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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처 공무원과 문화부 공무원의 차이

[컬처 에세이]문화부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되 올해 보다 추진력있는 모습 보이길

컬처 에세이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입력 : 2014.01.18 09:01|조회 : 1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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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대기업에서 부장으로 일하는 고교 후배의 경험담이다. 예전에 제품가격 인상 문제때문에 경제부처 관련 공무원에게 사전 설명을 할 일이 있었다. 이에 대관 담당 임원을 수행해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자리에 참석한 한 사무관이 후배가 건네는 명함을 보더니 임원에게 "우리가 부장 따위와 함께 자리를 섞어야 하냐"고 핀잔을 줬다.

후배는 속으로야 매우 불쾌했지만 전혀 내색을 할 수 없었다. 물가 문제로 제품가격을 은밀히(?) 통제하던 정부 관계자들을 설득해 어떻게든 가격 인상을 추진해야 했다. 그저 "해당 업무를 맡고 있어 상세한 설명을 올리기 위해 함께 왔다"며 연신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 없었다고. 후배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관(官)'이 참 세긴 세네요."

최근 이 경우와는 반대되는 일을 하나 겪었다. 현재 출입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사무관에게 얼마 전 한 숨 섞인 전화가 왔다. 필자가 취재해서 쓴 한 정책 관련 기사를 온라인에서 좀 내려주면 안 되겠느냐는 내용이었다. (기사 내용을 명확하게 설명해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당사자가 사실상 드러나게 돼 두루뭉술하게 언급하고 넘어간다)

일단 "팩트가 틀린 게 있느냐"고 반문했더니, 그런 건 아니지만 그 기사로 인해 자신의 입장이 너무 곤란해졌다고 했다. 기사에 언급된 정책 방향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거명할 순 없지만 이런저런 이해당사자들의 압박이 너무나 심하게 들어온다는 토로였다. '힘 없는' 사무관 하나 살려달라는 읍소까지 했다. 오죽 답답해 전화를 했겠느냐마는 내용이 틀린 게 없는 기사를 삭제해 줄 순 없는 노릇이었다. 고생많다는 위로만 건네고 전화를 끊었다.

이처럼 같은 공무원이라도 경제부처는 그 위세가 대단한 반면, 문화부의 경우는 일견 문화예술계의 '동네북' 신세처럼 보이기도 한다. 흔히 우리 사회의 잘못된 분위기를 표현하는 말 중에 '헌법 위에 떼법'이라는 게 있는데, 취재 경험 상 문화예술계는 사실 이런 경향이 좀 더 강하다. 기업처럼 자신들의 이익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위한 의미있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정부가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현실이 어렵고 힘든 탓이다.

더구나 국정기조에 '문화융성'이 포함되면서부터 이런 저런 요구를 관철하려는 목소리가 예전보다 더 거세졌다. 그 와중에 파벌주의와 불합리한 관행에 따른 집단이기주의식의 억지를 쓰는 경우도 자주 있다.

경제부처에서 흔히 나타나는 관 주도의 일방통행은 옳지 않다. 문화 분야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화예술계에 휘둘리거나 적당히 타협하며 '좋은 게 좋다' 식으로 흘러가서도 안 된다. 예술인복지·문화콘텐츠분야 투자확대·관광산업 육성 등 다양한 문화부의 과제 가운데 크게 안 된 것도 별로 없지만, 사실 국민들이 체감할 만한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것도 별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문화부에게는 다양한 여론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되, 이전과 달리 모아진 논의에 대해선 힘 있게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가 문화융성을 위한 몸을 만드는 시기였다면, 올해부터는 온 국민의 눈에 띄는 구체적인 성적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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