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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교육의 적? 교육적! 학교 바꾸는 역발상 게임

[결정적 5년, 마지막 성장판을 열자(4)] 게임으로 교실을 혁명하는 美 게임데스크

머니투데이 유병률 실리콘밸리 특파원 |입력 : 2014.01.09 06:00|조회 : 6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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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다수 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을 우리나라의 '성장판'이 열려있는 마지막 시기로 보고 있다. 이 '마지막 5년' 동안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은 기업들의 치밀하면서도 과감한 '혁신'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국내 기업들에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혁신 전략을 찾기 위해 혁신에 성공한 독일 중견기업(미텔슈탄트)을 비롯한 유럽, 미국, 일본 등 전세계 100대 기업을 심층 취재, 분석한다. 현지에서 이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비롯한 고위 임원들을 만나 깊이있는 경험을 끌어내고 한국 기업에 활용할 수 있는 혁신의 '정수'(精髓)를 뽑아낼 예정이다. 산업연구원, IBK기업은행경제연구소, 독일 드로기그룹, 롤랜드버거 스트래티지 컨설턴츠 등과 공동연구를 통해 한국기업들을 위한 '혁신의 황금법칙'도 찾아내 제시할 계획이다.
게임데스크 창업자 루시언 바텔은 "배운다는 것과 재미는 별개가 아니다. 직접 만들고, 경험해볼 때 가장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도구가 게임이다"고 말했다. /LA=유병률 기자
게임데스크 창업자 루시언 바텔은 "배운다는 것과 재미는 별개가 아니다. 직접 만들고, 경험해볼 때 가장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도구가 게임이다"고 말했다. /LA=유병률 기자

게임은 대부분 학부모들에게 아직은 ‘적’이다. 자식들이 웬만하면 게임을 모르고 청소년기를 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게임데스크(gamedesk.org) 창업자 루시언 바텔(Lucien Vattel)의 목표는 오히려 게임을 통해 교실을 바꾸고, 교육을 혁명하는 것. 교사의 설명을 듣고 책으로만 봐서는 피상적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는 수학, 물리학, 화학, 역사 등의 개념을 학생들이 직접 게임을 만들고, 게임을 해보면서 '제대로' 이해하도록 하는 것.

비영리기업인 게임데스크는 2009년 설립 이후 빌&멜린다 게이츠재단, 미국립과학아카데미(NSA), 모토로라재단 등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대수학, 공기역학, 빛, 에너지, 고대문명, 우주 등에 대한 수많은 교육게임을 개발했다. 2012년에는 AT&T로부터 380만달러(약 40억원) 기부를 받아 게임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오프라인 학교, ‘플레이메이커 스쿨(PlayMaker School)’를 열기도 했다.

또 지난해 게임데스크가 개설한 교육게임 포털 에듀케이드(eucade.org)에는 미국 내 게임개발자들이 1000여개 무료 교육게임을 올려놓았고, 수만 명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이를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 결과 미국 비즈니스잡지 패스트컴퍼니로부터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10대 교육기업에 선정되기도 했고, 미국의 많은 학교들에서 게임데스크가 만든 게임을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전 과목에 대해 교육게임을 만들고, 이를 실전에서 실험하는 학교를 만들고, 또 새로운 교육문화를 확산하는 포털을 만들어 전통적 학교모델을 혁명하자는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게임을 교실혁명의 도구로
루시언은 게임데스크를 설립하기 전 미국 서든캘리포니아대학(USC) 컴퓨터공학과에서 게임개발을 강의하면서 게임과 인지능력과의 관계에 대해 연구를 했다. 그는 “어릴 때 과학을 잘 하지 못했다. 배우기는 했지만 내가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중에 내가 과학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는데, 돌이켜보니 과학적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관심을 유발시키고, 그래서 공부를 하게 하는 학교교육의 전달 매커니즘에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가 USC에서 게임과 교육인지의 관계를 연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많은 게임이 오락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게임의 기본구조는 어떤 개념을 배우고 이해하는 데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서 “게임을 통해 어떤 경험을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더 큰 인지적 효과를 낼 수 있는지 많은 실험을 했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런 실험결과를 접한 현직교사들은 그에게 “교육게임을 개발해서 학생들을 돕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고, 그래서 그는 게임의 인지적 효과를 교육에 적용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다. 현재 이 회사 직원들은 20여명. 게임개발자, 교육전문가, 인지기능 전문가, 수학 및 과학 전공자 등 게임과 교육을 공통분모로 하는 전문가들이 모였다.

게임데스크는 직접 교육게임을 개발하기도 했고, 앵그리버드, 닌텐도 위 등 기존게임을 교육용으로 바꾸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에어로(aero)’라는 iOS용 게임은 학생들이 직접 바닷새의 날개를 접고 펼치고 조종하면서 다양한 공기역학의 원리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또 ‘매스메이커(mathmaker)’는 학생들이 중고교 수준의 대수학 원리를 적용해 게임을 만들도록 한 프로그램.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방정식과 함수를 이용해야 한다. 매스메이커 과정을 마친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 능력을 테스트를 한 결과 게임 후 성적이 게임 전 성적보다 평균 2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만들어보고 적용을 해봐야 그 원리가 자기 것이 된다는 것이다. 또 앵그리버드 게임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포물선에 대한 수학적 원리를 이용해 게임을 재구성하게 된다.



