럽게 뭇사람을 다독이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권력에 얹힌 몇몇으로 인해 여태 울화에 얹혀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얹힌 것은 곧 불통이다. 변비약 선전처럼 “통하였느냐”묻겠거든 탄력잃은 장(腸)도 팽팽하게 당겨주는 한편 너그러운 손으로 배를 쓸어줄 줄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훌륭한 소화제는 역설적으로 떼먹은 국밥값에 7년을 얹혀있을만한 시린 양심임을 명심해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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