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소리나는 컬링장비, 스톤 16개에 3600만원? 지원 절실

머니투데이

이슈팀 김민우 기자

대한민국 여자 컬링대표팀(신미성, 김지선, 이슬비, 김은지, 엄민지)이 1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이스큐브 컬링 센터에서 일본과 첫 대결을 앞두고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12 세계컬링선수권 대회에서 4강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하며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컬링계의 열악한 현실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백인들을 위한 잔치'라는 비아냥이 있을 정도로 동계올림픽 종목의 장비는 대체로 비싼 편이다. 컬링 대표팀이 사용하는 장비도 마찬가지다.

국제대회에서 사용하는 스톤은 한세트(16개)에 3600만원 정도. 호구라인 통과 여부를 감지하는 센서가 부착된 전자 손잡이가 달린 데다 단단한 화강암을 정교하고 균일하게 깎아내는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핑 브러시는 10만~25만원 선이고 신발은 5만~28만원까지 다양하다. 보통 한번 쓰고 버리는 패드 4만원에서 8만원 선이다.

비싼 가격때문에 컬링 실업팀들은 대한컬링연맹에서 임대해 사용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전자센서가 없는 플라스틱 손잡이가 달린 스톤이다. 평소 연습때는 전자센서도 부착되지 않은 플라스틱 손잡이가 달린 개당 70만원 정도의 스톤을 사용한다.

전자 센서가 없는 스톤으로 훈련하면 호구라인에서 정확하게 스톤을 놓는 연습을 사실상 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소모품처럼 지속해서 바꿔줘야하는 개인장비 지원이 활발해진 것도 최근의 일이다. 브러시에 부착해 얼음을 문지르는 부분에 부착하는 패드는 보통 더러워지면 버린다고 한다. 하지만 대표팀은 장당 4만~8만원하는 가격이 부담스러워 빨아쓰기까지 했다.

한 컬링 관계자는 "국제대회 출전할 때는 개인장비들도 모두 연맹에서 지원하고 있다"면서도 "이렇게 좋아진 것도 2012년 세계컬링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오른 이후에야 후원하겠다고 나서는 기업들이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장 역시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컬링 실업팀은 훈련장이 없어 빙상장을 빌려 훈련해 왔다.

그러나 빙질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제 기준의 경기장에서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염분과 습도, 온도 등에 따라 빙질의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페블(빙판 위에 뿌리는 얼음 입자)도 균일하게 뿌려져있어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컬링경기장은 경북 의성컬링장 한 곳뿐이다. 컬링 관계자는 "최근에 컬링 연습장 시트가 2개에서 3개로 늘어나면서 개인연습도 가능해다"면서도 "국가대표 훈련장인 태릉 선수촌 컬링장도 국제 컬링경기장 표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