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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가방엔 노래방 마이크, 폭탄주 말다 오십견"

[직딩블루스] 연말·연초 회식 몸살

직딩블루스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입력 : 2014.01.04 05:30|조회 : 7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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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힘들어."

잘 나가는 OO기획 대기업 부장 A씨. 연말 술자리가 이어지는 요즘, 그의 아침은 신음으로 시작된다. 오늘 아침도 숙취로 머리가 깨질 것 같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더라…? 실수는 하지 않았겠지." 어렴풋이 3차로 포장마차에 간 것은 기억이 난다. 다행히 오늘 아침에는 중요한 회의가 없다. 그래도 지각은 안 될 말. 부엌 서랍에 가서 아내가 모아둔 비닐봉투 하나를 서류가방에 챙겨 넣었다.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지하철에서 많은 사람 앞에 '거대한 빈대떡'을 만든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같은 시각, OO기획 총무팀 막내인 B씨는 흔들리는 통근 버스 차창에 머리를 기댔다. B씨는 술자리마다 불러대는 A씨가 원망스럽다. 그의 주량은 소주 3잔. "나도 입사 했을 때는 소주 한 잔밖에 못 마셨다, 술은 마시면 늘어"라며 거드는 선배들도 밉다.

"이것 좀 봐" 옆자리에 앉아 있던 C씨가 B씨의 무릎을 툭툭 친다. 옆 부서에 근무하는 C씨는 B씨와 동기인데다 사는 동네가 같아 친하게 지내는 사이다. C씨가 낄낄대며 가방 속에서 꺼낸 것은 커다란 재떨이. 분명 호프집 재떨이임에 틀림이 없다.

"아무 생각 없이 출근했는데 어쩐지 가방이 무겁더라고. 열어보니 이런 게 들어있지 뭐야. 왜 있잖아. 전에 OO이가 노래방 마이크를 가져왔다고 해서 실컷 웃어줬는데 그게 남의 일이 아니더라고."

조용한 통근버스 안에 B씨의 폭소가 터졌다.

"기왕 챙겨올 거 남은 양주라도 가져올 걸 왜 하필 재떨이인지 모르겠어. 이거 오늘 돌려주러 가야겠지?"

"아하하. 웃기지 마, 웃기지 말라고." 배를 잡고 웃자니 깨질 것 같은 머리가 두 배로 아파온다.

평소에도 술 소비량이 많은 대한민국이지만 연말연시에는 각종 모임이 늘면서 더욱 술자리가 많아진다. 다양한 술자리·음주문화 백태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시기다. 실제로 우리나라 직장인 대다수가 연말 술자리에 참석하며, 일주일에 평균 4일 꼴로 술자리를 잡았다는 조사결과(취업포털 커리어)도 있다.

건강도 건강이지만, 당장 가장 큰 스트레스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다음 날 숙취다. 그 외에도 술값이나 과음에 따른 부작용(실수, 술김에 다툼) 등도 빠질 수 없다. '무용담' 수준의 황당한 경험이 등장하는 것도 이 무렵이다.

한 대기업 계열 금융사에 다니는 D씨는 부서 내 서열이 막내에 속한다. 덕분에 매일 저녁 폭탄주 제조는 그의 몫이다. "폭탄주를 수십 잔을 만들다가 오십견이 올 지경"이라는 농담이 진담처럼 들리는 이유다. 그나마 평소 밉던 상사의 잔을 몰래 더 독하게 만드는 것으로 소심한 복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작은 위안.

하지만 '막내로서의 애환'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걸핏하면 선배들이 시키는 건배사도 이만저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출근길에 보다 참신한 건배사 찾기에 올인하면서, '스마트폰 건배사 앱'을 만든 사람에게 노벨평화상이라도 줘야하는 거 아닌가 생각해본다.

직장생활 15년차 E씨의 술자리 애환은 '멍'이다. 부서 송년회에 참가한 다음날 허벅지와 왼쪽 손가락에 푸른 멍이 든 것을 발견했다. 어디서 다쳤는지를 생각하다가 약간의 짜증이 밀려왔다. 어제 밤 평소 노래를 싫어하는 본부장이 '간만에' 필이 받았는지 마이크를 잡았다. 그런데 아무도 호응이 없어 E씨가 뛰어나가 과하게 '오버에 오버'를 했던 것이다. 멍은 '과도한 호응'의 결과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한민국 음주문화. 그러나 또 한국사회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게 술이라 오늘도 대한민국 직딩들은 술자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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