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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카드정보 유출대란' 누굴 탓하랴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더벨대표 |입력 : 2014.01.27 05:55|조회 : 6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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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타깃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매장에 한 남자가 찾아와서는 어떻게 고등학생인 딸에게 유아용품 할인 티켓을 보낼 수 있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그는 고등학생에게 임신을 부추기는 게 말이 되냐며 매장 관리자에게 따졌다. 거듭 사과를 한 끝에 남자를 겨우 돌려보낸 관리자는 며칠 뒤 전화를 걸어 다시한번 정중하게 사과했다. 그런데 남자가 매우 겸연쩍어하면서 의외의 말을 했다. 딸아이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임신을 했으며, 8월이 출산예정일이라며 몹시 미안해했다는 얘기다.

고객들의 소비습관을 분석해 부모도 몰랐던 고등학생의 임신사실을 알아내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해 매출을 크게 늘리는 등 고객정보 활용을 잘 하기로 유명한 미국 유통업체 타깃이 최근에는 외부 해킹을 당해 1억1000만 건에 이르는 개인정보 유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미국 은행들이 관련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수백만 장을 교체하기로 했고, 금융업계에서는 피해액이 18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객 개인정보 활용과 정보 유출이라는 미국 타깃사의 상반된 사례는 고도화된 정보기술시대에 어떤 개인도, 어떤 기업도 피해 갈 수 없는 숙명이고 필연이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들한테도 ‘신용카드 정보유출 대란’으로 다가왔다.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가 실험대에 오른 주인공이자 희생양이 됐다. 작은 실수 하나로 혹은 ‘재수가 나빠서’ 그들은 지금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카드 부정사용방지 시스템 개발을 위해 파견된 외부 전문가의 일탈에서 시작된 이번 사건은 1억400만 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돼 규모면에서 사상 최대다. 더욱이 유출된 개인정보에는 카드번호와 유효기간까지 포함돼 해외 인터넷 쇼핑 등의 결제에 도용될 수 있게 됨으로써 고객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특히 이번에 문제된 3개 카드사 정보 외에 불법적인 개인정보 거래 상황이 잇달아 보도되면서 ‘정보유출 대란’은 카드 3개 사에서 모든 카드사, 전 금융권으로 확산될 조짐마저 보인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은 사상 최대 규모라지만 어쩌면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금융사들 외에 백화점 할인마트 정유사 통신사 포털사이트 병원은 물론 하다못해 동네 가게까지 고객을 상대하는 곳이면 모두 개인정보를 수집한다. 그러나 이들의 정보관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고 어느 경로를 통해 유출되고 있는 지조차 파악되지 않는다. 웬만한 금융사 정유사 통신사 유통사 치고 최근 몇 년 새 고객정보 유출로 곤욕을 한 번 치르지 않은 곳이 드물다.

외국에 나간 적도 없는데 해외 구매자금 결제 청구서가 날아오고, 아이 등록금 낼 때가 되면 대출을 쓰라는 연락을 받는 것은 이런 일상화된 정보유출의 결과다. 주말에 가까운 근교라도 다녀온 뒤 월요일에 출근하면 신호위반을 한 적이 없는데도 교통신호 위반 확인문자를 받는 일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예외 없이 ‘노출의 시대’를 살고 있다. ‘나는 네가 어제 한 일을 알고 있다’는 식이다.

그런 점에서 카드사들에게 책임을 물어 CEO를 내쫓고, 영업을 못하게 하는 조치들은 근시안적이고 단견일 뿐이다. 자신의 신상정보가 죄다 털린 뒤의 성난 민심을 고려하지 못한 정치 감각의 부재를 탓할 수는 있겠지만 “금융소비자도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부터 신중해야 한다”는 현오석 부총리의 말이 틀린 것만은 아니다. 눈앞의 작은 혜택에 눈멀어 미주알고주알 개인정보를 모두 갖다 바친 게 누구인가.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이용금액 및 전자금융 이용 비중이 단연 세계 최고지만 보안은 결코 일류라고 할 수 없다. 이번에 그 대가를 제대로 치르고 있는 것이다. 카드사를 때리고 금융당국을 탓한다고 해결될 게 아니다.

또 이번에 유출된 정보가 악용됨으로써 입는 2차 피해 사례는 아직 없다는 금융당국과 피해가 나면 전액 보상하겠다는 카드사들의 말은 믿지 않고 인터넷에 떠도는 괴담 수준의 정보유출 및 피해 사례만 듣고 몇 시간씩 기다려 ‘카드런’ 행렬에 동참해야 하는지도 나같이 게으른 사람 입장에서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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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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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최수경  | 2014.01.27 10:17

눈앞의 작은 혜택에 눈멀어 미주알고주알 개인정보를 모두 갖다 바친 게 누구인가. 이 얼마나 무식한 소리인가 정보 공개를 안하면 카드발급을 안하는데 평생 컴퓨터를 사용안하고 현금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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