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는 글로벌 비즈니스 철학 갖춰야"

김철환 벤처1세대 멘토링센터 멘토코디네이터. /사진=벤처1세대 멘토링센터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비즈니스타워 20층에 위치한 벤처1세대 멘토링센터.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으로 지난해 9월 개관한 센터는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초기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멘토링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14명의 CEO멘토와 1명의 멘토코디네이터로 구성된 멘토들은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 창업을 경험해 본 말 그대로 '벤처1세대'다. 이들은 과거 크게 성공한 사례부터 실패의 아픔까지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

멘토들은 사전 신청을 받아 선정된 23개의 멘티 회사를 한두 개씩 맡아 경영 전반에 관해 5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멘토링을 해주고 있다. 또 이들은 정해진 요일에 따라 센터에 상근하기 때문에 기업 운영에 있어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창업자는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찾아와서 오픈 멘토링도 받을 수 있다.


특히 멘토단 간 정보교류와 협업을 유도하기 위해 멘토단을 3명씩 5개조로 나누고, 이 가운데 한 명을 멘토코디네이터로 지정해 원활한 업무수행 및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김철환 멘토코디네이터는 "매주 2회 정기 회의를 통해 멘토링 계획과 실적을 취합하고 협력방안을 도출하고 있다"며 "멘토마다 전문 분야가 있기 때문에 서로의 역량을 공유하면서 업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멘토는 데이콤(현 LG유플러스)과 미디어링크를 거친 통신 전문가다. 그는 이들 업체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1999년 네크워크 장비 업체인 기가링크를 창업했다. 김 멘토는 "당시 순수 국내 기술로 아파트와 같은 대규모 집합체 건물에 적합한 초고속 모뎀 장치를 만들어 판매했다"며 "99년 12억원이던 매출액이 2000년 45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회사의 급성장에는 해외 진출도 한 몫을 차지했다. 중국, 일본, 동남아 시장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브라질 등 전 세계 50여개국에 수출을 통해 '벤처 신화'를 일궈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최저낙찰가제로 인한 업체간 과도한 가격경쟁은 덤핑이 판을 치는 시장구조를 불러왔다. 때문에 회사는 점점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결국 2004년 시장에서 발을 뺄 수밖에 없었다.


김 멘토는 멘티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철학'을 갖출 것을 요구한다. 창업 초기부터 내수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아이템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팀워크도 강조했다. 김 멘토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경우 의사결정이 최고경영자(CEO) 한 명에 의해 이뤄지는 구조가 많다"며 "이는 결코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창업자들은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을 배울 필요가 있다. 특히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요 경력

㈜비즈헬프부사장('06~현재)

㈜인탑스기술연구소연구소장('05~'06)

㈜기가링크대표이사('9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