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39.17 827.84 1115.30
보합 15.72 보합 6.71 ▼5.1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30대에 1000억 주식부자 "아~ 꽁지머리 그 남자?"

[송정렬의 중기人사이드]민동진 멜파스 대표

송정렬의 중기人사이드 머니투데이 송정렬 부장 |입력 : 2014.02.05 11:09|조회 : 37870
폰트크기
기사공유
실험실 창업으로 연매출 8000억대 기업을 만든 민동진 멜파스 대표.
실험실 창업으로 연매출 8000억대 기업을 만든 민동진 멜파스 대표.
"머리스타일은 언제부터 그렇게..."

초면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서 대뜸 외모와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자칫 실례가 될 수 있는 일이다. 그래도 직업이 ‘깡패’라고 불쑥 이 질문이 먼저 튀어나왔다.

"대학 때부터 줄곧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에 갔을 땐 연구실 선배들이 경악을 했죠. 그 당시만 해도 분위기가 그랬으니."

요즘이야 회사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IT기업 등에선 노랗게 염색한 머리나 귀걸이 정도는 ‘애교’에 속한다. 하지만 연매출 8000억원대를 바라보는 기업의 창업자이자 CEO인 사람이 긴생머리를 올백으로 빗어넘겨 질끈 동여매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동안 그에게 쏟아졌을 남다른 헤어스타일에 대한 무수한 질문과 탄압(?)들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창업초기 회사가 제대로 매출을 못올릴 때는 투자회사 관계자들로부터 ‘그 CEO 자르라’는 말까지 들어야했다고 한다.

◇"왜?...CEO는 머리 기르면 안되나 편한데"="편하고 좋아요. 본질이 아닌 다른 것들로 사람을 판단하는 그런 고정관념이 싫어서 계속 유지를 했고요. 또 브랜딩도 됩니다. ‘아 그 사람’하고 한 번만 봐도 잘 기억해 주시더라고요."

민동진 멜파스 대표가 튀는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는 데에는 경직된 기존 세상과 관념을 바꿔보겠다는 의지가 투영돼 있는 셈이다.

민 대표의 이력은 말그대로 화려하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서울대 공대에 입학해 학사, 석사, 박사(수료)를 마쳤다. 대학원 재학중이던 26살 때 실험실 창업을 해 오늘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터치스크린IC와 터치스크린 모듈업체인 멜파스를 키워냈다.

"공대에 입학하고 전공에 별다른 흥미가 없었어요. 그저 점수가 가장 높은 과를 선택해 들어갔기 때문이었죠. 전공수업 보다는 철학, 미학 등 인문학 쪽에 더 몰두했죠. 당연히 학점은 바닥이었고요."

공대 공부엔 좀처럼 흥미가 없었지만, 부모님께 효도 한번 한다는 생각에 지원한 대학원에 떡 붙으면서 그의 인생은 새로운 변곡점을 만나게 된다. ‘은사’ 김원찬 전 서울대 전자공학과 교수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

"학도병이 된 심정으로 창업에 나섰죠. ‘공학도는 기술로 돈을 벌어 나라를 먹여 살려야한다는 지론을 갖고 계셨던 김 교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창업을 유도하셨죠."

30대에 1000억 주식부자 "아~ 꽁지머리 그 남자?"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좋은 회사 만드는 게 목표"=민 대표는 2000년초 석사 때 전공이던 지문인식센서 기술을 사업아이템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지문인식기술 개발과정에서 정전용량방식 터치센싱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등 비상을 위한 준비가 착착 진행되는 듯했다.

하지만 20대 창업자에게 사업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사실 준비된 것은 기술밖에 없었죠. 5년 정도를 말그대로 맨땅에 헤딩을 했죠."

좀처럼 회사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월급쟁이로는 도저히 갚을 수 없을 정도’로 민 대표의 개인 빚만 늘어갔다.

2005년 민 대표는 창업자이자 최대주주로서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 삼성전자 상무 출신의 이봉우 대표를 영입해 CEO자리를 맡기고, 자신은 기술개발 총괄로 물러났다.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19살 나이차에도 이 대표와 민 대표의 콤비 플레이는 빛을 발했다. 멜파스는 삼성전자 등에 터치컨트롤러 IC와 터치스크린 모듈을 공급하며 말그대로 눈부신 성장세를 구가한다. 2005년 매출 9800만원에 적자를 기록했던 회사가 불과 4년만인 2009년 매출 1514억원, 영업이익 167억원을 올렸다.

그해 말 멜파스는 당당히 코스닥에 입성했고, 민 대표는 삼십대 나이에 1000억원대 주식부자 반열에 올랐다.

"무너졌으면 아마 그 때 무너졌겠죠. 어릴 때 인문학을 공부하고, 특히 사람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것이 큰 힘이 됐죠."

멜파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6055억원을 올렸다. 성장세는 여전하다. 하지만 터치모듈 신제품의 수율정상화 지연 등으로 수익성은 다소 주춤하고 있다.

민 대표는 지난해 8월 다시 CEO로 전격 복귀했다.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개인적으로 기술, 경영, 회계 등에 대한 능력은 고만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가치에 대해서는 어느 경영자보다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모으고, 그 사람들의 힘을 합쳐서 함께 나아가게 하는 건 잘할 자신있죠."

민 대표는 올해 마흔이다. 사물의 이치를 터득해 세상일에 흔들림이 없는 나이라고들 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도전은 이제부터 본선에 들어가는 셈이다. 그가 흔들림 없이 긴 꽁지머리를 휘날리며 만들어갈 새로운 도전과 변화에 자못 기대가 모아지는 까닭이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