그는 “우리의 철학은 배운다는 것과 재미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놀면서 직접 만들어 본다는 것(play and make)은 교육을 가장 효과적으로 만들어 주는 중개자”라면서 “게임데스크는 테크놀로지를 이용해서 학생들이 주도하는 배움의 과정을 만들어, 전통적인 교육모델을 진화시키고, 결국에는 학교를 혁명해보자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21세기형 교육모델은 학생들이 스스로 발견해가는 모델이고, 학교는 이런 발견과 열정을 유발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어야 하고, 교사는 답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경험을 촉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데스크가 만든 분수, 비율 등 대수학 게임 '매스메이커' 코스를 마친 학생들의 성적은 평균 2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데스크 제공
게임데스크가 만든 분수, 비율 등 대수학 게임 '매스메이커' 코스를 마친 학생들의 성적은 평균 2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데스크 제공


오프라인 학교로 실험하고, 소셜플랫폼으로 확산하고
하지만, 아무리 ‘교육용’ 게임이고, 성적 향상이 증명이 되었다 하더라도, 현직 교사와 학교당국, 학부모들의 편견을 바꾸기는 쉽지 않은 법. 그는 “우리에게 가장 큰 도전은 현직교사들의 편견과 전통적인 강의에 집착하는 교실문화”라면서 “그래서 성공사례를 계속해서 만들어 보여주고, 교사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교육용 게임도구를 더 보급해서 교실문화를 점차적으로 바꾸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교육철학과 교육게임을 직접 교실에서 적용하는 학교(플레이메이커)를 세웠고, 교육게임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현직교사들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포털사이트를 만들었다.

그는 LA 산타모니카의 초중고 사립학교인 ‘뉴 로드’ 부설로 만든 플레이메이커는 ‘미래형 교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학교 커리큘럼 원칙은 놀고(play), 만들고(making), 흥미를 찾고(interest), 발견(discovery)하는 것. 놀면서 뭔가를 만들고, 만들면서 흥미를 찾고 원리를 발견한다는 것이다. 주로 과학과 수학을 중심으로 하는데, 입교 첫날 학생들은 커리큘럼을 스스로 만들게 된다. 학생들이 만든 커리큘럼에 대해 교사들이 가르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필요한 도구들을 받아서 스스로 뭔가를 만들고 답을 모색해야 한다.

이 학교는 세 개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는데, ‘메이커(maker)’ 교실에서는 학생들 각자 장치를 만들거나, 게임을 만든다. ‘아이디에이션(ideation)’ 교실에서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 프로젝트를 개념화하고 원리를 탐구한다. 마지막 ‘어드벤처(adventure)’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협업으로 게임 등 그룹활동을 하게 된다. 루시언은 “교과서나 칠판 위의 과학과 수학은 학생들에게 흥미를 일으키지 못한다. 원가를 직접 만들어봤을 때 비로소 집중을 하게 되고 이론을 탐구하게 된다”면서 “우리는 교실을 살아 있는 실험실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게임데스크가 만든 오프라인 학교 '플레이메이커' 교실 전경. /게임데스크 제공
게임데스크가 만든 오프라인 학교 '플레이메이커' 교실 전경. /게임데스크 제공
게임데스크가 만든 오프라인 학교 '플레이메이커' 교실 전경. /게임데스크 제공
게임데스크가 만든 오프라인 학교 '플레이메이커' 교실 전경. /게임데스크 제공

플레이머이커가 미래형 교실을 실험하는 오프라인 공간이라면, 교육게임 포털 에듀케이드(educade)는 플레이메이커 같은 미래형 교실이 어디에서든 가능하도록 하는 소셜플랫폼이다. 여기에는 현직교사와 학부모들이 교실에서, 집에서 플레이메이커와 같은 교육환경을 만들 수 있는 1000개의 교육게임이 올라와 있다. 게임데스크가 만든 게임도 있고, 게임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올려놓은 비디오게임, 보드게임 등도 있다. 그는 “개설한지 몇 개월 되지 않았지만 회원이 수만 명에 이른다”면서 “올해 말까지 100만명의 교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물론 아직 학교에서 다루는 전 과목, 또 학생들의 수준별로 완벽하게 갖춰져 있지만 않다. 그는 “우리는 계속에서 에듀케이드를 채우고 있는 과정”이라면서 “머지 않아 전 학년, 전 과목에 대해 수준별 콘텐트가 시리즈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듀케이드는 새로운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소셜플랫폼”이라면서 “우리가 이 플랫폼을 통해 하고자 하는 것은 아래에서부터 교실혁명이 일어나고, 교실문화가 바뀔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게임 포털인 에듀케이드(educade.org)에 올라온 교육용 게임 사례들. 1000여개 비디오 게임, 보드 게임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교육게임 포털인 에듀케이드(educade.org)에 올라온 교육용 게임 사례들. 1000여개 비디오 게임, 보드 게임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수퍼 게임과 모바일
하지만, 게임데스크는 비영리기업으로 출발했고, 외부재단의 기부로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에는 한계가 있다. 루시언은 “좀더 큰 규모의 시리즈 게임, 즉 커리큘럼에 따라 수주간의 코스로 진행이 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을 평가할 수 있는 수퍼 게임을 준비 중인데, 이를 위해서는 비영리 모델만으로는 힘들다”면서 “이윤을 추구하고 이를 재투자할 수 있는 방안을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의 투자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게임데스크 진화의 다음 단계는 모바일 디바이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껏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게임을 플레이메이커를 통해 실험을 했고, 이를 통한 피드백을 통해 게임을 더 개선했다. 개선된 게임을 에듀케이드를 통해 확산시켜 왔고, 교실의 문화도 바꾸어 왔다”면서 “이제 모바일 게임을 통해 더 대규모로 우리의 교육모델을 확산하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의 게임을 모바일 게임으로 만들어 미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의 서로 다른 유형의 많은 학교와 가정 어디에서든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지원: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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